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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문재인 정부'가 2022년 5월 9일로 임기 5년간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하에 있었던 의전실수.실패 사례를 다시한번 살펴봄으로써 이를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앞으로는 이런 비슷한 실수.실패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20건의 사례를 뽑아 보았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사례들은 언론의 보도기사 중에 발췌, 정리한 것으로 실제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바라며,
새로 탄생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운영자>
1. 이해찬 중국특사가 받은 중국의 외교결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2017. 5.10)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에 거물급 인사를 특사를 파견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파견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2017년 5월 19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이해찬 특사를 접견한 시진핑 주석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양국 갈등을 잘 처리하자고 밝혔다.
중국측에서는 이 자리에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상무부주임, 장예수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부부장,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그런데 이날 시진핑 주석은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福建廳)에서 이 특사와의 회견에서 자신은 테이블 상석에 앉고, 이해찬 특사는 시진핑 주석 테이블의 오른쪽 아래 좌석에 앉게 했다. 마치 자신의 부하처럼 좌석배치를 한 것이다.
이를 놓고 중국의 외교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통령 특사는 대통령을 대신해서 파견되기 때문에 상대국 국가원수와 동급으로 나란히 앉는 것이 국제관행이다.
실제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박근혜 특사가 후진타오 주석을 면담했을 때도 나란히 앉았으며,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김무성 특사가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을 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제관계에서 의전관계는 매우 중요하며, 양국 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특사 파견 이전의 양국 간 실무 교섭단계부터 이러한 점을 강조해 이같은 ‘외교적 굴욕’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테이블 상석에 앉고 이해찬 특사는 테이블 옆에 앉도록 해 좌석배치가 시 주석 주재 업무보고를 형식이 됐다.(사진 위) 이런 좌석배치는 2013년 1월 23일 박근혜 대통령 당시의 김무성 특사가 시 주석과(가운데), 2008년 1월 17일 이명박 대통령 당시의 박근혜 특사가 후진타오 당시 주석 옆에 나란히 앉은 것(아래)과 비교된다.
2. '혼밥홀대론' 일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2017년 12월 13일부터 3박4일간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중국을 첫 방문한 것은 당시 사드(THAAI) 갈등으로 소원해진 양국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컸다.
베이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 외에도 재중국한국인 간담회, 한중비즈니스 포럼, 문화교류의 밤, 베이징대학 연설, 리커창(李克强) 총리 면담 등의 일정을 수행하고, 충칭(重慶)으로 이동해 1995년 복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는 등의 일정을 수행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방중 기간 내내 불거진 중국의 ‘의전홀대’논란과 중국 경호원들의 동행기자단 폭행사건은, 이른바 국빈방문과는 격에 맞지 않은 외교적 결례로 이어져 국민의 공분을 샀고, 이는 두고두고 문재인 외교의 흑 역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비교적 큰 이슈를 정리해 보면,
방문 첫날,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할 때 공항에 나온 사람이 외교상 격이 떨어지는 외교부 부장조리다. 우리나라로 치면 차관보급이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 때는 차관이, 박근혜 대통령 때는 수석차관이 영접한 것과는 비교가 된다.
그리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의 주요 지도부가 이날 난징(南京)대학살 80주년 추모식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모두 비웠다는 점 등에 서다.
방문 둘째 날, 문 대통령을 위한 공식 환영식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툭툭 친 것도 결례 논란이 일었다.
또한 13일 저녁부터 16일 점심까지 9차례 식사 기회 중에 중국 지도부와는 단 2차례만 함께 했을 뿐이다. 베이징에서의 공식 국빈만찬과 두 번째 방문지인 충칭에서 현지 당서기 천민얼(陳敏爾)과의 오찬이다. 나머지는 모두 ‘혼밥’으로 채워졌는데, 베이징에서는 리커창 총리와의 오찬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특히 세끼 연속의 ‘혼밥’이 홀대론에 불을 댕겼다. 즉 외교참사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중경제파트너십 개막행사장에서 문 대통령을 따라 이동하던 한국일보 사진기자를 중국 경호요원이 낚아채 넘어뜨리고, 매일경제 사진기자가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호원들의 집단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 외교부장관이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중국측은 이마저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말았다.
