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607]圃隱先生시-過海宿登州公館
포은집 제1권 / 시(詩)
圃隱先生文集卷之一
三月十九日。過海宿登州公館。
郭通事,金押馬船阻風未至。
因留待。校正館本。三月上有丙寅二字。
登州望遼野。邈矣天一涯。
溟渤限其間。地分夷與華。
我來因舟楫。利涉還可誇。
昨日海北雪。今朝海南花。
夫何氣候異。可驗道路賖。
客懷易悽楚。世事喜蹉跎。
偕行二三子。相失迷風波。
終夜苦憶念。耿耿聞鼓撾。
晨登蓬萊閣。浪湧山嵯峨。
歸來就孤館。欹枕空吟哦。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3월 19일에 바다를 건너 등주의 공관에 묵었다.
곽 통사와 김 압마가 바람에 배가 막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머물며 기다린 것이다
〔三月十九日 過海宿登州公館 郭通事金押馬 船阻風未至 因留待〕 교정
:교서관본에는 3월 위에 ‘병인(1386, 우왕12)’ 두 글자가 있다.
등주에서 요동 벌판 바라보니 / 登州望遼野
아득히 하늘 저 끝에 있구나 / 邈矣天一涯
발해 바다가 그 사이를 경계 지우니 / 溟渤限其間
지역이 동이와 중화로 나뉘었도다 / 地分夷與華
내가 올 때 배와 노를 이용했으니 / 我來因舟楫
무사히 건너온 것이 도리어 뿌듯하네 / 利涉還可誇
어제 낮엔 바다 북쪽에 눈이 내리더니 / 昨日海北雪
오늘 아침엔 바다 남쪽에 꽃이 피었네 / 今朝海南花
어찌 이리도 기후가 다르던가 / 夫何氣候異
길이 멀고 멂을 징험할 만하네 / 可驗道路賖
나그네 회포는 처량하기 쉽고 / 客懷易悽楚
세상일은 어긋나기를 좋아하네 / 世事喜蹉跎
함께 건너오던 두세 사람이 / 偕行二三子
서로 떨어져 풍파에 헤매니 / 相失迷風波
밤새도록 괴롭게 걱정하다가 / 終夜苦憶念
애타는 마음으로 북소리 듣네 / 耿耿聞鼓撾
새벽 일찍 봉래각에 올라가 보니 / 晨登蓬萊閣
솟구치는 파도가 산처럼 드높네 / 浪湧山嵯峨
돌아와서는 외로운 공관에 들어 / 歸來就孤館
베개에 기대어 부질없이 읊노라 / 欹枕空吟哦
[주-D001] 등주(登州) :
중국 산동성(山東省) 봉래시(蓬萊市)의 옛 이름이다.
[주-D002] 교서관본(校書館本) :
선조 중년에 교서관에서 활자로 인행한 《포은집》을 이른다.
[주-D003] 봉래각(蓬萊閣) :
중국 산동성 봉래시 단애산(丹崖山) 위에 있는 바닷가의 누각이다.
황학루(黃鶴樓), 악양루(岳陽樓), 등왕각(滕王閣)과 함께
중국 4대 명루(名樓)로 일컬어진다.
진 시황이 신선을 기다렸던 곳이라고 한다.
ⓒ 한국고전번역원 | 박대현 (역)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