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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도둑 맞은 미래
테오 콜본, 다이앤 듀마노스키, 존 피터슨 마이어
추천사(엘 고어)
<침묵의 봄>은 인공살충제가 만들어낸 시급한 위험들을 경고하는 지적인 저서였다. 카슨은 잔류 화학물질들이 자연계를 어떻게 오염시키는지를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이 물질들이 우리 몸에 축적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그때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모유와 체지방에 대한 노출 정도는 명확히 드러났다. 캐나다의 배핀 섬과 같은 외딴 곳에 사는 사람들조차 이제는 체내에 PCB, DDT, 다이옥신과 같은 악명 높은 화합물을 비롯한, 미량의 잔류 화학물질들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들은 임신과 수유를 통해 이 화학적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있다.
카슨이 마지막 연설에서 경고한 것처럼 이 오염은 예기치 못한 실험이었다.
우리들 대부분은 동물실험에 의해 그 효과가 축적된다고 증명된 매우 유독한 화학물질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이 노출이 출생 시나 그 전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우리가 삶의 방식을 고치지 않는 한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생을 통하여 지속될 것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으므로 그 결과가 무엇이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10년 전 오존 구멍은 CFC가 대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격적인 증거를 제공했다. 지난 해 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기후를 바꾸고 있다고 단정했다. 오늘날 저명한 의학 잡지에 실린 논문들은 우리의 생식능력,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치는 호르몬 저해 화학물질들의 영향을 불길하게 지적한다.
동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에까지 이른 이 연구들에 의하면, 정자수의 감소, 불임, 생식기 기형, 호르몬이 유발하는 유방암과 전립선암 같은 암종, 과잉운동증과 집중력 장애 등의 어린이들에게서 보이는 신경학적 이상, 그리고 야생동물들의 발달과 생식 문제 등의 수많은 사례들은 이 화학물질들과 분명한 관계가 있다.
위험이 전혀 없는 사회를 건설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물질과, 그것의 위험에 대해 과학이 말해주는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
결국 오존층을 파괴했던 CFC에 대해 옳은 질문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음이 명백하다. 그리고 우리는 기후 변화의 위험을 공표하는 데도 너무 느리다. 확실히 우리는 인간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제는 금지된 PCB, DDT, 그리고 다른 화학물질들에 대하여 옳은 질문을 하게 되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렸다.
-대물림 독물
그녀는 깊숙이 앉아 목록을 들여다보았다. 대머리독수리, 연못송어, 재갈매기, 밍크, 그리고 이중볏가마우지, 거북이, 제비갈매기, 코호연어 등등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몰론, 이 각각의 동물들은 오대호의 물고기를 먹는 최상위 포식자들이었다. PCB와 같은 오염물질의 농도는 오대호의 물에서는 하도 낮아 일반적인 수질검사로는 측정될 수 없었지만 조직 내에 잔류하는 그런 화학물질의 체지방 내 축적농도는 재갈매기와 같은 상위 포식자에 있어서 주위의 물에서보다 2,500만 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다른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이 스프레드시트로부터 나왔다. 문헌에 따르면 성숙한 동물들은 괜찮은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주로 새끼들에게서 발견되었다. 새끼들에게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지만 콜본은 성체와 새끼들 간의 이 견고한 경계를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이제 조각은 한데 맞추어지기 시작했다. 부모의 몸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이 원인이 있다면 이것들은 대물림 독물로 작용할 것이고 태아들과 아주 어린 새끼들을 제물로 삼을 것이다. 이 결론은 으스스했다.
갈매기 같은 동물들은 동성끼리 둥지를 트는 등의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반면 이중볏가마우지를 포함하는 다른 종들은 만곡증, 외논, 척추만곡, 겹치는 부리와 같은 눈에 띄는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호르몬에 의해 유도되는 발달 과정에서 어긋난 경우였다. 그러므로 대부분은 내분비계 교란과 관계가 있을 것이었다.
지방에서 발견되는 대물림 독물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방식으로 내분비계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내분비계는 신체의 필수적인 내부 과정을 조절하고 출생 전 발달의 중요한 단계들을 유도하는 일을 한다. 대물림 독물들은 호르몬들을 교란시켰다.
