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당(無緣堂) 식체험농장
만학도로 조리학과를 졸업하여 요리를 하고 배우던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게 된 것은 “기본”이었습니다.‘기본에 충실하라’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맛있고 예쁜 요리에 앞서 무엇보다 좋은 식재료가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한국 음식의 가장 기본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장’ 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콩이 필요하였고 그 콩을 제대로 한번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콩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콩 농사를 시작하려고 하니 앞이 막막하였습니다. 이제껏 시댁과 친정에서 가져다 먹었기에 농사일은 무지한터라 사서 쓰면 되는데 굳이 그 힘들고 잘 모르는 농사를 하려 하냐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만류하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콩으로 좋은 장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 앞에서는 그 누구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왕 하는 김에 친환경 무농약으로 콩을 재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농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였기에 우선 농사를 짓고 계시는 분들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세부적인 재배기술 부분은 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원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배우고 저기서 깨닫고 하여 첫해 농사를 지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첫 해 농사에서 동네 분들이 부러워 할 만큼의 엄청난 풍작을 맞았습니다. 우리 부부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생산량에 여분의 콩을 직접 판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었습니다. 부부가 친환경 무농약으로 정성껏 재배하여 수확한 콩을 들고 새벽시장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자식 같은 콩을 팔수가 없어 좌절하며 돌아오는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함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인정보화교육을 접하게 되었고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정보화 기본교육을 수강하였으며 2016년에 중급반을 수강하게 되면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으며 애지중지 자식같이 키워 온 콩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배웠습니다.콩 농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사진으로 담아내어 글을 올리고 소비자들이 궁금해 할 세세한 부분까지 포스팅을 한 결과 블로그를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가 있었습니다.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해 온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면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콩에 대한 자부심을 품질로소비자의 확신을 얻을 수 있었고 농촌의 인심을 보여주고 싶어 부족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넉넉히 덤도 보태고 다른 종류의 콩도 더 담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이 거주하시는 분들은 그저 전화로 끝내기보다 직접 농장으로의 방문을 권유하였습니다.
블로그에서 사진만 보고 물품을 구매하는 것과 농장을 방문하여 직접 보고 느끼며 구매한 것은 전혀 다를 것이며 소비자의 눈에 이렇게 노력과 애정을 쏟아 키우는 콩을 확인시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객관리 방법으로 지속적인 안내와 SNS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좋은 콩의 품질로 소비자의 확신과 믿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찾아오신 분들은 함안군 입곡공원과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에 먼저 만족하였고, 정성을 다해 재배한 콩의 품질에 한번 더 만족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홍보해준 덕분으로 전국 각지에서 연락이 와서 감감하기만 하던 콩 판매가 활로를 찾아서 2015년 처음으로 100여만원의 콩 판매 수익을 올렸습니다.
콩을 판매하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콩을 알지만 콩을 가공하여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글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차로 콩을 가공하여 메주를 만들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 보앗습니다. 반신반의 소비자의 반응을 기다렸는데 결과적으로 콩 판매로 얻은 수익보다 많은 200여만원 가까이 수익을 올렸으며 2016년에는 2015년 대비 콩과 메주 판매로 2배정도 수익을 올렸습니다.
농장소재지인 함안군 입곡마을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 보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군립공원에 조성된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터에 자연스럽게 콩을 내어 놓았고 콩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주제로 식체험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콩으로 만든 된장, 간장 그리고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쿠키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식체험으로 판로를 개척하여 7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큰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를 통한 파생 효과로 콩 이외에 이웃들의 농산물 판매에도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