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원 정수 축소 방안이 추진되자 옛 창원·마산·진해 지역별 시의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의원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옛 창원·마산이 동수로 축소되는 것과 옛 진해가 너무 많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반발이 일고 있다.
축소되는 지역구 의원들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이고, 특히 가장 많이 축소되는 옛 진해지역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창원시의원 얼마나 어떻게 줄어드나= 경남도 선거구획정위원회는 3일 회의를 열어 창원시의원 정수를 현행 55명에서 40명으로 모두 15명을 줄이는 잠정안을 발표했다. 지역구 의원수를 47명에서 36명으로, 비례의원을 8명에서 4명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잠정안에 따르면 비례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의원 수는 옛 창원·마산이 각각 3명씩 줄어든다. 옛 진해는 5명이 줄어들어 축소 폭이 가장 높다. 선거구는 18개에서 16개로 2곳이 타 선거구에 통합된다. 합쳐지는 선거구는 옛 창원 동읍·대산면과 북면·의창동, 옛 진해 중앙동·태평동·충무동·여좌동과 태백동·경화동·병암동·석동이다.
◆옛 진해지역 의원 반발 거세= 이번 도 선거구획정위 잠정안에 옛 진해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현행 진해지역은 지역구 11명과 비례 2명으로 13명이지만, 축소 잠정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지역구 6명뿐이다. 비례의원이 확보될지는 미지수이다.
의원정수가 가장 많이 축소되는 지역구에 속한 정우서(태백·경화·병암·석동) 의원은 “시의원으로서 일을 하지 말라는 소리이다”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5명이던 2개 선거구를 합쳐 2명으로 줄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2명의 시의원이 그 넓은 지역을 어떻게 커버를 할 수 있겠냐. 비효율적이다. 인구가 줄어든 부분도 있지만 시의원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명에서 1명으로 정수가 줄어드는 지역구 소속 박철하(이·자은·덕산·풍호동) 의원은 점차적인 축소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창원시의원 규모 축소가 필요하지만 갑작스럽게 많이 줄이는 것은 지역적 반감을 불러올 것이다”면서 “창·마·진 통합 특수성이 아직까지 필요한 만큼 점차적으로 줄여나가야 지역 반감이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옛 창원-마산 동수 축소 이견= 옛 창원-마산지역 의원들은 의원정수 축소 방안에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두 지역이 똑같은 숫자로 축소되는 것에 대해 옛 창원지역 의원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의원정수를 줄이더라도 동수로 줄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얘기이다.
차형보(동읍·대산면) 의원은 “인구가 비슷한 수원시의원이 34명이기 때문에 창원시의원도 축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창원과 마산이 똑같이 3명씩 줄어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창원시의원이 줄어든다면 마산과 진해가 많이 줄고, 창원은 현재와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번 의원정수 축소방안은 인구와 지역 비율을 너무 편파적,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이다”며 “무엇보다 인구를 보면 창원 50만 명이고 마산은 40만 명인데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비해 마산지역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이다. 다만 의원정수가 줄어드는 해당 지역구 의원의 불만은 팽배하다.
조갑련(내서읍) 의원은 “의원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다 판단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내서읍의 경우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드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그나마 마산과 창원이 똑같이 의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다행이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15명이 줄어들 경우 관할 읍면동이 5~6개에 달하는 시의원은 시민을 대변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질 것으로 보이고, 5개 구청별로 축소 규모가 달라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경남도의원들 사이에 상당한 논란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김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