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화요일. 4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4월이 되면서 여기저기에서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해서 일찍 꽃들이 피어난다고 했다. 바쁘게 꽃구경을 다녔다. 3월 30일 토요일에 개나리꽃동산 응봉산에, 4월 2일에 진달래꽃동산 원미산에, 4일에 벚곷동산 만석공원에, 6일에 벚꽃이 바다를 이룬 하남 남한강변 경정공원에, 9일에 양재 여의천 벚꽃길에, 10일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13일 인천대공원 꽃 전시장에, 16일 서울숲과 중랑천 튤립꽃밭에, 18일 서울식물원의 튤립과 수선화 꽃밭에, 23일 시흥시 은계호수공원과 그 옆 오난산 철쭉꽃밭에, 25일 서울 성동구의 응봉친화숲길에, 27일에 광교호수공원 신대호수의 철쭉꽃밭에, 그리고 30일에 서울 금천구의 숲이 좋은 호압사와 호암늘솔길에 아내와 함께 가기도 하고 혼자 다녀오기도 했다. 지하철 여행을 12회 했다. 4월의 좋은 계절에 꽃이 만개한 때에 맞추어 다른 어느 때보다 화사한 꽃들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4월 12일 금요일에 광주에서 지숙이 부부가 우리 집에 왔었다. 가끔 연락을 하며 살았고 광주에서 만나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도 있지만, 집에 찾아 온 것은 처음이다. 중학생 때에 엄마가 죽어서 아빠와 오빠인 종주, 동생인 종호와 실질적으로 주부 역할을 하며 살았을 것이고,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에는 강한 생활력으로 가정을 잘 이루어 가는 모습이 엿보인 조카이다.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홍삼톤을 보내 주고, 망월동에 있는 외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묘에 꽃을 들고 가서 성묘를 했던 귀한 조카이다. 아내가 지숙이 엄마의 마지막을 지키며 임종을 했고, 우리가 여수에 살 때 태어난 종호가, 엄마가 아파 보살필 수 없는 형편이 되었을 때, 어려운 부탁을 듣고 여수로 데려가 40여 일을 키워주기도 했었다. 아내는 천식으로 자주 아프며 고생하는 시누이에 대한 애틋한 정과 함께 그 자녀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이번에 우리 집 방문 계획 소식을 들으면서부터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어 하며 설레임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한우 갈비를 인터넷으로 구입하여 정성껏 요리해서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3시간 정도 머물다 갔는데, 전송하고 들어오면서 아내가 눈믈이 계속 나온다고 하면서 왜 이러지, 왜 이러지 하며 울먹였다. 그 모습을 보니 내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애틋한 정으로 반갑게 맞이했다가 보내면서 흐뭇함에서 울어 나오는 감정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되었다.
병원에서 고관절 인공관절을 하라고 하는데, 나이가 많아 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왼쪽 허벅지에 계속되는 통증을 완화해 보려고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물리치료를 3월부터 10회 받았다. 치료를 받을 때는 통증이 가시고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이지만 하루쯤 지나면 그 효과가 모두 없어지는 것 같아 5월부터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아프니까 노인이다 하는 생각으로 심하지는 않고 견딜 만 하기에 그냥 지내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상당히 인내심이 강한 것 같아 견디며 살아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