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4 여자 소녀와 사랑(?)싸움을 하다.
- 고자식 사람 놀라게 하는데는 뭐 있다니까.
하룻동안 몇번이나 사람을 쥐었다 놨다 하는지.. 꽁시랑 꿍시렁....
여자 지하철 안에서 소녀가내리고 나자 중얼 중얼 거리기 시작한다.
빨갛게 상기되서 작게 입을 비죽 거리며 싫지 않은듯 중얼거리는 여자의 모습이 제법 귀엽다.
서울역에 도착하자 여자 지하철에서 내려 기차로 갈아 타기 위해 걷는다.
하루가 여자의 것이 되니 이 세상도 여자의 것이 된다.
여자 올때는 보지 못했던 혹은 봤더라도 짜증나게만 보였던 것들이 너무나 즐겁게 보인다.
심지어 여자 너무 오바한 나머지 노숙자 아저씨에게 함박 웃음을 지었다 차비가 없다며 접근하는 아저씨에게 삥을 뜯겼다.
급 우울해져 검은 오로라가 피어나기 시작 할때 쯤.
여자 맥도날드에서 흰색 아이스크림을 사고 기차를 탔는데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맨 첫번째 칸 두자리 좌석 가운데 왼편 창가쪽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다.
여자 급!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여자의 기분에 따라 세상은 천국이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한다.
지금 여자는 자리 하나에 천국 열차를 타고 짐을 가지러 간다.
정확히 48분. 에누리 없이 48분만에 여자는 항상 내리던 대로 집앞 기차역에서 내린다.
여자 기차역에서 나와 걷기 시작한다.
황토 길에 길 옆으로 은행나무 들이 줄을 서 있는,
처음 왔었을 때와 같이 금빛 손을 흔드는 가을 은행나무 사이를 걸으며
여자 2년을 함께 했더니 이 길도 나무들도 정이 들었나부다 생각한다.
그리고는 여자 갑자기 이 곳을 떠난다는게 왠지 서러워 지기 시작한다.
-미안하다. 미안해. 근대 있자나 나!! 가야된다.
그 개자식이랑 있었던 모든게 여기 있으면 너무 생생해서 안될 것만 같단 말이야.
그동안 나랑 함께 이 길에서 외롭지 않게 해줘서 너무 고마웠는데!!
이제는 나 갈거야!!
여길 지나가도 이 가슴이 이렇게 뭉개질것 같지 않아질때,
그때 다시 돌아올게. 진짜 약속할게!!!!!!!!!!!!!!!
여자 나무들을 향해선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소리인지 큰 소리로 외친다.
왠지 소리치지 않으면 울것 같아서, 가슴에 들어있는 무언가가 밖으로 한꺼번에 튀어 나올 것만 같아서
그리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왠지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 만 같아서
여자 크게 소리치고는 주먹을 지고 집으로 행진하듯 각오하듯 걷는다.
작은 빌라 203호.
여자 키를 열고 들어가서 짐을 싸기 시작한다.
캐리어 가방 두개.
처음 들어 왔을 때 처럼 여자 늘지도 줄지도 않은 짐을 가지고 나간다.
나가기전.
여자 이것 저것 모아두는 성격탓에 집에 가득 차 있는 잡동사니들은 모두 버리라는 쪽지를 쓰고 나온다.
둘이서 3일이나 이 골목 저 골목 기웃 거리며 얻어낸 TV.
폐업하는 슈퍼에서 버리려고 내놓은 아이스크림 냉장고로 함께 고쳐서 만든 알록달록 요란하게 생긴 냉동고.
참 많은 것들 하나하나 둘이였다고, 함께였다고 말하는 것 만 같아서.
하나라도 들고 나오면 왠지 여기에 계속 묶여 있을 것만 같아서 여자 모두 버리기로 결심한다.
여자에게 무언가를 버린다는 건 참 대단한 결심이다.
여자는 버려져 봤기에, 버림 받는 아픔을 알기에, 버리면서 버려지는 아픔을 느끼기에
여자는 물건도 사람도 버릴줄을 모른다.
그래서 구지 물건들을 자신이 버리지 않고 남자에게 부탁하는 쪽지를 두고왔다.
물건을 버리며 자신을 조금이라도 생각해주기 바라는 마음과 함께.
여자 집에서 나와 캐리어를 끌며 나오는데,
문득 여자 이번 기차를 놓치면 소녀와의 약속 시간에 늦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자 캐리어 두개를 양손에 끼고 15분을 아무 것도 없이 걸어 왔던 길을 5분만에 뛰어간다.
가까스로 여자 기차에 타서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소녀 생각 덕분에 우울한 생각들로 가득 차 걸었을 길을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게 되었다는 생각에 소녀에게 고맙다.
만나자 마자 머리한번 쓰다듬어 주어야 겠다고 여자 생각한다.
여자 열심히 뛰어서 인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인지 기차안에서 도무지 잘 자지 못하는 부류 인데도
꾸벅 꾸벅 졸다보니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역에 다 와서 생각해 보니 여자 소녀와 약속 장소를 정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당황한다.
