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워크숍-곡우(연습)
- 책<때를 알다. 해를 알다>
1. 곡우 때
양기가 점점 강해져 쌀쌀한 기운이 사라지고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다. 곡우는 입춘에서 청명에 이르는 동안 정성스럽게 마련한 종자를 마음모아 심어서 씨앗뿌리가 잘 내리도록 촉촉이 비가 내려야 하는 때이다. 하지만 이때 봄 가뭄이 들어 농부들은 근심할때가 많다. 그래서 곡우는 절기동안 때마침 비가 내려 붙여진 이름이라기 보다 비를 바라는 농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것이라 할 수 있다.
곡우의 穀은 곡식이라는 뜻, 기르다, 양육하다, 살다, 생장하다 라는 뜻이다. 곡우는 씨앗비라는 말과 함께 '살리는 비, 기르는 비'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다.
2. 속담
곡우에 모든 작무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나 마른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
3. 곡우 시
때 맞추어 꽃 피며 벌 나비는 날고
때 맞추어 정겨운 노래를 부르고
때 맞추어 찾아오는 반가운 이들
아직은 살아 숨쉬는 곡우 때지요.
4. 곡우에 씨앗을 뿌리는 이유는?
청명이 지나면 온 천지에 꽃비가 흩날리는 꽃세상이다.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물결은 생명기운이 넘친다. 곡우에는 겨우내 고르고 고른 씨앗을 밭에 뿌려야 할때이다. 봄에 씨앗을 뿌린다지만 봄의 아무때나 뿌리지않는다. 청명 지나고 곡우가 되어서야 비로소 뿌릴 수 있다. 왜 그럴까?
생명탄생은 숱한 인연과 인연이 다햐야 가능하다.
소한대한에 좋은 씨앗을 준비하고
입춘 지나 춘분까지 언땅을 녹여 부드럽게 흙을 풀고
청명에는 따뜻한 봄기운으로 양기를 가득 채운 뒤에야 씨앗을 심어야 한다.
곡우에야 땅 속 냉기가 사라져 씨앗을 품을 수 있는 기운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땅 속은 아직 차가운데 아무 생각없이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은 잘 자리지 못하는 이치다. 지금 삶의 씨앗을 품은 내 가슴은 따뜻해지고 부드러워졌는가?
5. 어떤 씨앗을 어디에 어떻게 뿌려야 할까?
불교에서는 말의 씨앗, 생각의 씨앗, 몸짓의 씨앗을 잘못 뿌리면 업보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절기살이는 살아가면서 무슨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 늘 살피는 일이다. 나는 내 삶에 어떤 씨앗을, 어떻게, 어디에 뿌리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한다.
-틱낫한 스님 "마음은 온갖 감정들이 쌓인 씨앗 창고다."
-종교 경전 "우리 마음을 밭으로 표현. 우리는 그곳에 고통과 행복, 기쁨과 슬픔,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희망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잠재의식 또한 우리의 모든 씨앗이 들어있는 저장창고."
-삶은 깊은 잠재의식 속 씨앗들의 질에 달려있다.
->깨어있다는 것은!
씨앗들이 창고에서 올라올때, 그것들을 하나하나 자각한다는 것이다. 물을 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씨앗은 더욱더 건강하다.
6. 어떻게 뿌려야 할까?
인디언들은 씨앗심는 사람의 마음(삶) 상태가 그대로 씨앗으로 열매로 그 열매를 먹는 사람에게로 전달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평온한 마음과 신중하고 진지한 태도로 씨앗을 뿌렸다.
7. 그림으로 그려보기-곡우 풍경
내가 심고 있는 씨앗
열매맺게 해주는 길동무
8.질문
Q 꽃은 왜 필까? 어떻게 해야 내 열매를 맺게 할까?
Q 나는 지금 무슨 꽃을 피우고 있는가?
Q 내 삶을 열매맺게 해주는 벌같은 길동무는 있는가?
Q 나는 누구에게 벌같은 길동무인가?
Q 나는 지금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Q 나는 날마다 생각씨, 말씨, 몸씨를 잘 뿌리고 있는가?
Q 새싹을 통해본 생명살이와 교육의 의미는 무엇인가.?
8. 질의 응답
Q 꽃은 왜 필까? 어떻게 해야 내 열매를 맺게 할까?
A 꽃이 피어나는 것은 삶의 신비, 해와 바람과 비가 적절해야 씨앗이 자라듯, 살면서 맺어지는 인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가 원하는 바를 지극하게 해 나갈때.
Q 나는 지금 무슨 꽃을 피우고 있는가?
A 연결의 꽃!
Q 내 삶을 열매맺게 해주는 벌같은 길동무는 있는가?
A 수많은 인연들이 벌같은 길동무였다.
