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진설명: 2013년 6월 22일 인사동 옥정에서 조촐하게 <닥터k> 출간을 기념했다. 아래줄 좌측부터 황건 시인, 신승철 시인, 김춘추 시인, 유담 시인 가운데줄 홍지현 시인, 나해철 시인, 이용우 시인, 박언휘 시인 뒷줄 좌측부터 박권수 시인, 한현수 시인, 김완 시인 그리고 김연종 시인.
시동인회 巡禮(순례) 25
의학, 문학과 만나다
〈한국의사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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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종(시인)
의학, 문학과 만나다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 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경험은 오류가 많으며, 판단은 어렵다. 의사는 그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할 준비뿐만 아니라 환자와 간병인, 외부 여건을 치료에 협력하게 만들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ㅡ히포크라테스 첫번째 아포리즘
본업인 의업을 숭상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기운에 이끌려 문학을 하는 의사들이 함께 모였다. 의학과 문학이라는 다분히 이질적인 두 학문의 만남도 진실을 매개로 한다면 온전히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의학은 더욱 간절하고 절실해진다. 하지만 작금의 의사들은 더 이상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하지 않으며, 슈바이쩌를 가슴에 품지 않는다. 의업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였고, 의사들은 돈 밖에 모르는 파렴치한으로 인식되는 현실 앞에서 고뇌하고 갈등한다. 이렇듯 의사와 환자 사이 깊게 패인 불신의 벽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서로 간에 신뢰를 회복하고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여러 대안들이 제시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의학과 문학의 만남의 장이다.
사진설명: 2013년 6월1일 <문학의학학회>가 주최한 제4회 학술대회 <의학,문학에 감염되다>학술세미나가 대한의사협회 동아홀에서 열렸다
의사, 시를 쓰다
의학과 문학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고통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이고, 둘 다 치유를 목표로 한다는데 있을 것이다. 육체의 고통을 치유하는 의학과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문학의 만남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육체의 병을 치유하는 의사들이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어루만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유심>이 답했다. 시 전문 잡지<유심>은 2011년 3·4월호 특집 '의사, 시를 쓰다'를 통해 전국의 시쓰는 의사 24인을 주목한 것이다. 바쁜 직업생활 속에서 어떻게 좋은 작품을 써내는지 신기하다며 "현역 의사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특집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소개한 바 있다. 허만하, 마종기, 김춘추시인등 이른바 시 쓰는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후 여러 회원들이 모든 의사시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전국적인 모임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한국의사시인회는 2012년 6월 9일 서울역 KTX 5회의실에서 창립 총회를 열며 정식 활동을 시작하였다.
사진설명: 창립회원에는 김경수 시인·김세영 시인·김연종 시인·김완 시인·김춘추 시인·김현식 시인·나해철 시인·남상혁 시인·마종기 시인·박강우 시인·박언휘 시인·서홍관 시인·송세헌 시인·신승철 시인·이규열 시인·이용우 시인·유담(유형준) 시인·장원의 시인·조광현 시인·홍지헌 시인·황건 시인 등 21명이 참여했다.
의학을 실험적 검증과 과학적 추론만의 영역으로 경계 짓는 것은 미흡하다. 진정한 의학은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관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詩)와 깊이 닿아 있다. 따라서 시와 의학의 융합은 직관, 상상력 그리고 창의적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풍부하게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의학과 시가 과학과 예술로 구분되어 각각의 영토에 제각기 놓여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의학과 시의 사이에 놓여있는 고급스러운 구별을 헐어내고 사귀어 서로 오가는 통섭(通涉)의 능력을 갖춘 의사시인의 능동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의사시인들이 시적 소양을 증진시키기 위한 상호 교류의 터전을 마련하여 궁극적으로 의료발전과 시적 능력 고양에 함께 기여함을 목적으로 ‘의사시인회’를 창립한다.
우리 ‘의사시인회’는 창립 목적을 달성하고자 시회(詩會), 시집 발간, 강연회 등을 포함한 의료와 시의 통합으로 오히려 각각의 고유성이 한결 빛나는 활동을 할 것이다.
먼 후일, ‘의사시인회’가 내딛는 오늘의 첫걸음이 의료계와 시계(詩界)의 많은 이들에게 지혜와 포용의 무변(無邊)한 가능성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하며, 시를 사랑하는 의사들의 동참을 청한다.
한국의사시인회 창립취지문
2012년 6월 9일
의사시인회, <닥터 K>를 상재하다
누구는 흰가운을 벗어야 시를 쓰고 누구는 입어야 쓴다. 마종기 시인은 서문에서 "좌뇌 파로서의 과학자와 우뇌 파적인 감성과 인문학을 두루 겸비해야 환자에게는 이해심 많은 훌륭한 의사, 자신에게는 편향되지 않으면서도 자유를 향유하는 행복한 의사가 될 수 있다"며 "시를 사랑하는 의사들의 모임과 사화집의 꾸준한 발간은 의료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의사의 질을 높이는 데도 한몫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는 25명의 시인들이 각자3편씩의 작품을 선보였다.
김경수(부산·김경수내과의원)·김세영(서울·김영철내과의원)·김승기(경북·김신경정신과의원)·김연종(경기·김연종내과의원)·김완(광주·광주보훈병원 심혈관센터)·김응수(서울·한전병원 흉부외과)·김춘추(가톨릭대 명예교수)·김현식(서울·송도병원)·나해철(서울·나해철성형외과)·박강우(부산·박강우소아청소년과의원)·박권수(대전·나라정신과의원)·박언휘(대구·박언휘종합내과의원)·서홍관(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송세헌(충북·중앙의원)·신승철(서울·큰사랑노인병원)·유형준(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이규열(동아대병원 정형외과)·이용우(한강성심병원 산부인과)·장원의(서울·장안과의원)·정의홍(백병원 이비인후과)·조광현(부산백병원 흉부외과)·주영만(경기·우리내과의원)·한현수(경기·야베스가정의학과)·홍지헌(서울·연세이비인후과의원)·황건(인하대병원 성형외과) 등이 참여했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사랑하는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누구는 가운을 입은 채로 냉혹한 의료현장을 들여다보고 누구는 가운을 벗은채로 따뜻하지만 낮은 삶의 현장을 들여다본다. 비록 의사시인들의 소박한 글쓰기이지만 시대를 배경으로 한 나름의 自畵像이요 사회적 精神史를 담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이제 첫 사화집을 출간하고 갓 행보를 시작한 한국의사시인회는 한국문단에 시적 외연을 확장하고 의사들에게는 시를 보급하는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 이제 막 출발선상에 있는 한국의사시인회의 활동을 조심스럽게 지켜봐 주길 바란다. 한국의사시인회 초대 회장은 유형준(필명 유담) 시인, 고문에는마종기, 김춘추, 신승철, 김경수시인, 부회장은 송세헌, 박언휘시인 그리고 총무는 김연종 시인이 맡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 40여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사 10만 시대에 시 쓰는 의사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아직 전체시인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의사 이면서 등단한 시인이면 누구든지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 기회를 빌어 전국의 의사시인들의 참여를 희망한다.
【웹진 시인광장 Webzine Poetsplaza SINCE 2006】 2013년 7월호(2013, Ju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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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의사 시인은 마종기 선생님만 알았는데 선생님을 비롯하여 참 많네요. 누구보다 지식인들이 의학학문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시를 쓰면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보람되고 가치있는 삶을 사시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