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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희 저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
우리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망각해버렸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스크와 백신은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하게도 아프리카에서 대대적인 사망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도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 소식에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020년 초반에 인도는 잠잠하였다. 인도의 형제자매들이 우리 걱정을 하면서 투박한 마스크를 보내줄 정도였다. 그러나 6,7월을 지나면서 대대적인 감염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첸나이, 뉴델리, 안드라푸라데쉬주의 소도시 잠말라마두구, 아도니, 난댤, 마니푸르주와 텔랑가나주의 소도시에서 도움을 호소하는 카톡과 이메일을 정신 차릴 수 없이 많이 받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무엇보다 관계하고 있는 고아원들과 학교 그리고 어린이집과 공부방 등 때문에 산소통과 마스크 그리고 유사 감기약 비용과 입원비를 보내는 일로 날마다 비명을 질렀다. 고아들과 가난한 우리 학생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는 것을 내 마음이 받아들일 수 없어 차라리 내가 과로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런 미련과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다. 그러는 중에 2020년이 락다운의 반복으로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21년 처음 몇 개월 동안 락다운이 반복되었지만 내가 염려하는 Hiv균에 감염된 에이즈 고아들과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우리 빈민가 아동들이 한 명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 오히려 어른들이 많이 감염되었고 그로인하여 와이에스나가르에 사시는 노인들과 우리 희망공동체의 대외 총무가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1년 중하반기부터 위세를 떨치던 코로나가 수그러들었다. 22년에 우리 한국보다 앞서 학교가 정상으로 오픈하였고 고아원과 어린이집, 공부방도 일상으로 돌아왔다. 공부방과 어린이집 오픈 소식을 들으면서 몇 번이나 내 귀를 의심해서 묻고 또 물었는데 사실이었다.
우리보다 인도의 의료시스템이나 영양 상태나 위생 환경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우리보다 빨리 극복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그리고 노 마스크를 선택한 스웨덴의 집단방역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마스크 강요와 모임 인원 제한에 심한 무력감과 방역에 대한 거부감이 차츰 심해졌다. 또한 백신 강요에 대한 저항감에 사로잡히면서 백신에 대한 불신에 사로 잡혔다. 그리고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는 느낌과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나라가 마찬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범 지구차원의 정치계와 의학계의 야합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3년 코로나팬데믹이 드디어 해제되고 그 해 여름에 나온 이덕희 저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를 구입해서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품었던 나의 의구심이 확연히 밝혀졌다. 2020년 팬데믹, 2022년 백신, 2022년 공존, 2023년 복기 등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소제목 당 3-5쪽의 글로 의학 상식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자세하고 쉽게 쓰여 졌다. 제시되는 자료와 자료에 대한 해석도 명료하다. 지나치게 반응하여 자원을 낭비하며 피폐해진 사회와 국민에게 일말의 가책과 고통도 느끼지 않는 관료와 지도자들의 무책임이 엿보인다. 한 역학자가 기록한 코로나 난중일기로 소개되고 있는 이 책을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아야 하는가?
백신, 무엇이 문제인가?
K방역의 본질과 근거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다음은 저자인 이덕희 교수의 글에서 발췌한 글들이다.