Q 나는 누구에게 벌같은 길동무인가?
A 누구에게라도 나의 도움이 필요하면 벌같은 길동무가 되어준다.
Q 나는 지금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A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세상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 자각하는 공유공간, 슬기로운 물물교환, 그리고 디딤돌 농원
Q 나는 날마다 생각씨, 말씨, 몸씨를 잘 뿌리고 있는가?
A 매일 아침 기도하고, 절명상한다. 15일마다 절기 흐름을 살펴보며 나를 돌아보고, 생명으로 돌아가기 질문을 통해 근원의 힘에 접속한다.
Q 새싹을 통해본 생명살이와 교육의 의미는 무엇인가.?
A 따뜻하고 비가 적절할때 씨앗이 자라고 열매를 맺듯, 적당한 비와 바람 햇살이 아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9. 나와의 인터뷰
Q 지금 마을교육 카톡방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봄에 어떤 씨앗을 심는 것처럼 기대감이 드나봐요.
A 네~~ 제가 만일 어려서 부터 이런 질문을 받아 봤다면, 지금의 저는 엄청 성장했을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지금 떠오르는 것이 있나요?
A 아니요. 아직은 없어요. 그러나 '순천이 어떠한 시도가 되면 더욱 따뜻한 공동체가 될까?' 계속 상상하고 생각한다는 것만으로 일상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다 보면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도, 뭔가 상상하고 그려본다는 일은 아주 재미난 일인것 같아요. 마치 어떤 씨앗을 심는 설레는 마음이 되거든요.
Q 아! 씨앗을 심는 마음? 지금은 절기상 청명이네요. 그리고 곧 곡우예요. 따뜻한 청명에 언 땅이 풀리고 곡우에 씨앗을 심는 것처럼, 여기 모인 사람들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씨앗을 뿌리기를 바라는 것 같군요?
A 네네 그래요~틱낫한 스님이 "삶은 깊은 잠재의식 속 씨앗들의 질에 달려있다."고 말씀 하셨더라고요. 이런 질문은 우리들의 잠재의식 속에 희망의 생각, 희망의 씨앗이 될것 같아요. 나를 위해, 너를 위해, 우리를 위해 어떤 씨앗이 필요할까? 함께 생각하는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요.
Q 당신은 정말 감동을 잘 하는 군요?
A 네~ 그렇지 않나요? 시민들 속에서 정책 공약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모두를 위한 정책이 나올 수 밖에 없잖아요? 소수 정치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요. 그런 내용이 후보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좋은 씨앗을 뿌리는 과정으로 느껴져요. 지금 후보들은 저마다 시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약을 말하는데, 시민들 속에서 나온 공약을 '당장' 수용하고 싶은 심정이 가득 차오른 순간이잖아요?
Q 그렇긴 하네요.
A 사람들의 생각의 방향이, "더 살만한 순천, 소외되는 사람없이 따뜻한 순천, 아이들이 잘 성장하는 순천을 어떻게 만들까?" 상상 하는 것 만으로도 삶을 흥미롭게 이끌 것 같아요.
Q 당신들이 하는 일이 재미난 놀이 처럼 느껴져요.
A 그렇죠! 우리 이런 재미난 놀이가 어디있겠어요? 이런 일이 진행되어 기뻐요. 사람들의 내면 깊숙이에 있는 좋은 사회에 대한 열망, 지혜가 요술 항아리에서 나오듯 술술 흘러나와서 서로 섞이고 모아져, 좋은 사회를 향한 씨앗이 될것 같아요.
Q 당신의 기대대로 되기를 바랍니다.
A 축복해 주셔서 고마워요!
10. 주제를 우리들의 삶 전반으로 확대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선택은 교육으로 하더라도요. 우리들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상상하고 꿈꾸는 일이 실현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상상하고 제안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진진하고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서로의 바람을 알면 연결되어 기쁨을 만들 일도 생길 것 같아서요.)
첫댓글 글쓰기라는게 제게는 만만치 않는 도전입니다. 객기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읽노라면 우선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유로움을 느낍니다. 다양한 주제로 글을쓰시는 걸 보면 주제를 취하시는 감각이 놀랍습니다. 사고의 전개가 넓고 깊음이 부럽습니다. 곡우라는 두글자의 낱말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걸 보면서 감탄하면서도 희망을 갖습니다.
위 내용은 책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넓힌 거여요. <해를 알다. 때를 살다.> 라는 책읽기 모임을 하는데, 15일 간격으로 워크숍을 하거든요. 저에게 아주 많은 영감을 주는 거라서, 피곤에 쩔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때,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 놀랍게도, 새로움이 연결돼요.
글쓰기란 정말 새로움을 발견하는 통로같아요. 저도 제 안에 이토록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카페지기 님께 아주 많이 고마움을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