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2코스(하동군 삼화실-대측)
경상남도 하동군 적량면 동리에서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을 잇는 16.9km의 지리산둘레길.
마을도 많이 지나고 논, 밭과 임도, 마을길, 숲길 등 다양한 길들이 계절별로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봄에는 꽃동산을, 가을이면 황금으로 물든 풍요로운 지리산 자락을 펼쳐 놓는다.
먹점재에서 미동 가는 길에 만나는 굽이쳐 흘러가는 섬진강과 화개 쪽의 형제봉 능선, 그리고 섬진강 건너 백운산 자락이 계절별로 색을 바꿔 걷는 길을 풍부하게 한다. 길만큼 마을 숲도 다양하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악양면 대축의 문암송은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준다. 또한 지리산북쪽에 다랭이논이 있다면 이곳에는 갓논이 있다. 갓처럼 옹색한 작은 논을 이르는 말이다. 동리, 원우, 서당, 신촌, 먹점, 미동, 대축마을을 지난다.
<걷기>
삼화실(구삼화초등학교(0.7km)→이정마을(0.8km)→버디재(0.9km)→서당마을(1.8km)→우계저수지(0.6km)→괴목마을(1.2km)→신촌마을(1.6km)→신촌재(2.8km)→먹점마을(1.7km)→먹점재(1.1km)→미점마을(1.7km)→구재봉갈림길(0.9km)→대축마을(1.8km) 총 16.9km 7시간/1박
▼산돌농원에서 점심 주먹밥을 받아 챙기고 이정마을을 출발한 우리는 계속해서 12구간 이정교를 향해 가고있다.(10:50)
▼방금 지나온 이정마을을 뒤로하고 쥔장의 후한 인심까지 얻어간다.
▼길 양쪽은 온통 매실나무. 매화꽃이 필때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버디재로 향하는 5월의 싱그러운 숲.
▼버디재에 올라 한숨을 돌린다.(11:20)
▼우리는 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 지칠 때가 있다.
▼숲길을 걸으면서 바쁜 일상을 떠나 잠시나마 나를 비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자신의 소중한 시간, 소중한 기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지리산 숲길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 떠나는 수행의 길이다.
▼서당마을을 향해 가는길, 길가에 목을 축일 샘물이 흐르고 있다. (12:00)
둘레길 때문에 뒷골마을 한주민이 물레방아도 만들어 놓고 쉬어갈 수 있도록 넓적한 바위만한 돌들을 곳곳에 옮겨다 놓았다.
우계리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후에 경치좋은 쉼터가 될 것 같다.
엇! 근데 이게 무슨 간판이냐?
▼주변에 온통 '개판'이다. ㅋㅋ
▼사당마을 도착. 이곳은 하동안내센터 가는 갈림길 이기도 하다.(12:15)
▼농로와 임도를 오르내리면 걷다가 만나는 우계저수지. 안내판엔 적량저수지로 되어있다(12:25).
이곳 산골마을의 중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우계저수지에서 적량쪽을 바라보면 갓논으로 불리는 다랭이 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 제방가에 앉아 점심밥을 먹기로 한다. 무거운 등산화를 벗고 주인 잘못 만나 고생한 발을 잠시나마 해방시켜 준다.
나는 발이지요./고린내가 풍기는 발이지요./하루종일 갑갑한 신발 속에서/무겁게 짓눌리며 일만 하는 발이지요./때로는 바보처럼/우리끼리 밟고 밟히는 발이지요.//그러나 나는,/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빈 대동여지도//김정호 선생의 발./아우내 거리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던/유관순 누나의 발./장백산맥을 바람처럼 달렸던/김좌진 장군의 발./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손기정 선수의 발.//그러나 나는,/모든 영광을 남에게 돌리고/어두컴컴한 뒷자리에서 말없이 사는/그런 발이지요. -권오삼의 발
▼산돌황토방 표 주먹밥. 김으로 싼 주먹밥 2개와 반찬이 주어진다. 반찬은 두 사람당 1개씩 인데, 김치도 있고 장아찌도 있고,
내용이 모두 다르다. 시장이 반찬이라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밥을 맛있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13:10). 저수지를 끼고 걷는 길이다.
