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핀꽃은
어제 핀꽃과 다르다.
같은 것 같지만 결코 같지않다.
다 다르다.
작년에 핀꽃이랑 닮았다해서
올해 핀꽃도 똑같으란 생각,
위험하다.
고유의 향기와 품성.
꽃마다 다르듯
사람도 저마다 다르다.
벽돌틈에서 비집고 나온
어린 싹들이 오늘따라
대견하다.
다른 꽃들처럼 크고 넓은집(화분)
놔두고 왜 하필 거기서 나왔니?
나는 거기다 씨뿌리지 않았거든.
바람에 꽃씨가 틈으로 들어가서
싹이 튼거겠지.
흙도 없는데 물만 먹고도
사나보네.
너희한테도 물을 줘야겠군.
생명력은 이리도 위대한거야.
어디에서 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디서든 나로서
살아내려고 생명을 틔우는게
중요하단걸 나에게 말해주네.
맞아
나를 살게 하는건 좋은집, 넓은집,
힘있는 사람, 부자인 사람,
능력있는 부모가 아니라
나 자신이거든.
나는 어릴때부터
무서운 아빠의 눈,
다그치는 선생님의 눈,
과한 기대를 하며 나를 바라보는 눈,
그리고 세상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잘해서 인정받고
주목받고 사랑받으려고 정말 애썼어.
누군가 나를 바라보는 눈에
나를 맞추며 나답게가 아닌
세상이 원하는 사람답게 살아온거지.
수치심..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속에서
'나는 충분하지 않아,
이대로는 부족해, 나를 좋아하지
않을거야. 나는 좋은사람이 아냐.
더 노력해야만 해'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구속하는거야.
나는 꽃을 키우고 바라보며,
수치심을 치유해.
내 눈에 비치는 꽃들은 하나같이
다 예쁘고 사랑스럽거든.
그리고 꽃들 역시, 눈에 더 띄려고
나서거나 옆에 있는 꽃을
밀어내려거나, 나는 왜 옆의 꽃들보다
못생기고 볼품없냐고 불평하지 않아.
그냥 자기 자리에서 태양빛과
하늘이 내려주는 생수를 먹으며
자기 생긴대로 자기답게 아주
당당하게 피어나거든.
내가 꽃을 보며 감동할때마다
또 다른 꽃인 나를 보시며 감동하실
하느님의 눈과 마음을 느껴.
나는 꽃,
벽돌틈에서 비집고
나온 애들이 나일수도 있잖아.
장미나 목련처럼 근사하고
멋진꽃이 아니더라도
나다워서 곱고 캐릭터 있어
보이는 꽃, 누군가 바라봐주면
고맙고 무심코 지나쳐도
괜찮은 그런 자존감 높은 꽃.
하늘이 나를 봐주고 있고
바람이 나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봐주고,
무엇보다 자신이 자신을
사랑스럽게 봐주는 그런 꽃.
그리 살면 자유로울거야
첫댓글 박지현 요셉피나님의
셈세한 마음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