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주님은 나의 목자,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지난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시며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서, 회개하라고 선포하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파견되었던 제자들이 오늘 복음에서는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예수님께 보고합니다.
그리고 보고를 들은 예수님께서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라고 하십니다.
전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은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처럼 병자와 가난한 이들을 만나고 복음을 선포하고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큰 보람임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스승님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런 깨달음 와중에 스승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니,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고 쉬지도 못하셨지만, 그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그들을 고쳐주고 사랑해주십니다.
이러한 모습에 제자들은 “더이상은 안 돼, 우리도 좀 쉬어야 살지, 짜증 난다.”
라는 마음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들은 예수님의 사람들을 향한 열정과 사랑의 모습을 보며
참된 목자이신 우리 스승님은 역시 다르시구나! 하며 감탄하였을 것입니다.
반면에, 오늘 제1독서에서는 예례미아 예언자를 통해서
나쁜, 악한 목자를 꾸짖고 질타하며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내 목장의 양 떼를 파멸시키고 흩어 버린 목자들!”
그들은 양 떼를 돌보는 일에 책임을 다하지 않은 이스라엘 목자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양 떼를 흩어 버리고 몰아냈으며 그들을 보살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악한 행실을 벌하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흩어진 양 떼를 돌보아줄 착한 목자를 다윗의 후손에게서 보내주시겠다고 합니다.
바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에 대한 예고입니다.
오늘은 제자들이 감동하며 본받고자 한, 또한 구약에서 이미 예고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어떤 마음을 가진 분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가난하고 평범하고 소박해 보이는 예수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도처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마음을 우리는 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하십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자신을 낮추셔서 인간이 되셔서
인간 세례자 요한 앞에 무릎 꿇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높은 자리에 앉지 말고 낮은 자리에 앉으라 하셨으며,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고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마음은 용서하는 마음이십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통해서 무한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드러내셨습니다.
또한 죄인으로 여겨지던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셨고,
세관장 자캐오 집에서도 편히 주무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온유하십니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을 내밀고, 속옷을 달라면 겉옷까지 벗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십자가상에 매달리셔서도 당신을 비웃고 침 뱉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정의로우십니다.
성전 뜰에서 불의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상인들의 탁자를 둘러 엎으셨습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에게 ‘눈먼 인도자, 회칠한 무덤’이라고 호령하시며
그들의 위선을 책망하셨습니다.
예수님, 그분은 눈물도 많으셨습니다.
죄 많은 예루살렘 주민들을 쳐다보시며 눈물 흘리셨고,
오늘 복음에서 전하는 것처럼 목자 없는 양들을 늘 측은하게 여기셨으며,
죽은 친구, 나자로의 소식을 듣고 우신 적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보다 세속적 셈에 밝지 못하셨습니다.
아침부터 일한 사람에게나 저녁나절에 찾아와 일한 사람에게나
똑같은 품삯을 주겠다고 하셨고,
아흔아홉 마리 양을 놔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끝으로 예수님은 하느님 마음을 당신 마음으로 삼으셨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고
먼저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찾으라 하셨으며,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시기 위해 밤새 피땀 흘려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마음을 지니신, 이렇듯 하느님 마음을 지니셨던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분을 마음에 모시고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은 나의 목자,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