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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철원 여행 -
(1) 고대산 산행기
【 1 】
한 많은 경원선은 금강산을 지척에 두고도 60년의 세월을 신탄리역에서 멈춰선 체 "철마는 달리고 싶다" 고 절규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결음 더 나아가 백마고지역에 멈춰서서 지난 회한을 애써 삭이며 다시 일갈 한다. "경원선
이 명 하노라, 길을 열라 금강산아, 내 무시로 원산으로 오가고 싶다." 고-. 한걸음 북진 하는데 비록 60년의 세월
이 걸렸어도 시작이 반(半) 이니 앉아서 경원선 금강산역에 내려볼 날 그리 멀지는 않으리- ! 경원선 신탄리역이
있는 신탄리에, 경원선 60년의 한을 간직했던 바로 그 신탄리를 품에 안고 그와 더불어 아픔을 함께한 산 있으니,
하늘높이 솟은 산 고대산이다. 그 역시 더넓은 철원평야를 자락에 펼치고 오랜 세월동안 말없이 백마고지의 젊은
영혼들을 위무하며 말없이 북녘 산하를 굽어보고 서있다.
고대산은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 신서면과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고금능선(高金陵線)을 따
라 동쪽에 우뚝 솟은 금학산(金鶴山)과 함께 철원평야를 병풍릉 두른 듯 장대하게 연봉으로 솟아 있고, 그 능선의
수 많은 계곡의 계류는 다시 광대한 철원평야를 적시는 젖줄을 이룬다. 한편 휴전선에 가까워 한때는 오랫동안 입
산이 금지된 적도 있었지만, 십여 년 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이제는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산이다.
2013,01,26, 토요일.지난 한주 내내 때아닌 겨울비에 포근하던 날씨가 어제부터 다시 예의 그 세한혹한이 몰아치
더니 오늘 새벽은 삭풍마져 매섭다. 예정되어 있던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엇저녘에 갑짜기 취소 되어,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고대산을 찾으리라 홀로 새벽길 나섰다. 7호선 전철 상봉역을 출발하여 도봉산역에서, 다시 1호선
으로 환승하여 동두천역으로, 그리고 경원선 국철 통근열차를 타고 신탄리역에 내렸다. 아침 9시의 신탄리는 중
부내륙 산간지방의 아침답게 까칠한 한기가 콧등을 아리게 한다. 조용한 산골 마을에 정적을 깨는 기적소리와 함
께 기차가 토해내는 두.세무리 등산객들의 왁자지껄한 재잘거림에 검은 가마귀 무리가 놀라 훼를 치고 날아 오른
다. 신탄리역에서 걸어서 20분 여에 도착한 고대산 등산로 입구엔 "아름다운 숲, 고대산" 이라는 대형 원형아치가
유산자를 반겨 준다. 간밤에 갑짜기 결정하고 찾은 첫산행인데, 미쳐 준비하지 못한 고대산 산행지도는 고맙게도
매표소에서 한장 얻어 칼바위능선이 있는 제2코스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고대산 제2등산로의 칼바위능선은 아래에서와 달리 좌.우 급사면에 긴 가플막 능선을 이루며 간간이 바위틈에 청
송을 보듬고 늘어섰다. 아름다운 능선이다. 힘겨워 내뿜는 숨비소리에 길섶의 나목가지는 그 차가운 손을 흔들며
반겨 준다. 능선에 조성한 칼바위전망대에 올라서니 드넓은 철원평야가 아슴푸레 한눈에 들어오고, 북녘의 산하는
온통 하얀설국으로 차갑게 맞아준다. 멀리 하얀 눈모자 쓴 고대산 정상 고대봉이 어서오라 눈길을 끌어간다.
▼ 고대산 능선 상고대 2013,01,26. 오전 11시 30분
▼ 경원선 차창으로 보는 신탄리 가는 길 풍경과 신탄리역사 풍경
▼ 연천 신탄리 고대산 입구 풍경
▼ 신탄리쪽 2번 등산로의 칼바위 능선
▼ 칼바위 능선 전망데크
▼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 칼바위 능선에서 바라본 연천군 신탄리 풍경
▼ 칼바위 능선에서 바라본 대광리, 신탄리 풍경
▼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눈속에 묻혔어도 나는 빈 의자 자!
▼ 하늘언덕(?). 칼바위능선에서 대광봉으로 오르는 문턱이다.
▼ 대광봉과 대광정(팔각정)
▼ 대광봉의 수상( 상고대) - 1
▼ 대광봉의 수상 - 2
▼ 대광봉의 수상 - 3
【 2 】
칼바위 가플막 능선을 지나 대광봉에 오른다.산아래와 달리 이곳은 선계(仙界)이다. 티없이 맑은 하얀 설산에, 탐
스럽게 핀 설화(雪花)와 수상(樹霜)이 연출하는 가경이 마치 하늘에 솟아 핀 한송이 거대한 꽃송이 같다. 아니, 대
광봉의 팔각 대광정 누대가 신선의 별서(別墅)라면, 대광봉. 삼각봉. 고대봉으로 이르는 마룻길은 그 별서의 아름
다운 천상의 정원이다. 그 승경에 취한 마음이 황홀하니 가슴을 파고드는 삭풍마저 밉살스럽지 않다.
고대산 정상의 서너평 너덜암봉에 등변사다리꼴 세로로 세운 커다란 표지석이 북쪽을 향해 철원평야를 굽어보고
서 있고, 그 앞에는 20여 평의 깔끔한 데크마루로 넓힌 전망대가 유산자를 맞는다. 고대봉은 북녘 산하를 가장 지
근에서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곳 중의 하나로, 얕으막한 백마고지 능선 넘어 금강산을, 동북쪽의 평강고원까
지 바라볼 수 있다.
