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안도로들을 달리다보면 제주전통의 검은 돌담에 초가집을 많이 보게 됩니다. 요즘은 바람에 더욱 강한 슬레이트 지붕이나 다른 지붕을 쓰기도 하지만 어쨌든 공통적으로 푸른 바다의 파도, 검은 현무암해안, 그리고 검은 돌담과 지붕낮은 집이 무척 잘 어울립니다. 그러기에 최근들어 점점 아쉬워지는 것은 그런 최적의 정경이 무분별한 시멘트 돌담과 높이를 올린 건물들때문에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변화라면 아쉬워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텐데 왠지 자연스럽게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더욱 그렇습니다. 애월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언덕을 점령한 집과 건물들이 무척 많습니다. 거의 모두 새롭게 지어진 건물들로 나름의 분위기와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렇게 지어진 건물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별장이거나 비싸기만 한 리조트, 그리고 급하게 지어올린 펜션들입니다. 지나치며 그저 해안절경이나 바라만보아야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소문이 들려 알아본 집이 하나 생겼는데 망고를 직접 갈아 쉐이크를 해주는 집이 생겼다구요. 해안절경을 바라보며 입이 궁금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하귀에서 시작하는 애월해안도로를 달려 고내포구에 가까워지면 이렇게 아담하고 눈에 띄는 집이 하나 보입니다. 색이 너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아담하고 조그맣게 배치된 모습은 나름 마음에 듭니다. 실내공간이 없이 그저 따뜻한 날 바닷바람을 맞으며 머무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겨울에는 조금 무리겠죠? 언덕배기인지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까이로는 고내포구가 보이고 멀리엔 애월항이 보입니다. 자, 메뉴와 위치정보 확인하세요..^^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다보니 주인장께서 허스키 한마리와 산책을 마치고 들어오십니다. 이 친구, 성격은 좀 있어보여도 착하고 순하더군요. 가격도 확인하시구요.. 실내에 있는 도마뱀 문양의 블라인드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달리 돌아볼 것은 없지만 경치 하나는 끝내주는 곳에 자리한 까페입니다. 망고쉐이크를 주문하니 이렇게 담아서 내어주십니다. 좀 추운 날이었지만 잠시 자리에 앉아봅니다. 전지분유느낌의 텁텁함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생망고만이 낼 수 있는 신선한 특징이 잘 살아있는 쉐이크였습니다. 아마도 제주 안에서 유일한 망고쉐이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전지분유대신 망고비율을 좀 더 높여달라 주문하면 욕심일까요?.. ㅎ 늦봄이나 초여름, 그리고 초가을의 쾌적한 어느 날, 한낮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쉐이크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런 모습은 제주에서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것이겠죠. 이제 날이 서서히 따뜻해지고 있으니 그런 상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날이 곧 오고 있습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제가 본 가장 작고 바다와 가까운 카페 같네요. 감성 카페군요!
너무 이쁜 카페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