앞으로는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에는 그 나라의 큰 국가적 행사가 있는 날은 가급적 피하고, 또 방문에 앞서 양국 실무진끼리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방문성과와 함께 최소한의 예우가 따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3. 중국으로부터 자주독립을 상징하는 독립문 앞에서 외친 3.1절 만세삼창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의 역사관에서 문재인 대통령내외를 비롯한 애국지사, 정당대표, 시민,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3월 1일 오전에 열렸다. 기념식이 끝난 후 문재인 대통령내외가 선두에 서서 약 400m를 참석자들과 보도 행진을 한 후 독립문 앞에서 '만세삼창'을 하였다.
그런데 이 독립문은 구한말 서재필 등 선각자들이 주도해 조직한 독립협회 주관으로 국민모금을 통해 중국에 사대하던 상징적 공간이던 '모화관(慕華館)'의 정문인 '영은문(迎恩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것으로, 1896년 11월 21일 정초식을 거행하고 이듬해 11월 20일 완공했다. 다시말해 이 독립문은 '일제'보다는 '중국(청나라)'으로부터 자주독립에 관련된 곳으로, 행사주최측에서 번지수를 잘못짚은 것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3.1절 기념식의 성격상 이 행사의 마지막 만세삼창 이벤트를 중국(청나라)과 관련된 독립문이 아니라, 일제의 침략과 탄압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장소인 서대문형무소의 어느 한 공간에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 라오스 출국 공항행사장에서의 해프닝
문재인 대통령내외가 2019년 9월에 5박6일 일정으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하였다.
그런데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귀국길에 오르는 공항환송식에서 김 여사가 문 대통령보다 서너 발짝 정도 앞서며 환송 나온 학생들에게 손을 흔드는 해프닝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어 전용기에 탑승할 때도 역시 문 대통령보다 김 여사가 탑승계단에 먼저 오르는 모습이 노출되었지요.
그 뿐만 아니라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이동할 때도 대통령 일행보다 한참 앞장서서 걷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같은 사진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가 김정숙 여사냐는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라오스에서의 공식 공항출국행사에서는 당연히 문 대통령이 앞서야 하며,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김 여사가 문 대통령 옆에서 함께 걷거나, 아니면 문 대통령이 환영나온 이해찬 당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과의 요담을 고려해 약간 뒤에서 따라가는 방식이 무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국제사회의 규범인 공식 의전을 제대로 준수해야 할 영부인의 이같은 일탈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 하나, 사진으로 보는 김 여사의 의상도 영부인의 의상에는 걸맞지 않은, 너무나 평범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문 대통령 일행보다 한참 앞서 걷고 있는 김정숙 여사 모습.
5. 적잖이 뒷말을 남긴 6.25 국군 유해봉환 행사
2020년 6월 25일 오후, <6ㆍ25 70주년 추념식>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또 이날에는 미국에서 봉환한 국군 유해 147위를 직접 맞이하는 행사도 동시에 열렸다.
정부는 이날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조포 21발을 쏘는 등 고향에 돌아온 영웅들에게 최고의 예우로 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국군 유해 147위는 미국 하와이를 떠나 행사 전날인 6월 24일 오후 5시 4분쯤 공군의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 편으로 성남공항에 도착한 뒤 방역작업을 거쳤으며, 또 다른 기종인 KC-330으로 옮겨져 활주로 위에서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해 봉환행사는 적잖이 뒷말을 남겼는데,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같이 <6ㆍ25 70주년 추념식>에 맞추기 위해 전날 봉환한 국군 유해 147위를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니라 항공기 안에 하루 동안 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봉환 유해는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로 안치했다가 다시 행사장으로 모시는 것이 예법에 맞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음날 행사를 위해 서울공항에 다시 돌아가는 번거로움을 고려해 서울공항 내에서 그대로 모신다면 적어도 ‘임시 안치소’라도 만들어서 안치하는 것이 바람직다는 것이다.
둘째, 정부가 보여주기 위주로 6ㆍ25 행사를 기획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즉 당시 공중급유기 동체 위에 호국 영령을 기리는 영상을 빔으로 쏘는 ‘미디어 파사드’가 그 초점이 되었다.
이날 행사에 나온 공중급유기는 국군 유해를 모셔 온 공중급유기와 기종은 같지만, 전혀 다른 기체로서 이 행사를 주관한 국가보훈처는 “방역 문제 때문에 다른 기체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통한 소식통은 “공중급유기 동체인 곡면에 미디어 파사드가 잘 나오려면 영상을 매칭하는 ‘맵핑’ 작업으로 화면 조정을 해야 하는데, 이는 최소 이틀이 걸리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국가보훈처 설명과는 달리 청와대가 기획한 미디어 파사드 때문에 다른 기체를 사용했다는 것이 거의 정실에 가깝다.