-호르몬 대참사
우리가 대물림 독물의 수수께끼를 추구할 때에 중요한 교훈과 함께 우리 연구와의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의학사의 두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다. 그것들은 인간이 호르몬 저해 화학물질에 취약하다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동물실험이 인간에 대한 위험을 일찍부터 반복해서 경고했음을 시사한다.
처음부터 이 경고들은 분명한 것이었다. 1930년대에 노스췌스턴 대학 의학부는 임신 중에 호르몬 수준을 변화시키는 것이 매우 위험하며, 특히 자궁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아들에게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궁 속에서 자연적인 호르몬 수준의 사소한 변이 효과를 탐구한 프레드 폼 살의 연구와는 대조적으로 이 초기의 실험들은 신체 외부에서 에스트로겐을 정상 수준 이상으로 주입함으로써 여성 호르몬 농도를 폭증시켰다. 그들은 호르몬 수준의 커다란 변화가 화학적 메시지를 뒤섞고 성적 발달을 어긋나게 함을 보여주었다. 에스트로겐은 정상 수준에서는 발달에 필수적이지만 너무 많으면 큰 해를 입힌다.
이 주의해야 할 증거는 사실 시기적절했다. 1938년 영국의 과학자이자 의사인 찰스 도드와 동료들은 체내에서 에스트로겐처럼 기능하는 화학물질의 합성을 발표했고 의학계는 흥분으로 들끓었다. 지도급 연구자들과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 디에틸스틸베스트롤(DES)로 알려진 합성 에스트로겐을 많은 가능성을 가진 놀라운 약이라고 찬양했다. 즉각적으로 연구자들은 불충분한 에스트로겐 수준이 유산과 조산을 일으킨다는 믿음에서 임신 중 문제가 생긴 여성들에게 DES를 투여했다. 대규모의 인체실험-미국과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약 500만 명으로 추정된 임신부들이 약을 먹었다-으로 판명된 이 일이 막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 후 10년간 의사들은 DES를 유산 방지를 위해서만 처방하지 않고 마치 그것이 상황을 더 낫게 할 수 있는 비타민인 것처럼 문제가 없는 임신에도 권장했다.
DES는 임신부 말고도 넓은 시장을 발견했다. 의사들은 출산 후 모유 생산 억제, 홍조와 기타 생리 때의 증상들, 여드름, 전립선암, 어린이의 임질, 심지어는 보기 싫게 키가 큰 10대 소녀들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이 약을 남용했다. 여러 해 동안 대학 병원들은 DES를 성교 후 먹는 피임약으로 환자들에게 분배했다. 농부들도 DES에 열광적이었는데 닭과 소, 다른 가축들을 빨리 살찌우기 위해 먹이거나 귀나 목에 이식했다.
DES 경험은 많은 교훈을 담고 있다. 이 비극적이고 의도하지 않았던 실험은 화학물질이 태반을 건너가 태아의 발생을 저해하며 수십 년 뒤에까지도 뚜렷하지 않을 수 있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의학적 현상이었다. 즉 아이가 사춘기 혹은 성인이 될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 <장기간 지연된 영향>이다.
이는 겉보기가 늘 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사람들은 사지결과 같은 육안으로 볼 수 있고 즉각적인 선천성 기형뿐 아니라 발생 기간 동안 조직과 세포에 일어난 보이지 않지만 평생 지속되고 생존을 위협하는 피해에 대해서도 걱정하게 되었다.
이것은 발생 도중의 섬세한 호르몬 균형을 깨는 것의 위험성도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또 태아가 얼마나 손상받기 쉬운가 와 특히 민감한 중요 단계를 어떻게 거치는지도 보여주었다. 그것은 태아가 작은 성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성인에게는 별로 영향이 없는 약물과 화학물질도 빠른 태내 발달 동안에는 태아에게 심각하고 영구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다시 한번 DES 경험은 각 가정에 쥐와 인간의 공통된 운명을 전해주었다. 자궁에서 DES에 노출된 설치류와 인간은 생식기에 동일한 손상을 입으며 이는 포유류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종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놀랄 만한 정도로 진화는 수억 년 동안이나 호르몬에 의존하는 배발생을 척추동물 내에서 기본적인 전략으로 유지해 왔다. 자손이 인간이냐, 사슴이냐, 쥐냐, 고래냐, 박쥐냐에 관계없이 호르몬은 기능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발달을 조절한다.
