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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SHES OF AUSTRALIA·
츄라우미 수족관
미국의 한 해양보호단체가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물고기 동영상이 화제입니다. 100마리가 넘는 물고기들이 착 달라붙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바닷속을 아름답게 헤엄치는 모습이었죠.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이 물고기는 #쏠종개 <사진>랍니다.
쏠종개는 우리나라 남쪽 바다를 포함해 태평양과 인도양 등에 널리 분포하는 바닷물고기예요. 몸길이는 23㎝ 정도까지 자라는데, 입에는 네 쌍의 수염이 달려있어서 메기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실제로 쏠종개는 #메기 의 한 종류랍니다. 입가 수염은 사람의 혀처럼 맛을 느끼게 해준대요.
전 세계적으로 3000종 넘는 메기 무리가 있어요. 이 중 상당수는 강이나 호수 같은 민물에 살지만, 쏠종개처럼 바다에 사는 종류도 있어요. 메기 중에는 몸길이가 1m가 넘는 큰 종류도 많은데 쏠종개는 매우 작은 편이에요. 대신 이렇게 왜소한 몸집으로 넓은 바다에서 살아가기 위한 #생존전략 을 갖고 있답니다. 바로 '무리지어 살기'예요.
쏠종개는 수명이 7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으로 치면 어린이·청소년에 해당하는 시기에는 100마리 넘게 무리지어 움직여요. 알에서 부화한 새끼 고기들은 서로 끌리게 해서 무리를 짓게 하는 '집합 #페로몬 '이라는 특별한 물질을 분비한대요.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어린 물고기들이 본능적으로 무리를 형성하는 거죠. 이들은 낮에는 바위 구멍 등에 웅크리고 모여 있다가 밤이 되면 활발하게 활동해요.
작은 물고기들이 #무리 를 지으면 혼자일 때보다 생존 확률이 훨씬 높아져요. 마치 하나의 커다란 물고기처럼 보여 #천적 들이 겁을 먹고 다가오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죠. 설사 한두 마리가 잡아먹혀도 나머지 물고기들은 살아남을 수 있어요. 어른 쏠종개가 되면 무리는 수십 마리 규모로 줄어들거나 아니면 아예 완전히 흩어져 각자 살아가요.
쏠종개는 멋진 몸 색깔과 무리지어 아름답게 헤엄치는 모습 때문에 수족관 #관상어 로 인기가 좋아요. 하지만 무서운 독을 품고 있기도 해요.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에 달린 가시에 #독샘 (독을 만드는 조직)이 있거든요. 그래서 #지느러미 를 만지다 가시에 찔리면 독에 쏘여서 아주 아프대요.
그뿐만 아니라 쏠종개 몸 표면의 끈적끈적한 #점액질 에도 #독성분 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쏠종개 독에 쏘여 목숨을 잃은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남쪽 나라에 사는 쏠종개는 독이 더욱 강한 편이라 독에 쏘여 사망한 경우가 있대요.
쏠종개는 원래 따뜻한 제주도 주변 바다에서 많이 보였는데, 최근에는 부산과 경북 포항,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도 보이고 있어요. 이렇게 발견 지역이 점차 북쪽으로 확대되는 건 #지구온난화 로 인한 #수온상승 과 연관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