셋째, 행사 시간 역시 논란이 되었다. 당시 행사는 오후 8시 40분 시작됐다. 해가 진 뒤 연 첫 6ㆍ25 행사였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6ㆍ25 행사는 보통 오전 중 실내에서 개최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실외로 바꿨다.”며 “고령의 참전 유공자의 건강을 고려해 여름철이라 선선한 밤으로 개최 시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미디어 파사드를 제대로 보여 주려면 일몰 후가 최적이라는 점이다.
넷째, 이날 행사에서 연주된 애국가의 도입부 일부를 둘러싸고 역시 논란이 일었다. 앞부분 연주의 3초가량이 북한 애국가 전주와 음정과 리듬이 거의 똑같다는 것이다. 한 음대 명예교수는 “북한의 애국가를 인용한 경우로 들린다. 굳이 따로 편곡할 필요성조차 없었다.”며 “예술인의 한사람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이같은 국군 유해봉환행사를 거행할 경우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되, 너무 인위적인 행사연출을 지양하고 검소한 가운데 성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차라리 6월 25일 당일, 서울공항의 추념식 행사 진행 중에 유해를 실은 항공기가 도착해 영접하는 의식(절차)을 가졌다면 더 감격적인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행사가 다소 시간이 걸리고, 약간 어수선하겠지만 말이다...
▲ 6ㆍ25 70주년 추념식에서 국군 장병이 미국에서 봉환한 유해 147위를 공군의 공중급유기
KC-330에서 옮기고 있다.
그런데 행사에 나온 KC-330은 정작 유해를 모시고 온 공중급유기와 기종은 같지만, 전혀 다른 기체다.
정부가 미디어 파사드를 진행하기 위해 기체를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끝
6. 호스트가 게스트에게 밀려난 삼성전자 인도공장 준공식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7월 9일 오후, 모디 인도 총리 등과 함께 삼성전자의 새 휴대전화 공장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당시 재판을 받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그의 안내를 받아 행사장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 공장 준공테이프를 끊을 때 주요인사의 위치가 문제됐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호스트’ 입장에서 주빈인 문재인 대통령 옆에 위치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대통령을 수행하는 ‘게스트’ 입장인 장관에게, 그것도 2단계나 주변으로 밀려났다. 마치 주객(主客)이 전도된 셈이다.
이 날 행사의 주인공은 누가뭐래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 옆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서고, 그 다음부터 '대통령의 수행자 자격'인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외교부장관 순으로 서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7. '태극기'가 빠진 대한민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 등 2박3일 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 대통령의 평양방문은 지난 2000년 6월의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10월의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최고 지도자로서 세 번째이다.
공군 1호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로 이동해 이날 오전 9시49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과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평양에서 김정은과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0만이 넘는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대중 연설도 하였으며, 남북 정상 간에 공동선언문도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번 남북 간의 긴장완화 등 평양방문의 정치적인 성과는 별개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지난 2007년 10월의 노무현 대통령 평양 당시를 되돌아보면, 2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타는 승용차에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와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를 달고 처음으로 평양 시내를 누볐다는 사실이다.
남북 쌍방 간에 '국기' 문제는 '뜨거운 감자'일 수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2007년 당시에는 청와대 비서진의 노력으로 평양측 간의 사전 협상을 통해 평양시내를 운행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용차량과 국빈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마련된 노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태극기를 거는데 '성공'했다.
둘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도착과 환영식 장면 등에 대하여 북한지역에서 처음으로 생중계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안방에서 편안하게 그 장면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는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상황에서 거둔 큰 상징적 사건이라 할 것이다.
이같은 노무현 대통령 방문과는 달리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추진한 청와대와 통일부는 그러한 고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이번에도 평양 환영식 등은 역시 생중계되었으나 환영나온 수많은 평양시민들의 손에는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공식명칭은 홍람오각별기)과 한반도기만 쥐어있을 뿐 태극기는 아예 없었고 ,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탑승차량에도 역시 태극기는 없었다.
국제관례상 방문국 국가원수를 맞이하는 공항의 환영행사장에는 그 나라 국기가 반드시 있어야 함에도 '국기가 없는 이상한 환영식'이 되고 말았다. 당시 이러한 사실을 우리 언론매체에서는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다.
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의 평양 시내 등장면에서는 2007년보다 훨씬 후퇴한 셈이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5.1경기장에서 10만명이 넘는 북한주민들을 행해 한 인사말에서 자신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떳떳하게 소개하지 않고, ‘남쪽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구설수에 올랐다.