<이 종들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들이 많이 있습니다>라고 존 맥래츨런은 지적했다. <그러나 성적 발달의 전략은 매우 흡사합니다. 그리고 에스트로겐 효과는 뚜렷하게 유사하지요. 이는 단순하게 들립니다> 그는 고찰한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이는 매우 심오한 것입니다>
발생에 미치는 DES의 효과는 인체가 인공 화학물질을 호르몬으로 오인할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1970년 대 중반 연구자들은 살충제 DDT나 케폰과 같은 다른 인공 화학물질이 호르몬 효과들을 보임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맬래츨런과 다른 이들이 이 관찰의 잠재적인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불임이 되는 50가지 방법
주 농업 전문가들뿐 아니라 연방 과학자들까지 동원된 집중적인 연구 끝에 연구자들은 불임의 원인을 독이나 질병 혹은 유전적 원인에서 찾을 수 없다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다. 원인은 클로버였다.
15년 전 양목업자들은 지중해 원산 클로버의 일종을 그들의 천연 목축지를 개선시키기 위해 파종하기 시작했다. 이 클로버 종자는 그 지역의 기후에 잘 맞았고 짧은 시간 내에 그 지역 목축지의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하지만 이 클로버는 처음에 연구자들이 꼭 집어낼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인해 이상한 생식 질환을 일으켰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클로버 질환>이라 불렀다.
이 현상에 대한 최초의 과학 논문은 1946년 <오스트레일리아 수의학회지>에 실렸지만 불임의 원인으로 의심이 가는 세 화학물질을 분리해 내는 데는 그로부터 몇 년이 더 걸렸다. 그러나 마침내 연구자들은 이 화학물질 중 하나인 포르모노네틴이 범임임을 밝혀냈다. 이 천연 화학물은 양의 위장에서 분해되어 DES나 DDT처럼 에스트로겐의 생물학적 효과를 나타낸다.
놀랍게도 식물의 진화는 도드가 연구실에서 DES를 합성하기 훨씬 전부터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을 합성해 왔고 그것도 한두 종류가 아닌 여러 종을-현재까지 20종이 알려져 있다-만들어냈다. 오늘날까지 연구자들은 이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을 16종의 다른 식물군에 속한 최소한 300종의 식물에서 발견했다. 이 목록은 전 세계적으로 식용으로 쓰이는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가 선호하는 약초와 향신료들도 들어 있다. 호르몬 유사물질은 파슬리, 세이지, 마늘, 밀, 귀리, 보리, 쌀, 콩, 감자, 당근, 완두콩, 강낭콩, 알팔파 순, 사과, 체리, 자두, 그리고 석류 심지어는 커피와 버본 위스키에도 들어 있다. DES와 DDT처럼 이 식물성 화합물들은 에스트로겐 수용기와 결합할 수 있다.
식물들은 왜 에스트로겐을 만들까?
<식물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먹는 피임약을 만듭니다>라고 생식기계에 미치는 호르몬 유사물질의 영향을 연구하는 과학자인 클로드 휴는 말한다.
식물들은 도망쳐서 포식자로부터 몸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놀랄 만큼 다양한 방어 방법을 개발해 냈다. 어떤 것은 나쁜 냄새가 나거나 나쁜 맛이 나고 혹은 독을 만들어낸다. 다른 것들은 불쾌한 가시가 있거나 이파리에 소화가 되지 않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곤충이 공격할 때면 많은 식물들은 곤충을 죽이거나 포식을 멈추게 하는 화학 병기를 만들고, 혹은 곤충의 성장 호르몬 유사물질을 만들어 성장을 방해한다. 전형적으로 이 성장 저해는 곤충을 불임으로 만들어 문제가 되는 곤충의 개체수를 줄인다.
