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蕭望 (소망) / 쓸쓸한 감회
- 일명 무제육운(無題六韻)
蕭 蕭 風 雨 夜 (소소풍우야)
비바람 쓸쓸하게 불어대는 밤
耿 耿 不 寐 時 (경경불매시)
생각은 가물가물 잠못드는 때
懷 痛 如 摧 膽 (회통여최담)
쓸개가 찢어지는 듯한 괴로움
傷 心 似 割 肌 (상심사할기)
살을 베어내는 듯한 아픈 마음
山 河 猶 帶 慘 (산하유대참)
강과 산은 아직도 참혹하여서
魚 鳥 亦 吟 悲 (어조역음비)
새와 물고기도 구슬피 운다네
國 有 蒼 黃 勢 (국유창황세)
나라 일 뒤죽박죽 위태로운데
人 無 任 轉 危 (인무임전위)
이를 바로잡을 사람이 없구나
恢 復 思 諸 葛 (회복사제갈)
제갈공명처럼 나라 회복 생각
長 驅 慕 子 儀 (장구모자의)
적들을 몰아 낸 곽자의 흠모해
經 年 防 備 策 (경년방비책)
여러해를 거쳐 방어책 세워도
今 作 聖 君 欺 (금작성군기)
이제껏 임금님을 속인 꼴이네
<감 상>
이 시의 형식은 5언 배율 시이다.
이 배율시(排律詩)는 한시 형식 중에서 글자 수가 가장
많은 詩라 하겠다.
기존의 율시 형식에다가 절구 시를 합친 형식 으로, 5언
배율과 7언 배율로 구분된다.
보통은 '절구'와 '율시'가 한시의 주류(主流)를 이루지만,
이 배율시도 한시의 한 장르이기에 소개한다.
요즘은 한시 백일장에서 주로 이 배율시 형식을 많이 선호
하고 있다. 아마도 글자 수가 많을수록 심사하기가 비교적
수월하기에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각설(却說)하고,
배율시는 한시에서 10구절 이상의 형식을 취하는데,
일반적으로 12구절이 가장 많다. 따라서 이곳에서도 12구절
형식의 배율시를 기준으로 설명드린다. 두 구절을 합해 1련
으로 하니까 모두 6련의 형태가 되는 셈이다.
그러면서,
5언 배율의 경우에는 짝수 구절 끝에 운자가 들어가니 모두
6개의 운자를 사용한다.
또한, 6련의 두 구절들이 모두 대구(對句)의 형식을 취하니
시를 짓기가 참 만만치가 않다.
이 배율(排律) 시의 여섯개 연(聯)의 호칭은 각각 아래와 같다.
제1련 : 수련(首聯)
제2련 : 함련(顄聯)
제3련 : 경련(頸聯)
제4련 : 복련(腹聯)
제5련 : 후련(後聯)
제6련 : 미련(尾聯)
요컨데 배율시는,
1) 대부분이 6련 12구절로 구성되는 장시(長詩)이며,
2) 5언시는 6개의 운자, 7언시는 7개의 운자를 사용하고,
3) 각 연(聯)마다 대구(對句)를 사용한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