앞으로는 지구촌 어디서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발 딛는 어느 곳이든 '대한민국 대통령'을 호칭하고 또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를 게시(게양)하는 문제에 대해선 관계당국의 더 깊은 고민이 있길 촉구한다.
8. 체코 대통령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체코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레스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도중에 2018년 11월 28일부터 이틀간 유럽의 체코를 방문했는데 아주 뒷말이 무성하였다.
우리와 지구촌 반대편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가려면 미국의 로스엔젤레스(LA)를 경유하는 것이 통상적 루트이지만 의외로 동유럽의 체코를 경유한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궁금증을 자아냈으며, 세계 항공업계에서조차도 화제가 될 정도였다고 한다.
처음 청와대에서는 체코 경유 이유를 ‘원전 세일즈 외교’때문이었다고 발표했다가 국내에서는 탈원전하고 해외에서는 세일즈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원전 세일즈가 중요한 방문목적이 아니라 ‘대통령 전용기의 중간 급유’때문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는 와중에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이 당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국민들에게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방문기간에 체코의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국내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불발되고, 그보다 격이 떨어지는 총리와 ‘공식회담’을 열었다고 청와대는 주장했으나, 체코에서는 그마저도 ‘비공식 면담’이라고 발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외교 참사’로 우리의 국위 손상은 말할 것도 없고, 사전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손님을 맞이하게 된 체코 정부 역시 얼마나 황당해 하였겠는가?
대통령도 없는 나라에 가고, 우리도 안 하는 원전 세일즈를 어떻게 할까? 하는 국민적 궁금증을 청와대나 외교부는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원전 세일즈도 아니고 중간 급유도 아닌 정말 다른 이유가 있을까 하는 것이 국민들의 궁금증인데 아직도 청와대는 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는 그해 9월에 문 대통령을 태우고 평양을 갖다온 민항기가 미국의 6개월간 대북제재금지사항에 해당돼 미국 LA를 경유할 수 없게 되었는데, 청와대가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숨기고 허둥지둥 다른 대안을 찾다가 동유럽의 체코 경유를 택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앞으로는 방문을 희망하는 상대국가와 사전 교섭을 통해 이러한 ‘외교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가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참석하는 공간이라 태극기 등이 비치돼야 함에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청와대의 '공식회담' 주장보다는 체코측의 '비공식 면담'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또한 이번 체코 방문에서 김정숙 여사의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비투스 성당을 꼼꼼하게 살펴보던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이 먼저 나가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고 혼자 남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황한 김 여사는 성당에서 급히 뛰어나오며 "우리 남편 어디 있나요?"하고 외치며 달려가 남편의 팔짱을 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같은 상황은 영부인의 의전 및 경호 담당팀의 큰 실수이자 경호가 엄중한 행사 현장에서 영부인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 체코 프라하 비투스 성당을 둘러보다 뒤늦게 나온 김정숙 여사가 "우리남편 어디 있나요?"라며
문 대남편에게 달려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9. 격(格)에 어울리지 않은 대통령의 네임펜 공동선언문 서명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 공동선언문>에 서명할 때 의전비서관의 안내를 받으며 ‘네임펜’으로 서명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의 논란이 일었다.
국가 정상들 간의 성명문에 개당 판매가격이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렴한 필기구를 사용토록 한 비서관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물론 “필기구 논쟁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의 핵심은 네임펜 서명이 대통령의 격(格)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가 정상들 간의 공식 서명문서에 네임펜을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 네티즌은 “왜 우리 대통령이 집에 굴러다니는 네임펜으로 사인하시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합의서에 서명한 펜은 추후 역사적 유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며 과거 정상회담 때 사용된 만년필들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공동 선언문에 만년필을 사용했다.
불똥은 김종천 의전비서관에게 튀었다. 김 비서관이 만년필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다. 그보다 앞선 4월 판문점 선언에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만년필을 사용했으며, 잉크가 번지지 않도록 입지로 누르는 과정도 있었다.
의전 전문가들은 서명을 만년필로 하느냐, 네임펜으로 하느냐보다 양 정상이 비슷한 필기구로 서명함으로써 합의문의 통일성을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독일 브랜드 ‘몽블랑’이 유명해진 것도 1990년 동서독 총리가 역사적인 통일 조약서에 서명할 때 나란히 같은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한 이후부터다.
