西溪叢語曰 許叔微精於醫云 五臟虫皆上行 惟肺虫下行 最難治 當用獺爪爲末 調藥於初 四六日 治之 此二日 虫上行也
《서계총어(西溪叢語)》에는, “허숙미(許叔微)는 의술(醫術)에 정통(精通)하였다. 그가 이르기를 ‘오장(五臟)의 벌레가 모두 위로 올라가는데 오직 폐충(肺蟲)만 아래로 내려가므로 치료하기가 가장 어렵다. 물개 발톱을 가루로 만들어서 약을 조합(調合)하여 초나흗날이나 초엿샛날에 치료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 두 날에는 폐충이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했다.” 하였다.
又曰 泉州一僧 能治金蚕蠱毒 如中毒者 先以白礬末 令甞不澁 覺味甘 次食黑豆不腥 乃中毒也 卽濃煎石榴根皮汁飮之下 卽吐出有虫 皆活 無不愈者 李晦之云 凡中毒 以白礬牙茶搗爲末 冷水飮之
또, “천주(泉州)에 한 중이 금잠고독(金蠶蠱毒)을 잘 치료하였다. 중독된 자가 있을 경우 먼저 백반(白礬) 가루를 맛보게 하는데, 맛이 떫지 않고 달게 느껴진다고 하면 다음에는 검정콩을 먹인다. 이를 먹어도 비린 줄 모르면 중독된 것이니 곧 석류나무 뿌리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마시게 한다. 약물이 내려가면 곧 산 벌레를 토해내므로 낫지 않는 자가 없었다. 이회지(李晦之)는 이르기를 ‘무릇 중독된 데에는 백반과 아다(牙茶)를 가루로 만들어서 냉수로 마신다.’ 했다.” 하였다.
又曰 淳于意治王美人懷子而不乳 來意以蒗蕩一撮 用酒飮之 旋乳 今醫方 並不言通乳
또, “순우의(淳于意)가, 왕 미인(王美人)이 아이를 가졌으나 젖이 나오지 않는 것을 고쳤다. 의가 낭탕(蒗蕩) 한 움큼을 술로 마시게 하였더니 곧 젖이 나왔다. 지금 의방(醫方)에는 어느 곳에도 낭탕이 젖을 통하게 한다는 말이 없다.” 하였다.
老學菴筆記曰 予族子相小服兎絲子 凡數年 忽背瘇 適四五月間 金銀藤開花時 乃大敗 依良方所載法 飮之兩日 至數斤 背瘇消盡
《노학암필기(老學庵筆記)》에는, “나의 친척에 상소(相小)라는 아이가 토사자환(兔絲子丸)을 먹은 지 두어해 만에 갑자기 등에 종기가 났다. 마침 금은등(金銀藤) 꽃이 필 무렵인 4~5월에 종기의 증세가 크게 위급하게 되었다. 그래서 금은등 꽃이 들어간 양방(良方)의 방법대로 해서 이틀 동안에 두어 근이나 먹였더니, 등의 종기가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하였다.
楓囱小牘曰 子瞻手墨一紙云 足疾 惟威靈仙,牛膝二味 爲末蜜丸 空心服 必效之藥也 但威靈仙 難得眞者 俗醫所用 多藁本之細者耳 其驗以味極苦而色紫黑如胡黃連狀 且脆而不靭 折之有細塵起 向明視之 斷處有黑白暈爲眞 腫痛拘攣 皆可已久 乃有走及奔馬之效 二物當等分 或視五臟氣虛宲 酌飮牛膝酒及熟水 皆可下 獨忌茶耳
《풍창소독(楓窓小牘)》에는, “자첨(子瞻)이 손수 쓴 한 종이에 적혀 있기를 ‘발병에는 오직 위령선(威靈仙)․우슬(牛膝) 두 가지를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환(丸)을 지어 빈속에 복용하면 반드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다. 다만 위령선은 진짜를 구하기가 어려운데 세속 의원이 쓰는 것은 자잘한 고본(藁本)이 많다. 그것을 징험하는 데에는 맛이 매우 쓰고 색깔은 검은 자색(紫色)으로 호황련(胡黃連) 모양 같아야 한다. 또 연해서 질기지 않고 부러뜨리면 고운 먼지가 일어나는데, 밝은 데를 향해 보아서 끊어진 곳에 검고 흰 무리[暈]가 있는 것이 진짜이다. 종기와 손발 굳어지는 병을 모두 낫게 하며 오래 복용하면 달리는 말을 따라가서 잡을 수 있다. 두 가지를 등분(等分)하여 혹 오장(五臟)의 기운이 허(虛)함과 실(實)함을 보고 참작해서 마시는데, 우슬주(牛膝酒)나 데운 물로는 먹을 수 있으나 오직 차[茶]로 마시는 것은 금한다.’ 했다.” 하였다.
