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 陞階納陛하니 ; 계단으로 오르고 섬돌로 들어서니 특히 궁궐의 계단은 기능적인 용도 외에도 특별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원래는 제후의 존칭이었으나 진시황제 이후에는 오로지 황제의 존칭으로 불렸다. 황제의 면전에서 '陛下'라고 하는 것은 직접 지칭함을 피하고 계단 밑에 서 있는 호위병을 부른다는 뜻이다. 계단 위에 있는 황제는 계단 아래서 볼 때 가장 존귀한 존재가 된다. 만약 계단 아래의 사람이 陛上의 존재를 직접 부른다면 크나큰 결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겸손과 존경의 마음으로 계단 아래의 시종 곧 폐하를 부르는 것으로 대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제국 이전까지는 陛下라는 호칭을 쓰지 못하고 대신에 殿下라는 칭호를 썼다. 하고, 『釋名』에 따르면 '階는 陛요, 陛는 卑이니 높고 낮음이 있다. 階는 梯(사닥다리 제)이니 사닥다리와 같이 등차가 있어서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알 수 있다. 계단 위에 있다는 것은 지체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계단은 단순한 건축 구조물의 기능을 뛰어 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허균, 『고궁산책』중에서)뿐만 아니라 고관대작의 의관에도 계급에 따른 차이가 있었는데, 冠인 弁에도 삼량(三梁), 오량(五梁), 칠량(七梁)의 구별이 있었다. 梁에는 모두 구슬이 달려 있었는데 군신들이 오르내릴 때 冠의 구슬이 별처럼 반짝였음을 弁轉疑星으로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皆를 덧붙여 올라갈 수 있도록 나란히 늘어선 층층대의 뜻을 나타냈다. 또한 실이 옷감 사이로 들어가므로 轉하여 '들이다'는 뜻으로 쓰임. 덧붙여 층계를 뜻하는데 특히 비를 맞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만든 궁궐의 층계를 말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