전직 의전장 출신 인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때는 양측이 같은 형태의 펜을 사용해서 비슷한 굵기와 색깔로 서명의 모양새가 깔끔해지도록 한다”며 “평양 회담 장면을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7년 10·4 선언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했다. 당시 의전비서관실은 국산 만년필 업체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몽블랑 만년필에 ‘2007 남북 정상회담’을 새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고 한다.
이렇듯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의전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통령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하고, 또 돌발 상황이 터졌을 때 기민하게 대처하는 능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전비서관은 수준 높은 정무적인 감각과 함께, 오늘날 보편적인 국제적인 흐름(관행)까지 두루 겸비한 사람이 맡아서 보좌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10. 책상 짚고 넘어간 문 대통령의 ‘구겨진 국가원수 체통’
2018년 9월 6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전 생애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로 차별 없고 배제 없는 포용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문 대통령이 회의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회의장에 입장한 후 ‘ㄷ’자 모양으로 자리한 참석자들과 악수를 마치자 김종천 의전비서관은 문 대통령에게 손을 펼쳐 자리로 가기위한 길을 안내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의 뒤로 돌아가는 예정된 동선(움직이는 선)이 아닌 ‘ㄷ’자 안쪽 막힌 틈으로 문 대통령을 안내하며 문제가 생겼다.
김 비서관이 책상 틈 앞에 다다라서야 사람이 지나가기 협소하며 케이블로 막혀 있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김 비서관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이 지나가게끔 책상을 밀어 공간을 만들려 했으나, 그 사이 문 대통령이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다리를 번쩍 들어 책상 사이의 전선줄을 뛰어넘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장에서 책상을 뛰어넘어 간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었다. 대통령 경호처의 ‘효자동사진관’은 이 장면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청와대가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소탈한 대통령'이라고 홍보했지만 그 결과는 예상 밖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면 체통을 지키세요.”라며 국가원수(元首)로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의전비서관의 잘못이며, 앞으로 대통령 의전비서관은 행사계획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또 대통령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안내할 수 있도록 현장을 미리 체크해 그런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11. 문재인 대통령 없는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폐막식 사진
지난 2018년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51개 국가의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아셈정상회의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0년 10월에 당시 26개 가입국 정상급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강남의 COEX에서 열린 바 있다.
아무튼 국가정상급 인사들이 여럿 모이는 국제회의에서는 이런저런 뒷이야기가 많이 터져 나오기 마련인데,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한 몫 하였다.
폐막식이 열린 이튿날인 10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촬영시간을 놓쳐 정상 사진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진 불참에 대해 문 대통령이 사무실에서 원고를 고치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폐막식 기념사진을 찍을 무렵 9층에서 연설문을 고치다 주최측의 연락을 받고 이동하려했으나 했으나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아 지연됐다.”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일부 다른 정상도 기념촬영에 빠지는 등 당시 현장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고 해명했다.
사실 단체 사진 촬영은 단순히 사진 이상의 국제정치적 의미도 있다. 어느 자리에서 촬영하느냐 하는 것도 상당히 흥밋거리가 되며, 또 이런 자리엔 미리 가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대통령 자신에게도,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유익한 사교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영어에 능통한 이명박 대통령과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서툰 대부분의 우리 대통령들이 꺼리는 측면도 없지 않다. 앞으로 우리나라 대통령도 국제화 시대에 영어 하나쯤은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 본다.
어쨌든 정상회의에 참석한 대통령이 개막식이든 폐막식이든 단체 사진에 불참한 것은 ‘의전의 실패’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개인도 해외여행 때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중요한 국제회의에서 우리 대통령이 없는 사진에 대해 청와대는 주최 측에 책임을 돌렸지만 청와대 의전 보좌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폐막 시점인데 무슨 연설문을 수정하며, 대규모 국제회의장으로 사용될 정도의 건물이면 엘리베이트가 한 대도 아닐 터인데, 아무래도 ‘국가 의전’에 나사가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 문재인 대통령이 없는 상태에서 참석한 정상들이 폐막식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제회의 단체 사진에 빠진 것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다. 지난 2016년 3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16 핵안보정상회의’의 폐막식 단체 기념사진 촬영에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상들의 단체 사진은 이날 본회의가 오후12시45분에 끝나면 15분간 휴식한 뒤 찍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본회의가 늦게 끝나면서 15분으로 예정된 휴식 시간이 사실상 없어졌고 곧바로 단체 사진 촬영에 들어갔다.
휴식 시간을 이용해 세면장으로 향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용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이미 단체 촬영이 끝난 뒤였다고 해명했다.