2020년 1월 28일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올린 첫 번째 글이다. 2019년 11월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모를 폐렴 환자들이 발생하였고 이 사실은 12월 31일이 되어서야 WHO에 공식 보고되었다. 정부는 1월 20일 한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고,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것은 1월 23일이었다. 이 때부터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매일 중국 발 입국자가 수가 수만 명에 이르는 한국에서 정말 이 환자가 처음이었을까? 아니,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었다. 이 유행은 정말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코로나19와 같은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는 유행 인지 시점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유행이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논문들이 다수 발표된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29쪽
2020년 2월 19일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두고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벌어진 후 곧 신천지 사태가 발생한다.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유람선에서 나오는 정보를 볼 때 코로나 19는 무증상, 경미한 증상의 비중이 매우 높은 감염병이었다. 그렇다면 신천지 사태는 마녀사냥일 뿐이다. 당시 신천지 사태의 시발점인 31번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몰랐다. 즉 31번 확진자를 감염시킨 누군가가 존재하고 그 누군가는 31번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시켰을 것이 분명하다. 역학적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했다는 증거로 간주하고 본격적인 완화전략을 고려했어야 했던 지점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을 상대로 한 마녀사냥을 선택한다. 그 사냥은 대상을 번갈아 가면서 2년 이상 지속되었으며, 마지막 사냥감은 백신 미접종자였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5쪽
2020년 2월 22일
이 때 이미 방역 당국의 인식전환을 기대한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훗날 청와대로 입성했던 K교수가 “지금이 바로 봉쇄에서 완화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이다.”라는 언론 인터뷰를 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전형적인 봉쇄전략에서 사용하는 강제동선 추적 K방역을로 2년간 사회를 피폐하게 만든 후 오미크론 대유행이 와서야 완화전략을 받아들인다. 종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약해진 것은 오미크론 변이부터이며 그 전에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유행 초기부터 무증상과 경한 증상이 대부분이었던 그런 감염병 이었다. 2020년 2월 대구 신천지 신도 무증상자 600명을 PCR로 검사했을 때 무려 70%에서 양성으로 나왔으며, 오미크론 유행 전까지 진단된 확진자 50만 명 중 93%가 무증상, 경증이었다. 이런 감염병을 상대로 1차 전파, 2차 전파, n차 전파를 헤아리면서 누가 누구를 감염시키는지 조산한다는 자체가 난센스에 까운 일이었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9쪽
2020년 2월 23일
생략~
코로나19 유행동안 방역당국은 공포 조장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을 했어야 했다. 전파방지에 초점을 맞춘 각종 방역 대책들은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을 전방위적으로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실제로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우울, 불안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이 즈음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듣고 “신종 코로나 선제적 진단검사는 재고되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곧 내렸다. 모 교수가 직접 전화를 해서 브런치 글이 국가 방역에 심각한 방해가 되고 있으므로 빨리 내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43쪽
2020년 2월 28일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가장 많이 공유가 된 글이다. 집단면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된 글이기도 하다. 이글에서 말하는 유행의 종식이란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공존을 향해가는 과정 중에 주기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특정 유행곡선의 종식을 의미한다. 집단면역도 바이러스 박멸을 위한 집단면역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집단면역을 의미한다. 고위험군과 환자중심으로 대응했던 스웨덴과 일본은 이 글의 주장과 가장 유사한 방역정책을 가졌던 국가이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47쪽
우리는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망각해버렸다.
우리 사회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직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군요.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보고 있자니 공존할 수밖에 없었던
바이러스를 상대로 지난 3년간 벌였던 지상 최대의 방역 쇼가 국민들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이 가히 일제 강점기 36년에 비할 만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앞으로 누구든 이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과 감염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산다는 의미입니다. 바이러스라는 존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도 언젠가는 감염이 되고,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하면서 살아도 언젠가는 감염이 됩니다. 여기서 차이는 전자는 자신의 삶을 살면서 그러한 경험을 하는 것이고 후자는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그러한 경험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모름지기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국민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바이러스를 피하면서 살고자 하는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의 목표는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가능한 무증상, 경한 증상으로 지나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것은 건강한 먹거리, 운동, 햇빛, 수면, 불안과 공포를 벗어난 마음 등과 같은 것이지 마스크나 손소독제 따위가 아니다. 아니, 마스크나 손소독제 따위는 사용하면 할수록 당신의 면역 시스템은 점점 더 약해질 뿐이고 당신은 점점 더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건강한 유기체의 면역 시스템은 다양한 미생물에 끊임없이 노출되면서 사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미생물에 대한 일상적 노출을 막는 모든 행위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 는 전적으로 당신의 몫입니다. ~생략~ 이 모든 정보가 주어져도 그 누군가가 마스크와 손소독제와 함께 하는 사람을 살겠다면 그 역시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참으로 어이없는 일은 우리나라 질병청과 관련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이 가장 안전한 삶이라고, 그것이 모두의 뉴노말이 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방역 당국이 실내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하면서 발표한 세부지침을 보고 있자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벌어졌던 지난 정부의 블랙 코미디가 바로 연상되더군요. 예를 들면 2020년 5월에 그들이 발표했던 거리두기 세부지침을 보면 무려 100쪽이 넘는데 모든 장소와 모든 활동에 대하여 국민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부지침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하여 2022년 10월 6-2판까지 나온 바 있죠. 아직도 자신들이 벌인 이런 일이 블랙 코미디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질병청과 그들과 뜻을 같이 하는 전문가들이 건재하는 한 앞으로도 이전과 같은 일은 무한 반복될 것 같군요.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315~317쪽
2023년 3월 2일
초기부터 가짜 뉴스라고 낙인찍어 대대적으로 검열하고 삭제했으나 결국 진실로 드러난 혹은 드러나고 있는 대표적인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들이 있다.