그런 방어 전략으로 인해 식물은 논리적으로 수컷보다는 암컷을 겨냥하게 되는데 왜냐하면 포식자의 생식은 생식력 있는 암컷의 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들은 이 전략에 완전히 부합하는 계절적인 유형에 따라 이를 생산한다. 콜로버는 에스트로겐성 화합물을 봄의 새싹에 최고농도로 저장하며 토끼나 양이 이 부드러운 싹을 우적우적 씹어 상처를 줄 때에 상처 입은 부위에서 더 많은 에스트로겐을 내어 더 많은 용량을 끊임없이 뜯어먹는 포식자들에게 보냄으로써 보복한다.
식물과 그것을 먹는 동물들과 인간들은 긴 진화상의 역사를 공유해 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휴는 말한다. 수많은 세대에 걸쳐 가장 민감한 개체들은 에스트로겐 함유 식물을 먹고 초기부터 불임이 되어 집단에서 사라져갔다. 최소한 몇 마리 후손이라도 남길 수 있던 놈들은 일종의 저항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진화상의 선별은 개체의 차이 때문에 일어난다.
DDT가 에스트로겐처럼 기능한다는 발견은 1950년대에는 단지 하나의 흥밋거리처럼 보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기적의 살충제를 만들어낸 화학회사가 호르몬을 저해하는 일단의 합성 화학물질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위험, 즉 세계가 호르몬을 저해하는 합성 화학물질들로 충만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DDT가 에스트로겐처럼 기능한다는 발견은 1950년대에는 단지 하나의 흥밋거리처럼 보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기적의 살충제를 만들어낸 화학회사가 호르몬을 저해하는 일단의 합성 화학물질들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위협, 즉 세계가 호르몬을 저해하는 합성 화학물질들로 충만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화학공장의 노동자들이 살충제 케폰에 노출된 이후 극단적으로 적은 정자수를 나타냈을 때 DDT가 에스트로겐 유사 효과를 일으키는 유일한 합성 화학물질이 아님이 명백해졌다. 다른 것들이 곧 이 목록에 추가되었다. DDT처럼 이 합성 화학물질들은 약물이나 호르몬 유사물질로 쓰려 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실험실의 화학자들에 의해 수확하는 곤충들을 죽이고 제조업체에게 플라스틱과 같은 새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었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게 화공학자들은 생식력과 태아를 위험에 빠뜨리는 화학물질을 창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는 무의식중에 그것들을 전 지구 표면에 뿌려대고 있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최소한 51종의 합성 화학물질이-그들 중 많은 것들이 환경 속에 산재해 있다-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방식으로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어떤 것은 DES처럼 에스트로겐을 흉내 내지만 다른 것들은 테스토스테론이나 갑상선 호르몬 대사와 같은 내분비계의 다른 부분을 간섭한다. 이 호르몬 저해제 무리에는 PCB류로 분류되는 209종의 화합물, 75종의 다이옥신, 그리고 135종의 퓨란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은 숱하게 기록된 교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아주 많은 천연 에스트로겐이 이미 자연에 존재하기 때문에 호르몬을 교란하는 합성 화학물질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종류의 논쟁은 발암물질에 대한 논쟁에서도 늘 있어 왔던 일이다. 몇몇 연구자들이 발암물질이 산업 공정을 통해서 뿐 아니라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서도 생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을 절망적인 혼돈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천연과 합성 호르몬 유사물질의 근본적인 차이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많은 인공 호르몬 유사물질들은 천연 화합물보다 더 큰 해를 끼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체내에 수년씩 남아 있는 데 비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하루면 체내에서 배설되기 때문이다.
천연이나 인공이냐에 관계없이 모든 호르몬 교란 화학물질에 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식물에 들어 있는 호르몬 유사물질들에 적응해 왔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화합물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진화시켰다고 해서 이것이 그들의 무해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식물이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이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조상들은 회향풀, 야생 당근, 그리고 석류를 산아제한과 유산에 이용함으로써 이 강력한 화학물질로부터 이득을 얻었다.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 유사물질조차 태아나 어린 새끼의 발달을 교란시킬 수 있다. 식물 에스트로겐의 발달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에 근거하여 휴는 에스트로겐 화합물이 풍부한 콩을 넣은 이유식의 장점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연구가 끝날 때까지는 의문을 제기한다.
