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섬에서 두 밤을 자고 제주도로 다시 돌아갔다.
낯익은 도시의 배경이 반가웠다.
좁은 땅에서 생활하다가 넓은 땅으로 이동한 물리적인 요소도 있지만
문명의 혜택을 보다 더 많이 누릴 수 있는데서 오는 편안함인 것 같다.
어제 회의를 통해 고스트 타운을 가기로 했었다.
고스트 타운을 가봤던 경험자로서 모두가 내 말에 신뢰했다.
고스트 타운에서 풀 패키지로 시간 가는줄 모르게 놀았던 기억 때문에
활동시간을 엄청난 차이로 계산하고 말았다. 도착해서, 우리들은 입장을 했다.
선생님은 차를 다시 교체하러 갔다. 그런데 30분이 지나자, 코스를 마치고 끝이났다.
나머지 시간을 어쩌란 말인가!
중요한 사실은 이번엔 풀 패키지가 아닌 3가지 놀이만 선택해서 논다는 점이었고, 같이 노는 상대가 달라진 것이다.
지금의 멤버는 이런 놀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다.
30분 활동할 걸 2시간이나 잡아서 약 1시간 반 동안 할 게 없어지게 된 것이다.
선생님이 렌트카를 바꾸고 돌아오기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두와 의논해 취합하려고 노력했다.
고스트 타운에서 더 놀거나, 근처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의견도 나왔지만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큰 금액이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근처 호텔에 들어가 조형물이나 수영장을 보고, 편의점에 들어가
간식을 사먹으며 시간을 떼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다.
(추후 나눔을 통해 학생들에게 어땠는지 묻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밌게 잘 보냈다고 했다.)
저녁에 노래방에서 모두의 흥을 복돋을 수 있도록 힘 노래를 선택해
방방 뛰면서, 기타치는 흉내를 내며 익살스럽게 행동했다.
모르는 노래가 나와도 마이크를 잡은 시늉을 하며 음은 틀려도 목소리를 크게 질렀다.
그 모습이 다들 웃겨서 껄껄대자 나는 거기에 힘을 입어 더 오버했다.
덕분에 기분은 좀 풀린듯 싶다.
이 날 찜질방에 들어가 자기로 한 날이다.
여행의 여독을 풀겸 따뜻한 물에 씻고 찜질방에서 쉬기로 했지만
찜질방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 어떤곳인지 감이 잘 집히지 않았다.
숙소 대신에 잠을 잘 수 있는 곳이라는 개념은 신박하게 다가왔다.
제주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찜질방이라고 하였는데
과연 소문 그대로 공간이 엄청 넓었다.
큰 공간에 비해 사람들 수는 적어서 비교적 편하고 자유로웠다.
우리는 뜨겁게 몸을 찜질하며 피로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