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된 졸업사진 -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동창들이 3개월마다 시내에서 만나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우정을 더하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나누기도 한다. 그런데 6월모임은 두가지로 특별했답니다.
첫째는 18년동안 회장직을 맡아서 모임을 이끌어와서 자타가 공인하는 착한 장기집권 高회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주인공이 자기의 나와바리로 초대하는 바람에 경기도 파주땅까지 가게되었다. 개화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친구의 차로 이동해서 '아는 사람만 올법한 하우스식당의 별실'에서 성대한 행사를 치루고 앞으로는 2개월에 한번씩 만나자고 다짐했다.
둘째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보게 된 것이다. 兄뻘되는 친구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흑백사진4장을 보여주면서 '사진에서 자네를 한번 찾아보소'했다. 얼른보니 하단에 '1962년 안양국민학교37회졸업기념'이라고 적혀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나부터 찾아보았는데 잘 찾을 수 없었다. 음식점에 도착하니 먼저 온 친구들이 후속부대를 기다리느라 식당 앞 느티나무 밑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사진 주인 형아가 빙둘러 앉아있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들이밀면서 '각자 자기를 한번씩 찾아보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가 사진의 내력을 이야기했다 "내가 저금날 때 우리 어무니가 '너한테 줄 살림은 없고 네 졸업사진이니 잘 간직하거라'하면서 대나무석작에다 넣어주셨단다' 모두들 입으로는 친구 어머님의 맗씀을 칭송하면서 눈으로는 사진4장을 돌려가면서 각자 자신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누구도 자기사진을 쉽게 찾지못한 가운데 다른 친구가 찾아서 본인에게 알려주면 본인이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남자아이들은 사진촬영을 위해서 머리를 일제히 바리깡으로 깎았던지 모두다 머리가 까까중이었으며 여학생들은 한결같이 검정 상의에 하얀칼라를 받쳐입고 있었다. 나는 내사진을 열심히 찾았으나 대책이 없던차에 G양이 나를 찾았다며 짚어주었는데 얼굴이 넙적하고 이마가 너른 것이 나 같았다.
얼굴이 개미머리만하게 나와서 대부분 친구들은 자신을 찾지못하고 다른 친구들이 찾아주면 '그런가?'하고 반가와했다. 자기들을 찾고 나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들 사진도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이 친구는 성실한 놈', 이 친구는 재밋는 놈'이라고 아쉬어했다. 이어서 맨 앞줄에 앉아계시는 선생님들의 성함을 들먹여보기도 하고 그 시절의 학교생활을 이야기했다.
누군가 사진이 워낙 작으니 핸폰사진으로 찍어서 키워서 보자고 했다. 그래서 넉장의 사진을 차레로 찍어서 키워서 보기도 하고 단톡방에도 올렸다. 아직껏 단톡방에 가입하지 않았던 한 친구가 찾아와서는 어떻게 가입하는지를 묻더니만 금새 배워서 자기폰에서 자신을 열심히 찾았다. 또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다른 친구도 카톡방에서 귀한사진 보게되어 고맙다고 했다.
우리가 왁자지껄하게 놀고 있을 때 건너편
느티나무 밑에서 쉬고 있던 두 쌍의 부부가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 고향이 남쪽인가봐요 하면서 무슨 사진인지 좀 보자'고하면서 동네방네 분위기가 되었다. 한 여자는 자기 남편에게 '당신 학교도 졸업사진 있어요?'했다. 남편은 함봉했다.
첫댓글 나는 64년된 班사진과 62년된 졸업사진이 있는데 국민학교 친구들한테 얼굴을 확대하여 보내주었더니 아주 좋아하데요!
민회장님,
선달 재주로는 글을 올릴 수 없었는데
대신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못난 놈이 사진도 잘 나왔네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My pleas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