1)백신이 코로나19 감염과 전파를 막을 수 없다.
2)백신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없다.
3)자연감염은 백신보다 더 견고한 면역을 제공한다.
4)백신 안전성, 특히 장기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코로나19 백신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며 여전히 갈 길은 멀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21쪽
2023년 4월 18일
한국이 락다운을 하지 않고도 잘 대응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락다운을 한 국가들의 방역 성적이 락다운 하지 않은 국가들보다 더 좋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락다운이 의미 없이 사회에 막대한 2차 피해만 가져왔다는 증거가 쌓여만 가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의 질병청장은 현 시점에서 이런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걸까?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25쪽
2023년 5월 1일
한국처럼 유행 내내 방역 선진국이라는 환상을 전 국민이 공유했던 사회에서 그 동안의 노력이 무의미했던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피해만 가져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실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독자가 사회 약자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실제로는 사회 약자들을 더 불행하게 만든 코로나 사태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지적하는 댓글을 남겼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28쪽
“어린이들은 바이러스 전파 확률이 낮았다”라는 동일한 결과를 두고 다른 나라들은 학교를 열어도 괜찮은 증거로 간주한 데 비하여 한국은 더욱더 철저한 방역을 해야만 하는 증거로 간주했다는 사실에 저만 좌절하는 건가요? 한국은 ‘방역이 국민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방역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는 관점 없이는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어이없는 일을 3년 동안 벌여도 누구 하나 질문 던지는 이도, 대답하는 이도 없는 한국 사회가 마주치게 될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참으로 두렵군요.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331쪽
지금도 때때로 그 때 느꼈던 무력감과 상처와 절망감이 전신을 휘감는다.
불분명하고 불확실한 기분과 세상에 대한 불안과 불만에 사로잡히면 홀로 산기슭을 헤매다 만사를 포기하고 동면에 들어간 곰처럼 낮밤 없이 잠을 자곤 하였다. 그로부터 얻은 방역독재 후유증에 가끔씩 가위 눌린다.
하나님 없는 문명과 과학에 대한 현기증으로 인류를 위하여, 미래를 위하여, 회복을 위하여 용서와 자비를 빌며 중보 기도를 바치며 울었던 날들의 기억이 새롭다.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의 저자 이덕희는 예방의학자이자 역학자이다.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이며 해외 주요학술지에 2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H-인덱스 71(논문 인용 세계 순위)이다. 저농도 환경오염물질 만성노출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해 왔으며 코로나 19 사태 시 질병청과 정반대 입장에서 방역 및 백신정책을 비판하였다.
저서로는 2015년에 발간한 유해물질들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알리는 대중 건강도서 ⌜호메시스 : 건강과 질병의 블랙박스⌟가 있다.
2024년 4월 17일 수요일 인시
우담초라하니
도서
이덕희 저, ⌜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2023년 7월, M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