하지만 여자 왠지 소녀라면 서울역 지하철 역 서점앞에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아무 생각없이 아무 걱정없이 서점앞으로 간다.
소녀 어김없이 그곳에서 서서 다가오는 여자를 향해 웃고 있다,
-헤헤..우리 약속 장소도 안 정해 논거 있죠!?
그래서 마음을 다해 불렀죠!! 역시.. 이건 100 파야!!
-이거라니 무슨....
-그거 알아요!? 매직키드 마수리... 얍!! 마패 할아버지 버전이 제일 잘 먹혀요.
소녀 만나자 마자 헛소리를 하는 구나 싶지만 여자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앞으로 꼭 자기한테 할말을 있으면 이렇게 하라며 소녀 여자에게 보여주며 따라해 보라한다.
여자 왠지 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거절한다.
-빨리요!! 만약에 언니 이번 같은 상황이 있을때 있자나요!!!
그때는 언니가 나한테 이거 보내야 되요!! 그러니까 빨리 입을 하마같이 크게 하고 얍!! 해봐요.
그리고 손을 꼭 곰발바닥 손을 하고 원을 한번 돌린다음 강하게 멈추는 것도 같이 해야 해요.
-얌마 막차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오세요.
-한번만 해주면 안돼요!?
-절대 안해.
-한번만요~
-안오면 두고 간다. 여기 저기 노숙자 아저씨들이 너 잡아가기 전에 일찍가야되지 않겠니~? 이 언니랑 함께. 응?!
여자 노숙자 아저씨들 이야기를 하자 소녀 하얗게 질려서 따라오기 시작한다.
지하철에 타서 여자 소녀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소녀 대답도 안한다.
-얌마...
-.......
-삐졌냐!? 삐졌어? 고까지 걸로!?
-절대. 안 삐졌거든요!?
-이거봐 말투보니 삼개월을 삐진 말툰데...
-이게 어떻게 삐진 말툽니까!? 조용히 하고 가시죠. 나는 좀 생각할 것이 있소.
소녀 그렇게 대답 하고는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한다.
여자 손가락으로 소녀를 찔러도 보고 말도 계속 시키지만 소녀 별다른 미동이 없다.
그렇게 왕십리역 까지 와서 여자 계속 소녀에게 접근을 시도하지만
소녀 계속 삐지지 않았다고 말을 하며 얼굴로 나 정말 삐졌으니 알아서 하시오 라고 경고한다.
-얌마!! 너 진짜 이렇게 소심하게 굴거냐!?
-제가 뭘요!!!
-거기서 내가 진짜로 널 두고 가기라도 하겠냐!!
-누가 뭐래요. 왜 이러시오!!! 그냥 집으로 가기나 하소.
-진짜 이러기냐!! 그래 알아서 해!!
여자 왠지 울컥해서 소리 치고는 소녀보다 빠르게 걸어 아이를 뒤에 두고 집으로 향한다.
그러자 소녀 왕 당황한 얼굴이 된다.
-이보!! 이보쇼....
소녀 당황해 여자를 불러보지만 여자 그저 집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한다.
캐리어 끄는 소리와 여자의 화난 발자국 소리 그리고 소녀의 당황한 발걸음이 집으로 향해 간다.
-나 버리고 가려고 했자나요!!!
노숙자 아저씨들이 막 나 주어 가라고...
집에 거의 다 도착했을 쯤 소녀 여자를 향해 소리 친다
-야!! 내가 언제 그랬냐!! 장난으로 그런거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게 있다면 그건 뭔가를 버리는 일이다!!!!
-오~ 그러세요~
-안 믿나 분데!!
나 옛날에 집에서 냉장고에 든 상한 음식 못 버려서 먹었다가 배탈도 여러번 났고,
매일 오는 신문들도 못 버려서 집에 쌓아두다가 그게 점점 늘어나서 신문 끊기도 해봤다.
그런 것들도 못버리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널 버리겠냐!!
여자 소리치자 소녀 갑자기 미안해 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삐진 자신이 왠지 창피해 민망해 진다.
-미....미... 안합니다!!
-푸하하.. 바보같이.. 우리 되게 유치하게 싸웠지!?
-이게 무슨 싸움이에요 저혼자 삐져서 언니가 응석 받아 준거죠.
-하하.. 알면 됬다!! 뭔놈의 자식이 이리 소심하대!!
-나도.. 소심한건 잘못됬다는건 알아요.
근대 언니가 좋으니까 삐지고 아프고 화나고 그런거죠.
소녀 왠지 얼굴이 불어져서는 툭 던지듯 말을 하고 왠지 여자도 머슥해 져서 한동안 말이 없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간다.
엘레베이터가 도착하자 소녀 뛰어 나가듯 먼저 나가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간다.
여자도 소녀의 뒤를 따라 집으로 들어간다.
왠지 여자도 소녀도 얼굴이 빨갛다.
소녀와 여자 사랑(?) 싸움 후 얼굴이 붉어지다.
첫댓글 재미있어요^^건필하세요
슬슬 ㅋ ㅋ 뭔가 조짐이 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