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네 일상이란 게 언제는 녹록했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누구는 약지 못해, 누구는 약아도, 하릴없이 오는 비 부는 바람 옴팡 다 맞으며 사는 게 우리 인간들입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나 자신의 고단함을 내가 먼저 알아줘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매일매일 나 자신을 격려하라고 토닥입니다. 오늘도 고생했어, 잘 살아냈어, 그렇게요.
와타나베 가즈코는 1927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성신여자대학과 상지대학 대학원을 수료하고, 1956년 노틀담 수녀회에 입회했습니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으로 돌아와 1963년 36세의 젊은 나이로 노틀담 성신여자대학원장에 취임했고, 노틀담 성신학원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2016년에 선종했습니다. 이 정도면 아쉬움도 미련도 없을 것 같은데 그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계획한 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중단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흥분하거나 화내지 마세요. 그게 인생이니까요._3월 4일”(73쪽)
와타나베 수녀는 아홉 살 때 눈앞에서 부친의 죽음을 목격합니다. 두 오빠의 시샘을 살 만큼 부친에게 사랑받는 막내딸이었던 그녀는 충격으로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그게 인생이니까요.” 그녀의 이 말은 결코 경험 없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실로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약하고, 깨지기 쉽고, 결점투성이인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_2월 3일”(42쪽)
『366일 사랑과 격려의 말』은 와타나베 수녀가 1973년부터 2003년까지 30년간 쓴 9권의 책에서 문구를 발췌하여 엮은 것입니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사랑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핍과 결점 많은 자신에게 “인생의 겨울을 대비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38쪽)고 위로합니다. 겨울은 춥지만 우리는 추운 겨울을 대비할 줄 압니다. 보일러를 수리하고 따뜻한 외투와 목도리를 장만합니다. 겨울은 항상 추우니까 새삼 겨울을 탓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와타나베 수녀가 말하는 사랑은 무조건적이지도, 맹목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자유의 무게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할 수 없다.”(321쪽)는 인생의 비밀을 알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