-지구의 종말
PCB가 어떻게 전 지구에 퍼져 모든 생물의 체내 지방으로 들어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합성 화학물질 시대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 있고 교훈적인 한 장이 될 것이다. 호르몬 교란물질로 확인된 51종의 합성 화학물질 중에 PCB를 포함한 최소한 절반은 <잔류>물질이어서 해가 없도록 만드는 자연 분해 과정에 저항한다. 이 수명이 긴 화학물질은 여러 해, 수십 년, PCB의 경우에는 수세기 동안이나 남아 태아에게 지속적인 해를 미친다.
1929년에 도입된 PCB는 자연 어디에도 없는 수만 종의 화학물질들을 마침내 합성하게 될 유능한 화공학자들에게는 최초의 거대한 산업적 성공작이었다. 화공학자들은 바이페닐이라 알려진 두 개의 육각형 벤젠 고리에 염소 원자를 추가함으로써 PCB를 창조했다. 이 교묘한 조작의 결과는 집단적으로 중합 염화바이페닐, 즉 PCB로 알려진 209종의 화학물질 족이었으며 이는 대단히 유용한 화합물임이 곧 드러났다.
건물 내의 변압기에 비인화성 냉각 재료를 써야 한다는 연방 규제의 시행과 더불어 PCB는 곧 전기 산업에서 지속적인 주요 시장을 발견했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PCB를 윤활제, 유압액, 절삭유, 그리고 액체 접착제로 사용했다. 곧 이 화학물질은 일반 소비재에서도 용도를 발견하여 가정으로 돌아갔다. 즉 비인화성 인조목재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쓰였다. 콘돔을 보존하고 보호했다. 치장벽재로 된 바람막이를 만들었다. 페인트와 와니스, 잉크, 살충제의 성분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것들을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끈 바로 그 특성 때문에 그것이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물질 중의 하나가 되었음이 명백하다.
PCB가 광범위한 오염물질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아차린 사람은 덴마크 태생의 화학자 쇠렌 옌센이었다. 1964년에 옌센은 스톡홀름 대학 분석화학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인체 혈액 내의 DDT 농도를 측정하려 할 때 이상한 화합물과 마주쳤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간에 옌센은 그가 보는 곳마다-30년 전 수집한 동물 표본, 연안 해수, 아내와 어린 딸의 머리카락 등에서 그 물질을 발견했다. 1935년 채집한 야생동물 표본에도 이 수수께끼의 오염물질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야 널리 쓰인 염소계 살충제가 아님을 시사했다. 옌센ㅇ이 그 합성 오염물이 PCB족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그로부터 2년이 더 소요되었다.
1976년 미국은 PCB의 생산을 금지시켰고 다른 공업국들도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그 반세기 동안 세계 곳곳의 합성 화학공장은 대략 34조 파운드의 PCB를 생산했으며 대부분은 회수되기 전에 환경 속에 퍼져나갔다. 게다가 금지는 이미 존재하는 PCB에는 미치지 못하여 트랜지스터, 전자 저울, 그리고 작은 부품 등의 한정된 용도로는-오늘날까지-계속해서 쓰이고 있다.
물벼룩은 체처럼 작용해서 물을 삼킬 때마다 작은 식물과 거기 붙은 PCB를 거른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은 동물의 체지방에는 PCB가 더 많이 쌓이게 된다. 좀 더 잔류성이 약한 오염물들은 이런 식으로 쌓이지 않는데 동물들이 이들을 물에 녹는 물질로 분해하여 배설하기 때문이다. 한편 많은 PCB들은 분해에 저항하여 일단 먹히면 화학 구조에 의해 동물의 지방에 붙어 영구히 머무른다. 열흘 가량의 짧은 생존 기간 동안 물벼룩의 PCB 농도는 물 온 농도의 400배까지 상승한다. 최종적으로 작은 새우가 이놈을 먹었을 대 물벼룩은 그 살육자에게 이 지방 친화성 잔류 화학물질을 넘겨 주었고 PCB-153은 미시간 호의 먹이사슬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갔다.