12. 대통령부인의 대통령휘장 사용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모디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2018년 11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인도를 방문한 후 귀국했다.
김정숙 여사는 인도에 머무는 동안 모디 총리와 면담 후 코빈드 대통령 영부인 주최 오찬 참석에 이어 허 왕후(許 皇后) 기념공원 착공식, 디왈리 축제 개막식과 점등행사 등에 참석하며 양국 간의 협력관계를 다졌다.
그런데 이번 인도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만이 받도록 돼 있는 의전을 영부인이 받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은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대통령 탑승 시 부착하는 대통령 휘장을 드러냈는데, 이는 청와대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지난 1967년 1월 공포된 <대통령공고 제7호> '대통령 표장에 관한 건'에는 대통령 휘장은 대통령이 탑승하는 항공기·자동차·기차·함선 등에 사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도 국민들에게 우리로서도 대한민국의 대표단 성격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휘장을 떼지 않았다.”며, “이번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은 개인적인 일정이 아닌 모디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양국 간의 우호협력을 다지기 위해 대통령을 대신해 간 것이고, 실제로 인도에서는 국빈급에 해당하는 예우로 여사님을 환영해 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공군2호기를 사용한 것은 김 여사와 수행원의 안전과 효율적인 일정수행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영부인이 단독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이 여사는 1999년 일본 센다이를 방문하고, 이어 2002년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미국 뉴욕을 단독으로 방문했는데, 출국과 귀국 모두 민항기를 이용해 당시에는 이러한 논란은 없었다.
비록 청와대의 의견처럼 비록 대통령을 대신한 한국대표단 자격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휘장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권위를 표상하는 하나의 상징물이므로 대통령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은 이를 사용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는 관련 규정을, 앞으로는 제대로 지켜 불필요한 시빗거리를 차단시켜야 할 것이다.
13. 사진 한 장으로 빚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
사진 한 장으로 ‘외교 결례’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1월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릴 때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 담당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15분 동안 기다리며 완전히 잠에 빠져 있다(he totally fell asleep).”면서 문 대통령이 입을 꾹 다문 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린 것이다.
당시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펜스 부통령의 직전 일정(미·아세안 정상회의)이 지연되면서 두 사람의 면담 시간도 30분 미뤄졌다. 문 대통령은 예정 시간보다 36분 뒤인 오전 11시6분쯤 면담장에 먼저 도착해 11시19분 펜스 부통령이 도착할 때까지 약 13분 동안 그를 기다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 배석한 참모진과 담소를 나누던 문 대통령이 잠깐 눈을 감은 것은 약 10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필 그 장면이 대만의 싼리(三立)TV에 보도되면서 ‘국격 논란’을 빚게 된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의전 업무 경험이 많았던 한 인사는 “대통령이 다른 장소에서 대기하다 입장하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먼저 입장해 다른 나라 고위급 인사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에는 카메라 위치나 동선 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출신의 한 전직 의전장 인사는 “의전에 대한 국민 관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현재는 스마트폰과 SNS가 보편화된 만큼 화면에서 보이는 대통령 동선에 보다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전뿐만 아니라 경호와 취재 지원을 포함한 공보 파트까지 세 분야가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과 면담을 갖고 있는 모습
14. "문대통령, 말레이시아서 인니어 인사"…'외교 결례' 지적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3월 중순에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의 초청을 받아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마하티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는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해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상대국을 배려해 말레이어로 오후 인사에 해당하는 말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표현은 말레이시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오후 인사라는 것이다.
말레이어의 오후 인사말은 '슬라맛 쁘땅(Selamat petang)'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이 쓴 '슬라맛 소르'라는 표현은 '슬라맛 소레'라는 인도네시아어 발음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경찬 영산대 교수는 “'인도네시아어의 뿌리가 말레이어에 있으니 sore건 petang이건 무슨 상관이냐' 한다면 외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어가 말레이어로부터 비롯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의 표현에는 다른 부분이 적지 않은데 sore와 petang이 그런 예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어 통역이 있었다면, 최소한 제대로 된 대사관 직원 한 명이라도 기자회견문을 미리 살펴보고 'Selamat petang'으로 바로 잡아줘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연설, 그것도 해외 국빈방문에서 대통령의 한 마디는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외교부가 대통령의 기자회견문 모두 인사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같은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는 두 나라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한때 말레이시아 연방 성립을 놓고 소규모 전쟁까지 벌였다.”며 “(문 대통령 인사말 당시) 마하티르 총리의 표정이 궁금하고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