▼괴목마을을 지나 신촌마을로 향한다. 마을이 꽤나 높다.
▼신촌마을은 생각보다 꽤 큰것에 놀랐다.
▼마을회관(경노당) 앞에 부녀자 세명이 마치 우릴 기다린듯 반겨준다.
▼우리도 서울 신촌에서 왔다고 하며 부녀회장(?)과 반갑게 악수한다.(13:45)
▼부녀회장에게 뜨거운 물을 부탁해 커피를 타서 마시는 호사도 누려보고.
▼지리산 산골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행복!
▼신촌재를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내딛는다.(14:05). 신촌마을에서 부터는 구불 구불한 임도를 계속해서 걸어야 한다.
▼길 양옆으론 높게 쌓은 다랭이 논 풍광이 펼쳐진다. 저렇게 큰 돌을 어디서 구했으며 장비도 없었을 텐데 어덯게 사람의 힘으로 저토록 차곡차곡 높이 쌓았을 수 있었을까?
▼구불구불 가파른 임도, 마침 주변으로 자그마한 계곡이 흐르고 있어 잠시 내려가 땀을 씻고 통나무 의자에 앉아 쉰다.(14:25)
▼구불 구불 포장된 임도를 계속해서 걸어 오르는데 고행의 길이다.
▼신촌마을에서 구불구불 임도를 40분 걸려 올라서니 신촌재(14:50). 모두들 지친 몸을 쉬며 간식을 먹는다.
▼골 깊숙이 들어갈수록 바람소리만 들릴 뿐 인기척도 나지않고 고요히 생각을 비울수 있는 길이다. 산등성이에서 보이는 풍광은 카메라에 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그동안의 수고스러움을 한방에 날려버린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내리막길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15:10). 그래 이맛이야!
▼울창한 송림이 지친 심신에게 치유의 시간을 만나게 해준다. 자연이 주는 최대의 서비스다.
▼먹점마을을 지난다(15:35). 지리산둘레길이 아니었으면 이런 산속 오지를 언제 와 볼 수 있었을까?
▼앞서 간 일행이 어째 안 보인다 했더니 길가 개울 아래서 도란도란 소리가 들린다. 가까이 가보니 벌써들 등산화 벗고 개울에 들어가 탁족을 할 모양새다.
▼후미는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위에서 발씻은 물 내려오는 다리 아랫쪽에 자리잡는다. 그래도 발 담그고 보니 시원해 좋구먼.
▼재미있다는 듯 다리 아래 구멍으로 들여다 보는 표정 들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탁족을 했으니 또 걸어야지. 잠시나마 다리에게 미안함을 덜었다. ㅎㅎ
▼미동마을로 가는 길. 재를 넘었으니 이제 내려가는가 했더니 화살표는 다시 윗쪽으로 올라가란다. 올라가기 위해 잠시 휴식.
▼먹점재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강바람이다. 저 아래로 섬진강이 내려다 보인다.
▼미동마을.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16:50)
임도를 따라 걷다가 솔방울이 뒹구는 솔숲으로 난 숲속길로 들어선다.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의 솔향이 그동안의 피곤을 녹여준다.
▼대축마을 이정표가 보이니 반갑다.
▼눈 아래 목표가 보이니 긴장이 풀렸나? 퍼질러 앉은 모습들.(17:20)
▼천연기념물인 문암송이 위풍당당 하늘을 향해 기개를 펼치고 있는데, 바위를 뚫고 자란 600년 된 소나무로 높이 12.6m, 둘레 3.2m이다.
▼대축마을에 들어선다. 대축마을은 정보화시범마을로 지정되어 있다.
▼12구간 끝지점 대축마을 버스정류장. (17:50)
▼오늘 하루 걷기를 끝내고 악양마을 솔봉식당에 자리 잡고 앉는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로 목의 갈증을 달래며 오늘의 피로를 풀어본다.(18:10)
▼식사 후 2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언덕위 민박집. 이름도 예쁜 수채화마을 황토방 민박. 마을 부녀회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19:10)
<12구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