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355년 임인년 3월 26일
코로나다 뭐다해서 3년만에 신령님께 알현 하나이다
지난 겨울은 무척이나 춥고 길었습니다
젊을때는 눈과 얼음위를 썰매도 타고 스키도 타면서 즐기며 지냈지만
세월이 가다보니 이제는 그게 안되고 빨리 추위가 가기만을 기다리게 됩니다
한참 추울때는 봄이 온다는 희망도 잊은채 지내다가도 그래도 우리 신령님이
봄은 꼭 온다는약속을 지키시리라 믿으며 추위를 버텨냈습니다
요즘 신령님은 당신의 그 막강한 실력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계십니다
온 세상이 이미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웅크렸던 어깨가 펴지고 온갖 생명체들이 제색깔로 꿈틀거리며 기지개를 피고 있습니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을 쫓아 코를 돌리게 되고 1년만에 다시 꽃을 준비한 진달래를 보면
거기에 눈을 잠시 고정하게 됩니다
얼음이 녹아 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보면 손을 담구고 얼굴에 까지 그 물을 묻히고 싶답니다
봄을 잡아당기는 그 신령님의 능력을 다시한번 눈으로 확인하는 요즈음 입니다
그동안 세월이 많이도 흘렀습니다
흐르고 또 흘렀습니다
지난 70년을 되씹어 보면 남은 20년은 어떻게 흘러갈지 대강 큰 줄기는 감이 잡힌답니다
이젠 모든 세상일이 신령님께서도 할수 있고 할수 없는 일도 있음을 저희도 깨닫고 있답니다
신령님께 꼭 감사드릴게 있습니다
그렇게 넉넉하게 태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부모님 덕에 굶지는 않고 자랐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하며 자랐지만 대학까지 제대로 다니고 군대생활도 잘 하고
직장도 몇번 옮겼지만 꾸준히 잘 다녔고 마누라도 잘 만나 아들딸도 낳고 잘 컸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인생의 과정인듯 해도 우리의 노력이 가미되어 있다고 해도 신령님의 배려로
매끄럽게 모든일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또다시 저희의 바램을 말씀드립니다
첫째,그동안 버텨온 이 몸뚱아리가 다리 허리 눈 머리가 죽을때까지 천천히 골고루 감가상각되어야 합니다
어디가 크게 고장이 나서 못쓰게 된다든지 큰 불치병에 걸린다든지 하는일 없이 그냥 북한산 주변을
나무와 계곡을 서성이다가 편한 마음으로 신령님 곁으로 가는 거지요
물론 신령님이 방향만 확실히 잡고 끌어만 주시면 저희도 걸맞게 노력합니다
둘째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십시요
이제 우리도 나이가 그렇고 자식들도 시집장가 가서 자식낳아 키우다보니 저희는 일반사회생활에서 도외시 되고
가정에서도 노인취급을 받는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많고 할일은 뜸하고 평상시에 외로움을 바닥에 깔고 산답니다
남은세월이 아직 꽤 되는데 어떻게 하는것이 외로움을 걷어내고 나름대로 활기있게 사는 것인지
그 방법을 일러 주십시요
우리가 낳아서 키운 자식들 그리고 손자손녀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사회생활에도 잘들 적응하여 무난히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다음세대 다다음세대까지 뿌듯하고 보람찬 일생을 지낼수 있도록 꼭 지켜 주십시요
마지막으로 꼭 드릴 말씀은 어떤 경우라도 전쟁은 안됩니다
요즘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보면서 다시한번 인류역사에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한반도는 지정학적 특성까지 가미되어 전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김정은의 정권유지가 핵무기가 아니고 인민을 행복하게 하는것에 지름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요
한반도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독자적이고 힘이 넘치는 나라가 되기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외교와 국방이 최선의
정책인지를 새정부가 잘 깨닫게 해주셔서 그야말로 전쟁없는 번영과 평화가 한반도에서 유지될수 있도록
그야말로 신령님께서 꼭 나서야 하실 때입니다
임인년 3월 26일
오우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