鶴林玉露曰 嶺南人 以檳榔代茶 且謂可以禦瘴
《학림옥로(鶴林玉露)》에는, “영남 사람은 빈랑(檳榔)으로 차를 대신하며, 또 장기(瘴氣)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하였다.
採蘭雜志曰 一婦人病陰中痒 不敢告人苦甚 平日奉觀世音像甚謹 正病時 見一尼採藥一凾至曰 煎此洗之 卽愈矣 尼忽不見 啓視之 乃蛇床子,吳茱萸,苦蔘也
《채란잡지(採蘭雜志)》에는, “한 부인이 음부(陰部) 속이 가려운 증세가 있었으나 감히 남에게 말도 못하고 매우 괴로워하였다. 평소에 관세음상(觀世音像)을 매우 삼가 숭봉(崇奉)하였는데, 한창 앓을 때에 한 여승(女僧)이 약함(藥函) 하나를 가지고 나타나서 ‘이것을 달여서 씻으면 곧 나으리라.’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함을 열어 보니 이는 사상자(蛇床子)․오수유(吳茱萸)․고삼(苦蔘)이었다.” 하였다.
嫏嬛記曰 一人爲蛇傷 痛苦欲死 見一小兒來曰 可用兩刀在水內 相磨取水飮之効 言畢 化爲綠螈走入壁穴中 其人如方 卽愈
《낭환기(嫏嬛記)》에는, “어떤 사람이 뱀에 물렸는데 너무 고통스러워 차라리 죽으려고 하였다. 작은 아이 하나가 나타나서 ‘칼 두 개를 물 속에서 서로 갈다가 그 물을 마시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였는데, 말을 마치자 파란 도마뱀이 되어 벽 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사람이 그 방문(方文)대로 하였더니 곧 나았다.” 하였다.
潛居錄曰 八月朔 以盌盛取樹葉露 硏辰砂 以牙筯染點身上 百病俱消 謂之天炙 古人以此日 爲天醫節 祭黃帝岐伯
《잠거록(潛居錄)》에는, “8월 초하룻날 주발로 나뭇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그 물로 진사(辰砂)를 갈아서 아저(牙箸)로 몸에 군데군데 찍어 바르면 온갖 병이 모두 사라지는데 이를 천구(天灸)라 한다. 옛사람은 이날을 천의절(天醫節)로 삼아서 황제(黃帝)와 기백(岐伯 황제의 신하)에게 제사(祭祀)한다.” 하였다.
蓼花洲閒錄曰 范文正公四子 長曰純祐 通兵書學道家 能出神 一日方觀坐 爲妹婿蔡交以杖擊戶 神驚不歸 自爾遂失心 有子早世 只一孫女喪夫 亦病狂 甞閉於室中 牕外有大桃樹 花適盛開 一夕斷 ▪ 登木 食桃花幾盡 明朝人見其單身坐于樹杪 以梯下之 自是遂愈 再嫁洛人奉議郞任諝 以壽終
《요화주한록(蓼花洲閒錄)》에는, “범 문정공(范文正公)의 네 아들 중 맏이가 순우(純祐)인데 병서(兵書)에 능통하고 도가(道家)를 배워서 능히 신(神)을 나오게 하였다. 하루는 바야흐로 귀신을 보기 위하여 앉았는 중인데, 매서(妹婿) 채교(蔡交)가 지팡이로 방문을 침으로써 호신(戶神)이 놀라서 오지 않으니, 이로부터 드디어 실성하였다. 아들이 있었으나 일찍 죽었고 다만 손녀 하나가 있었는데, 그 또한 남편이 죽은 후에 미쳐서 늘 방안에 가두어 두었었다. 창 밖에는 큰 복숭아나무가 있었고 마침 꽃이 많이 피어 있었는데, 하루 저녁에는 창살을 끊고 나무에 올라가서 복사꽃을 거의 다 먹어버렸다. 다음날 아침에 사람들이 보니 단신으로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으므로 사다리를 놓아 내려 주었더니 이로부터 미친병이 드디어 나았다. 그리하여 낙양(洛陽) 사람 봉의랑(奉議郞) 임서(任諝)와 재혼(再婚)해서 명대로 살다가 죽었다.” 하였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