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불라 석굴사원_스리랑카]
담불라는 석굴 사원으로 유명한 마을로, 마을 이름은 제2석굴 사원의 천정 바위틈에서 떨어지는 성수에서 유래한 것이다. 높이 180미터로 홀로 우뚝 서있는 거대한 바위에 뚫린 천연 동굴에 갖가지 불상과 벽화가 그려져있다.
싱할라 왕조는 기원전 1세기경 남인도 타밀족의 침략으로 수도였던 아누라다푸라에서 66㎞ 떨어진 담불라로 후퇴한다. 왕은 이곳에서 수행하던 승려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수십년후 타밀군을 격파하고 왕권을 회복한 뒤 감사의 뜻으로 석굴을 만들어 승려들에게 봉헌했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 국난이 있을 때마다 180m의 바위산 중턱에 동굴 사원을 차례로 세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동굴은 인도의 아잔타 석굴처럼 동굴을 파내고 만든 것이 아니라, 원래 바위산의 자연 동굴에 스님들이 머무르면서 고쳐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제 1동굴에서 5동굴까지 오래된 순서대로 늘어서 있다. 5개의 석굴 안에는 엄청난 불상과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생전 그렇게 많은 부처님은 처음이었다. 벽은 온통 벽화로 장식되어 있는데 부처님의 생애와 열반에 이르는 과정과 싱할라 민족과 타밀족의 전쟁, 비교적 최근의 역사인서양 열강의 침략에 이르기까지 스리랑카의 모든 역사가 그려져 있다.
나보다 먼저 스리랑카에 다녀온 모태신앙 친구는 스리랑카에서 부처님과 예수님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럽 성당의 성화에 보면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많은 천사들에 뒤덮여 보호 받으며 올라가는 것처럼, 부처님이 열반하실 때도 많은 천사와 음악과 구름과 연꽃에 둘러싸여있고. 또 참선 중인 부처님을 보호하기 위해 코브라가 비를 막아 보호하는 것도 그렇고... 십자가에 신앙심을 표하는 크리스찬처럼 보리수 나무를 경배하는 스리랑카 사람들의 신앙심도 그렇고...
제1동굴의 거대한 본존불은 전신이 황금색으로 칠해 졌는데 발바닥에 불꽃같은 꽃무늬가 그려져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불상 발바닥을 빨갛게 칠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기원전 5세기 위자야 왕이 인도에서 도착했을 때 그의 손바닥이 붉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암벽에 흠을 파서 빗물이 동굴내로 흘러들지 못하게 하고 동굴내의 바닥은 고르게 정비하여 굴속은 구서구석 하얀 옻칠을 하여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벽화의 색이 바래면 그 위에 또 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렸는데 원래 있던 그림의 무늬를 그대로 활용한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린 경우도 있다. 불상을 포함하여 모든 벽이 채색되었으며, 그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조는 아직까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제2동굴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는 곳에 단지가 놓여있다. 천정에서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지는대도 단지의 물이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성수는 중요한 불교 의식 때 승려들만 마시는데, 승려들은 며칠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이 물만 마신다고 한다.
동굴안은 적당히 어두웠고, 적당히 편안하고, 적당히 시원했다. 동굴 천정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흰옷 입은 스리랑카 사람들 옆에 우리들도 아주 오래 앉아 있었다. 번뇌도 욕심도 불편함도 원망도 잠깐 정지했다.
어긋나 있는 불꽃같은 부처님의 발바닥을 바라보며 눈을 감은게 아니라 왜 눈을 뜬게 열반불일까 궁금했다. 혹 제도하지 못한 중생들 걱정에 눈을 감지 못하신건 아닐까? 집에 돌아와 2년동안 넷북의 바탕화면이었던 우유니 소금 사막을 열반불의 불꽃 발바닥으로 바꾸었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를 생각했다. 인류 최고의 걸작이라고 칭송해 마지 않는 사람들에게 담불라 석굴 사원을 보여주고 싶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첫댓글 담불라 석굴 안에 누워 있는 부처님 상이 참으로
경이로워 보입니다
석굴 안의 장식이며 아름다운 무늬들을 보며
스리랑카 사람들의 법에 대한
신심이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지막에
올려져 있는 저녁 노을 사진입니다
서쪽 하늘 아래에 걸쳐진
연붉은 노을의 띠와 불교 사원의 실루엣..
내면의 신성과 아름다움, 충만한 기쁨을
사마디(Samadhi)로 표현 한다면
마지막 사진이 그에 걸맞는 풍경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법우님 덕분에 좋은 경험합니다.. 감사드려요 ^^*
전 붉게 채색한 부처님의 발바닥이 아주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꽃 같기도 하고 태양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