이런 식으로 작은 새우-빙어-송어-갈매기나 가재, 뱀장어, 대구, 바다표범, 북극곰 등으로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PCB-농도가 30억 배까지 증폭된다. 따라서 북극곰처럼 인간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서 식사를 하는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 큰곰의 세계를 침범한 잔류 합성 화학물질들은 마찬가지로 우리 세계에도 퍼질 수 있다.
보건연구자들은 DDT와 PCB, 그리고 다른 잔류 화학물질이 환경의 모든 부분뿐만 아니라 인간의 체지방과 모유에도 축적된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 30년이 흘렀다. 그 측정은 쉬운 일이 었다. 그 이후 관심 있는 과학자들은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우리 모두가 체지방 내에 희귀한 화학물질들의 잡탕을 지니고 산다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단 한 방
합성 화학물들의 세계에서 다이옥신은 가장 나쁜, 즉 그 독성의 비밀을 밝혀내려고 애쓰는 과학자들에게 가장 무섭고, 치사율이 높고, 교묘한 말썽꾸러기라는 평판을 받고 있다. 실험실 검사는 다이옥신이 기니피그에게 비소보다 수천 배 더 치명적임을 보여주는데 그 놈은 체중 1킬로그램당 백만분의 일 그램의 다이옥신을 먹은 후에는 사망하며 실험 대상이 된 대부분의 동물에게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그러나 다른 호르몬 교란 합성 화학물질과는 달리 다이옥신은 의도적으로 제조된 것이 아니다. 몇몇 다이옥신들은 화산 폭발이나 산불에 의해 배출되기도 하지만 과학자들에게는 2,3,7,8-TCDD로, 그리고 대중에게는 <지구에서 가장 독한 물질>로 알려진 화학물질은 대부분 의도하지 않았던 20세기 생활의 부산물이다. 이는 살충제와 목재 보존제 등의 염소를 포함한 화학물질을 제조할 때, 염소를 이용한 종이 표백 시, 종이와 플라스틱을 포함한 쓰레기를 태운 재에서, 그리고 화석 연료를 태울 때 생성되는 오염물질이다. DDT와 PCB처럼 다이옥신은 체내에 쌓이는 지방 친화성 화합물이다. 그리고 다른 잔류 화학물질처럼 그것은 실제로 모든 곳-물, 흙, 공기, 침니, 그리고 음식에서 발견된다.
-여기, 저기, 그리고 모든 곳에
생물학적 활성 플라스틱에 대한 터프트 대학 연구자들의 논문에 고무된 그라나다 대학의 스페인 과학자들은 금속 캔을 코팅하는 데 사용하는 플라스틱에 대한 조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 종종 눈에 띄지 않는 코팅은 금속이 식품을 오염시키거나 쇠맛을 낼까봐 추가되는 것이다. 그런 플라스틱 내막은 미국의 식품 캔의 85%와 스페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40%에서 발견된다.
식품 독물학자인 파티마 올레아와 내분비암 전문가인 니콜라스 올레아 남매는 미국을 방문하여 소토와 손넨샤인과 함께 터프트 의과대학에서 연구했다. 보스턴에서 보낸 그 시간은 플라스틱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그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들의 의심은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판매되는 20종의 캔에 든 음식을 분석한 연구에서 그들은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이 폴리카보네이트 실험실 플라스크에서 녹아나온 것과 같은 화학물질인 비스페놀-A를 발견했을 분 아니라 옥수수, 양엉겅퀴, 콩과 같은 상품에서도 깜작 놀랄 만큼 고농도의 오염을 발견했다. 비스페놀-A 오염은 그들이 분석한 캔의 절반에 든 음식물에서 발견되었다. 어떤 경우 그 캔들은 10억분의 80 이상의 농도를 함유하고 있었는데 이는 스탠퍼드 의대 팀이 유방암 세포를 증식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보고한 농도의 27배나 되는 것이었다. 그런 수준에서 합성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은 그것이 <약한>에스트로겐이냐 아니냐에 무관하게 인간의 노출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생물학적 활성 플라스틱은 아무도 플라스틱이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캔과 용기에서 녹아나왔다.