고대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풍광은 광활(廣闊)하다. 바라보는 곳곳마다 그림처럼 풍광명미(風光明眉)하
고, 더넓은 철원평야가 설원으로 발아래 누웠다. 동쪽 고금능선을 따라 금학산과 용정산이 우뚝하고, 보개봉에서
남쪽으로 이어 솟은 지장산과 화인봉 등이 연봉으로 고대산군을 이루고 섰고, 멀리는 제각기 머리에 하얀 눈꼬깔
모자를 쓴 천첩옥산들이 파아란 하늘 아래 빼어났다. 하늘이 티없이 맑고 파랗다. 사방 천리에 구름 한 점 없으니,
만리가 하늘이다. 천리무운만리천(千里無雲萬里天), 종경 선사가 노래하던 그 만리천이 예 아닌가 싶어 다시 한
번 주위를 조망하며 아쉬운 하산길 서둔다. 첫 산행자를 환대해 준 고대산에 감사하며 찬사를 보낸다.
▼ 대광봉과 주변 풍경
▼ 눈꽃 - 1
▼ 눈꽃 - 2
▼ 눈꽃 - 3
▼ 눈꽃 - 4
▼ 삼각봉에서 뒤돌아 본 대광봉과 암봉(좌)
▼ 삼각봉의 눈꽃
▼ 삼각봉에서 바라본 백마고지와 철원평야
▼ 삼각봉 표지목과 이정표
▼ 삼각봉의 눈꽃
▼ 삼각봉에서 바라본 금학산
▼ 삼각봉의 설송(雪松),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이다.
▼ 나목 설경 - 1
▼ 나목 설경- 2
▼ 삼각봉에서 바라본 고대산 정상 고대봉
▼ 고대산으로 오르며 뒤돌아 본 삼각봉과 대광봉
▼ 고대봉에서 바라본 보개산(앞)과 금학산
고대산과 금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고금능선이고, 고금능선 중간에 솟은 봉이 보개산이다.이 보개산
에서 다시 갈래쳐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따라 지장산과 화인봉이 솟아있고, 금학산에서 남쪽으로 이어
지는 용정능선은 용정산을 솟구친다.
▼ 고대산(高臺山, 831,8m) 정상 풍경
▼ 고금능선과 금학산, 멀리 명성산이 아슴아슴 눈에 들어온다.
▼ 고대봉에서 바라본 남쪽 내산리 계곡 풍경
▼ 철원군 동송읍쪽 풍경
▼ 고대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각봉, 대광봉 설경
▼ 고대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 산하 풍경
▼ 고대산 정상에서 제3등산로 (표범폭포쪽)로 하산(북사면)하는 이정목
▼ 고대봉 전망대에서 본 철원 풍경 - 1
▼ 고대봉에서 바라본 북녘 산하 - 2
▼ 고대산 북사면 제3등산로 하산길 풍경
▼ 표범바위와 표범폭포 빙벽
▼ 고대산에서 만난 산우들
좌, 3050평촌산악회 등반대장과, 우, 고대산 비박 산행팀 ( 비박팀의 배낭은 거의 100리터 이상 크기다)
▼ 신탄리의 훈남, 이구학 사장과 산야초 매점(고대산 입구).
신탄리의 아침은 추웠다. 역을 나와 한참을 걸어 산행 들머리 앞에 이르니 콧등이 시린다. 마침 길가의 매점에
사람이 있어 가게에 들었드니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산촌의 인심이 좋은 것이 아니라, 주인장의 마음이 훈
훈한 훈남 아저씨이다. 한 컵의 겨우살이 차는 은은한 그 향이 입안에 오래토록 감도는 데, 손수 빚어 담은 수
많은 약초주 중에서 천마주(天麻酒) 한 잔을 다시 권한다. 평소 술은 안하는 편이지만 떠돌이 객을 향한 그 다
정에 하늘이 내린 천마주도 생전 처음 마셔본다. 난로가에서 한잔의 차와 약주를 마시니 온 몸에 활력이 넘친
다. 값을 치루려고 지갑을 꺼내니 주인이 손사래 치며 그냥 가라한다. 주말 아침 처음 오신 손님이라 그져 대접
한 것 뿐이란다. 세상에 이런 일이 또 있으랴, 차를 마시고 그 찻값을 치르는 데도 실갱이를 하니-.아침부터 빚
쟁이가 되기 싫어 겨우 실비를 내고 배웅을 받으며 왔다. 산행 내내 기분이 상쾌하였다.
연천군 신서면 신탄리 고대산 입구의 "산야초 매점", 고대산을 찾는 산행객은 꼭 한번 찾아보길 권하고 싶다.
▼ 연천 한탄강 / 달리는 열차의 차창으로 담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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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눈이있는곳에는 어디라도 다 멋지네여,,,사진좋고 인물좋으시고,,
고맙습니다, 단비님.
아름다운 금수강산입니다 ~ 겨울은 겨울대로 멋진풍경 . . .
발품팔지않고 잘보고 갑니다 ,
수고 많으셨습니다 !
그렇습니다.
금수강산 좋을시고지요.
아름다운 상고대 눈꽃 나목 설송 설경 멋집니다 아주 잘보고 갑니다
고운 걸음 고맙습니다.
풍월님의 백덕산 설경도 잘 보았습니다.
처음 산행시작할때 ~~ 4월에 고대산을 다녀 왓었는데 설원의 고대산을 보니~ 좋네요
반갑습니다,미소야님.
고대산은 저보다 먼저 다녀 오셨었군요.
설악산 사진은 마음에 들었는 지 모르겠군요.
~~사진 감사 합니다 ~ 담에 뵈면 더 이쁘게 찍어주세요 ^^ ~
네, 물론 입니다.
유산풍류 카페에 자주 찾아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