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로 韓조선 수주경쟁력 회복”
기사승인 [1800호] 2016.10.19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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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력 갖춘 韓, 원가경쟁력 회복으로 날개 달아
한국 조선업계의 라이벌로 부상한 일본 조선업계가 엔화 강세 역풍을 맞고 침체되고 있다. 일본의 원가 경쟁력 저하는 한국의 수주경쟁력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연구원은 19일 조선업 보고서를 통해 엔화 강세로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며, 환경규제를 반영한 설계능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이 비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2013년부터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자 일본 조선사들은 신조시장에서 수주를 늘리며 부흥의 노래를 불러왔다. 2011년 1달러당 75엔 수준의 초엔고는 2013년 100엔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4년에는 100엔선을 돌파한데 이어 2015년 6월에는 1달러당 125.6엔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이 찾아오기 무섭게 엔화 약세가 꺾이면서 현재는 1달러당 103.7엔에 그치고 있다. 엔화 가치가 연초 대비 14.6% 상승한 것이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 조선업계의 수주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90% 감소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일본 조선업계의 수주증가가 1990년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회복한 것이라는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일시적인 원가경쟁력 상승이 수주증가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일본 조선업계가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수주경쟁력을 상실한 것이 한국 조선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가치는 연초 대비 2.9% 상승하는데 그쳐 같은 조건이라면 일본보다 한국에 발주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같은 조건도 아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조선업계가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설계인력을 정리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설계인력이 거의 없는 구조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를 제대로 반영하는 설계를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조선업계에서 환경규제에 대응 가능한 설계능력을 갖춘 곳은 한국뿐이다.
박 연구원은 환율 변화에 따른 선가 경쟁력, 강화되는 환경규제 등을 고려하면, 일본 선주조차 한국 조선소에 신조 발주를 문의하는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 회복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