제조업자들은 자주 지적 소유권이나 산업 기밀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제품에 사용되는 성분에 관한 정보를 은폐한다. 그것은 공중의 알 귄리 보다도 법적 특권이나 법원에 의해 엄격하게 보호받고 있다. 미국 시민들로 하여금 정부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미국의 정보자유법조차도 산업 기밀이나 사업상의 비밀 정보에 대한 면책을 허락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제품들이 호르몬 저해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느냐는 단지 추측에 불과하다. 정부가 면밀히 감시하는 살충제의 경우도 특정한 살충제의 생산에 관한 일관된 자료를 얻기 곤란하다. 미국과 다른 지역의 이용 가능한 정부 자료는 기껏해야 제한적이고 분산되어 있다.
DDT와 같은 잔류 화학물질을 규제하는 산업 국가들은 1970년대 후반 DDT 농도의 급격한 하락을 목격했다. 인체 조직 내에서 DDT 감소 비율이 그 이후로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이는 정부 조치가 노출의 정도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징후이다. 반면 DDT를 엄청나게 사용하고 린데인을 계속 쓰는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열대 아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인체 조직은 상당한 농도의 이 잔류 화학물질들을 아직도 나타내고 있다.
PCB는 또 다른 이야기다. 인체 조직 내의 PCB농도는 이미 10년 전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생산을 중단했음에도 최근 몇 년간 일정한 수준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의심의 여지없이 금지 뒤에도 노출이 계속되고 있음을 반영하는데 이미 생산된 PCB의 2/3가 변압기나 다른 전기 설비 안에 들어 있고 우연한 사고로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은 1945년에 비해 30배 이상의 합성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같은 시기에 90만 개의 농장과 6,900만 가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파운드당 살충력은 10배 증가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살충제만 매년 대략 2조 2000억 파운드에 달하며 일인당 8.9파운드이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식품의 35%는 검출 가능한 살충제 잔류물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분석 방식은 사용되는 600가지 이상의 살충제 중 겨우 1/3만 검출할 수 있을 뿐이다. 식품의 살충제 오염은 개발도상국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집트에서는 대부분의 우유 표본이 15종 이상의 살충제 잔류물을 함유하고 있었다는 연구가 있다.
화학물질 중 많은 것들에 대해 안전성 자료는 거의 없다. 실제로 존재하는 안전성 자료들은 전형적으로 이 화학물질이 암이나 육안으로 보이는 선천성 기형을 일으키느냐 여부에만 국한되어 있다. 내분비계에 작용하거나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영향의 가능성은 조사된 적이 거의 없다.
현존하는 자료들은 호르몬 저해 화학물에 대한 인간의 노출 및 위험의 규모와 관련하여 어떤 신빙성 있는 추정도 제공해 주지 않지만 그러나 심각하고 우려 스런 문제들을 제기하기에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 과학자들이 가능한 위협을 탐구하기 시작하자 새로운 발견들은 우려를 늘이기만 했다.
