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델리 도착하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좌석에 앉을 때마다 느끼는 묘한 긴장감!
수도 없이 타 본 비행기지만,?그 때마다 스믈 스믈 다가오는 비행 공포증!
기도한다.
안전한 이착륙이 이뤄지기를...
이 때만큼은 진지한 겸허함이 내 깊은 심장에서 부터 우러나온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델리.
어디선가 확 밀려오는 요상한 냄새,
지금까지 다녔던 어떤 나라와도 구별 되는 냄새다.
그래서 인돈가?
모든 나라가 미국을 닮아 가는데,
인도는 아직 인도로 남아 있단다.
나는 미국을 닮지 않은 나라를 보고싶다.
사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서도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에서도 심지어 로마의 콜로세움 앞에서도 미국이 보였는데,
인도를 다녀온 수많은 사람들이 인도는 미국이 아니더라고 한다.
인도 어딜 가면 미국이 보이지 않을까?
그렇게 도착한 델리 공항.
원래 도착 시간은 저녁 7시 55분이었는데 약간 연착하여 8시 반 쯤 도착했다.
그래!
인도니까.
한국에서는 1분도 1초도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다가도 인천공항만 나서면 넉넉해 지는 마음.
꼭 인도가 아니어도 배낭을 매면 너그러워지는 내 마음이 벌써 한국에서 찌든 마음의 치유가 시작되고 있다.
그래!
그래서 여행을 하는거야.
앞 서 가는 사람들을 따라 데리 공항을 나섰다.
국제 공항이라고 하기엔 많이 허술한 시설물들.
서울역보다 못해 보여도 난 그저 좋기만하다.
난 역시 촌놈이다.
세련됨이 싫다.
유럽을 구석 구석 다닐 때도,
거대한 유적과 잘 정돈된 건물들과 예쁘기 그지없는 쇼윈도우의 진열된 상품들이 처음에 재미도 있고 기분도 좋았지만(여행인데 어딘들 감흥이 없겠나 만은) 한국에 돌아 오면 다 잊어 버리나,
히말라야,라오스의 루앙프라방, 방비엥,그리고 델리, 바라나시, 아그라는한국에 돌아와 일상 중에도 문득 문득...
"바라나시 가트에 앉아 짜이 한잔 하고 싶다."
는 생각은 나만의 낭만인가?
다시 델리 공항으로.
도착하면 쭉 쭉 빠져 나갈 줄 알았지만 웬 걸,
입국 심사장에서부터 구불구불하게 늘어 선 줄이 언제 나에게 까지 올 줄 몰랐다.
그렇게 한 참 기다려서 9시 50분이 되어서야 공항을 나설 수 있었다.
기다렸다는 듯 다가오는 릭샤꾼들.
나는 빠하르간지(델리의 여행자의 거리)로 간다.
이제 인도에 왔으니 인도 법을 따라야지.
인도라고 별건가?
그래도 내가 배낭 배태랑이다.
릭샤꾼과 흥정을 하고,?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한 숙소로 갔다.
인도 여행을 준비 하면서 델리 시내에서 꼭 가고 싶은 곳 몇군데가 있었는데,
버하이 사원, 네루 플레이스, 네루 대학교, 꾸뜹미나르 등이다.
그리고 델리에 머물면서 몇군데가 더 추가된다.
릭샤꾼의 인도에 따라 숙소로 달려 가면서,
아! 내가 인도에 오긴 왔구나.
숙소에 도착,
짐을 풀고,
숙소 근처를 천천히 돌아 다녔다.
나의 여행 습관 중 하나는 숙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숙소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고 주변 대중 교통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다.
그래야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시내를 쉽게 돌아 다닐 수 있는 지식을 얻게 된다.
주변의 지형을 충분히 숙지한 후,
네루 플레이스로 가보자.
네루 플레이스는 한국의 용산 상가라고나 할까?
각 종 컴퓨터 제품과 중고 물품,
동대문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골라 골라 제품들,
한마디로 난장판 같았다.
그래서 재미는 더 한 곳이다.
사람도 많고, 장사도 많고 물건도 많으니 눈이 호사다.
여기 저기 오가는 사람들 구경에 물건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2시간 돌아 다녔을까
갈증도 나고 힘도 빠졌다.
으~ 시원한 냉커피 한잔 했으면 좋겠다.
앗 눈 앞에 보이는 오아시스, 바로 맥도날드다.
그런데 뭐야~
맥도날드 들어가는데 무슨 소지품 검사를 하고 난리야.
기분이 좀 얹잖았지만 이 나라 규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20루피를 주고 시킨 아이스 카페 모카를 눈앞에 두니 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왜냐고?
인도의 여행 환경은 다른 동남아나 중국 등에 비해 열악하다.
더운 날씨에 다른 나라 같으면 편의점에 들어가서 에어콘 바람으로 쉬고 길거리의 냉과일 쥬스 등으로 목도 좀 축일 수 있겠지만 인도는 편의점도 찾기 힘들고(없다는 것이 더 옳다.)
길거리 음료는 마시면 지저분한 관계로, 그리고 물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설사 하기 딱 알맞다.
그러니 2시간을 돌아다니다 만난 맥도날드가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미국적인걸 싫어하는 내가 인도 도착한지 몆시간도 되지 않아 미국적인 것을 찾다니...
모순이다.
다음은 뉴델리 역으로 가서 뉴델리-바라나시-아그라-자이푸르-뉴델리의 기차표를 사고,
저녁엔 우아하게 탄두리 치킨 먹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
표 사는 것과 저녁 먹는 건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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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데...ㅠㅠ; 까마귀로 굽는데도 있군요. 다행입니다. 여긴 한국이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