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제7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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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귀감/마음속부처찾기
제 75장
본지풍광을 밝혀야
(本地風光 發明)
禪學者는
本地風光을
若未發明則孤峭玄關을
擬從何透리오!
往往에
斷滅空으로 以爲禪하고,
無記空으로 以爲道하며,
一切俱無로 以爲高見하나니,
此 冥然頑空이라.
受病幽矣니라.
今天下之言禪者가
多坐在此病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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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배우는 자가
본지풍광을 밝히지 못하면
외따로 높은 진리의 관문을
어떻게 꿰뚫을 수 있으리오?
이따금
아주 끊어 없애 버린 빈 것으로
선이라 하기도 하고
아무 생각이 없는 텅 빈 것으로
도를 삼기도 하며,
일체를 모두 없다고 하는 것으로
고견을 삼기도 한다.
이런 것은
어두컴컴하게 빈 것이라
병이 깊이 든 것이다.
요즈음 천하에
선을 말하는 자들이
이 병에 걸려 있는 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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向上一關은
措足無門이라.
雲門이 云,
光不透脫이면 有兩種病이요,
透過法身이라 亦有兩種病이니,
須一一透得하야사 始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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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가는 한 관문은
발 디딜 문이 없다.
운문 선사가 말하기를
“빛을 꿰뚫지 못하는 데는
두 가지 병이 있고
법신을 꿰뚫었더라도
또한 두 가지 병이 있으니
모름지기
하나하나 꿰뚫어야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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頌
不行芳草路하면
難至落花村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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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풀밭 길을
지나지 않고는
꽃 지는 마을에 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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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 :
선의 목적인 견성(見性)을
때로는 본지풍광을 밝힌다고 말한다.
이른바
본래의 자기 마음자리를
밝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본래면목(本來面目)
이라고도 하는 데
깨달음의 참 모습을
사람의 얼굴로 묘사한 말이다.
본지풍광을 밝히지 못하면
조사의 지위(地位)에
들어갈 수가 없으므로
발 디딜 곳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간화선에 있어서는
화두를 타파하는 것을
조사관문(祖師關門)을 뚫는다고 한다.
이 관문을 뚫기 위하여
오로지 화두에 매달려
깨달음으로 법칙을 삼는 것
(以悟爲則)을
향상일관(向上一關)이라 한다.
위로 보리를 구하여
자리를 도모하는 것을
향상(向上)이라 하고
아래로 대비심으로
중생을 교화제도 하는
이타원력을
향하(向下)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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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
본지풍광(本地風光)
이란 말은
본래면목(本來面目)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선가의 관용어이다.
원래 본지란
불보살의 실상법신 자리를
지칭하는 말로,
만물이 대지를 의지하여 있는 것처럼
제법의 근본 입각지를 말한다.
풍광이란
풍경, 경치를 이르는 말로
심성의 참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을 형용한 말이다.
단멸공(斷滅空)이란
일체를 부정하여
공하다는 쪽으로만 치우치는
그릇된 소견을 말한다.
이는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이치를 모르고
오로지 색(色) 등을 부정하는
공(空) 일변도에 치우친 것이다.
무기공(無記空)란
선도 악도 아닌
선악의 성이 없는 무기법을
공으로 보는 견해이다.
단멸공이나 무기공을
모두 악취공(惡取空)이라 한다.
운문(雲門)은
운문문언
(雲門文偃864~949)선사로
중국선종 운문종의 개창자이다.
목주 진존숙에게 멱살을 붙잡히고
‘말해보라’를 질문을 받고 말을 못하자
문밖으로 내밀침을 당했는데
이때 발가락이
문에 치여 깨어진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는
오도기연(悟道機緣)이 있다.
그의 어록
운문광록(雲門廣錄)이
남아 있는데
본주의 인용한 말은
운문광록에서 인용한 것이다.
ㅡ지안스님 강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