우리 대부분은 호르몬 교란물질로 판명된 많은 것을 포함한 잔류 화학물질들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 더욱이 우리는 혈장단백질과 결합하지 않고 생물학적으로 활성인 자연적인 자우 에스트로겐의 수준보다 수천 배 높은 농도로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
프레드 폼 살이 발견한 것처럼 무시할 만큼 작은 자유 에스트로겐 농도(일조분의 십분의 일)로도 자궁 속 태아의 발달 과정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이 극단적인 민감성을 고려할 때 약한 에스트로겐 유사물질, 즉 몸이 만들어내는 에스트라디올보다 천분의 일 정도로 약한 화학물질이라도 적은 양으로 커다란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상실의 연대기
세인트로렌스 강의 오염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후 오염 농도는 급격히 떨어졌지만 돌고래들은 특히 젊은 놈일수록 높은 오염 정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오염이 심한 놈 중 몇 마리는 두 살 이하이며 높은 오염도는 생존에 실패한 미숙아에게서도 나타나는데 이는 오염물질이 태반을 통해 어미로부터 태아에 전달됨을 보여준다. 태어난 뒤에도 오염물질들의 전이는 영양이 풍부하고 기름진 젖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진다. 수유 기간 동안 포유류의 어미들은 저장해둔 지방을 끌어오는 데 지방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몸에 축적해둔 잔류 독성 화학물질들을 모유를 통해 부려놓는다. 이런 식으로 수십 년간 어미에게 축적된 오염물질들은 매우 짧은 시간에 아기에게 전해진다. 새끼 돌고래가 두 살이 지나 젖을 뗄 쯤 해서 그 녀석은 몸 크기에 비해 어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오염물질을 얻게 된다.
많은 합성 화학물질들이 호르몬을 저해하며 생식력을 손상시키고 발달을 간섭하며 면역계통을 훼손한다는 늘어나는 증거를 생각할 때 우리는 오염물질들이 동물 집단의 감소에 어느 정도나 책임이 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고전적으로는 서식지 감소나 지나친 남획과 같은 요인들 탓으로 돌려졌던 몇몇 멸종들에 대해 호르몬 교란물질들이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지 않을까? 남획된 종이 보호 이후에도 원래대로 회복되지 못하는 것은 합성 화학물질들이 생식계통을 손상시켰기 때문은 아닐까?
많은 동물들이 오염물질과 관계된 생식 문제들을 보이지만 특히 고래와 돌고래, 바다포범, 그리고 북극곰과 같은 해양 포유류들은 긴 수명으로 인해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다. PCB분자의 여행에서 나타난 것처럼 잔류 화학물질들은 해양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고 농축되며 수명이 긴 포식자로 하여금 고농도의 오염에 노출되도록 한다. 이 해양 포유류들은 특히 차가운 기후에 대한 보온 역할과 식량이 부족한 기간을 대비한 저장용으로 두꺼운 체지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잔류 화학물질에 더욱 취약하다. 시간이 감에 따라 PCB와 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육지로부터 뿌려진 엄청난 양의 잔류 화학물질들이 점점 바다로 흘러들어가 이미 위협적인 수준에 이른 오염물질을 더욱 증가시킨다.
양서류에 과난 연구를 하던 스테빈스는 개구리 수의 감소에 대한 보고를 살펴보다가 바람에 날리는 오염물질 같은 광범위한 원인을 시사하는 많은 연구들에서 동시성의 유형을 발견했다. 그의 발견에 의하면 많은 집단이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급격하게 감소했거나 사라졌다. 고지대에 사는 개구리 집단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몇몇 이들은 오존층의 감소로 해로운 자외선에 그들이 노출되어서 해를 입었다는 가정을 세우기도 했다. 오존층의 소실이 몇몇 개구리 집단에 피해를 주었겠지만 스테빈스는 이 이론이 코스타리카의 황금두꺼비 같은 놈들의 멸종을 설명하기에는 부적당함을 발견했다. 이 놈들은 깊은 열대우림에 살고 있어 나무에 의해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개구리들은 독특한 생리와 자연사로 인해 호르몬 저해 화학물질에 극히 취약하게 된다고 스테빈스는 지적한다. 호흡을 하고 물을 빨아들이는 침투성이 강한 피부 때문에 개구리들은 대부분의 다른 동물보다 그들이 접하는 화학물질들을 더욱 쉽게 빨아들인다. 그들은 또한 물속에서도, 공기 속에서도 숨쉴 수 있는 생물로 변환시키는 <변태>라 불리는 극적인 과정을 거친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될 때는 구조와 생리의 심대한 재조직이 일어난다. 이는 호르몬들에 의해 촉발되는 과정이며 따라서 호르몬 신호를 저해하는 합성 화학물질에 취약하게 된다. 그들의 본성 때문에 개구리들은 호르몬 대참사의 첫 번째 희생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