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 토요일
울산에서 8시에 출발하고 김해공항에 9시에 도착하여, 10시30분에 탑승수속을 하였습니다. 탑승수속 시에 배낭이 크지 않아 배낭을 기내에 가지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배낭에는 손가락만한 조그마한 가위가 있었는데, 이것을 꺼내라는 겁니다. 테러를 예방하기 위하여 철저히 검사를 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손가락만한 크기의 가위를 별도로 탁송(화물칸 이용)하라는 것은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조그마한 가위로 승객을 위협하고 비행기를 납치한 적이 있는가요? 그리고 기내에서 식사를 줄때 나이프와 포크는 왜 주는지? 근무자들의 실적만 될 뿐 승객들의 안전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일이죠. 11시에 항공기가 이륙하고, 12시30분에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착륙하였습니다.
두번째로 일본에 입국하므로 입국수속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단의 무리를 따라가니 공항 열차역에 도달할 수 있었고, 보통열차를 탔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보통열차나 급행열차나 요금은 동일했습니다. 여행이 목적이니 굳이 빠른 열차를 탈 이유는 없는 거죠. 2시경에 시내 난바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하철역이 얼마나 큰지, 내가 원하는 지하철 노선을 찾는데 꾀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 표를 구입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지하철선로가 많고 요금이 거리마다 다르고 해서 매표기의 기능이 복잡합니다. 내가 가야할 곳은 시내요금이 적용되지 않는 구간이라 표를 구입하는 방식이 조금 달랐습니다. 결국 어떤 일본인의 도움을 받아 구입했습니다. 목적지의 록쿠지고엔(녹지공원) 역에 내리니 3시경이었습니다. 점심은 항공기 내에서 먹었으나 시장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공원 입구에서 쉬면서 집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간단히 식사를 했습니다. 5시경에 핫또리(록쿠지고엔)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공원을 돌아보았습니다. 유스호스텔은 생전 처음인데,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방을 원했어나 없고, 기숙사식 방에 들어가 보니 뭔가 좀 잘못되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에 시내의 교통수단에 대하여 익히는데, 지하철 및 열차(전차)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어 낮선 사람들에는 대단히 복잡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지하철선, 열차선마다 이름이 있지만 낮선 사람들이 읽거나 익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처럼 1호선, 2호선하면 좋으련만 이름(일본식)이 붙어 있으니 익히는 것이 싶지 않죠. 지하철과 열차가 교차하는 곳은 정말 복잡합니다. 회사가 다른 몇 개의 열차선, 역시 회사가 다른 수개의 지하철선이 만나는 곳은 어디로 들어가고 어디로 나와야할지 정말 헷갈립니다. 백화점 등 상가와 연결되는 출입구를 포함하여 출입구가 수십 개가 되니 말입니다. 사실 출입구를 찾느라 몇 번인가 들어갔다 나왔다 했으니까요.
이 숙소는 밤10시에 문을 닫고 아침7시까지 문을 개방합니다. 또 밤10시가 지나면 소등합니다. 잠이 잘 올까했는데 피곤하니 잠은 잘 오는데 새벽에 너무 일찍(3-4시경) 잠이 깨니 이게 문제입니다. 5시까지는 그냥 누워 있었어요.
6월23일 일요일
오사카(大阪) 이웃에 있는 고오베(神戶)를 여행을 했는데, 고오베하면 도로(육교)가 주저앉은 대지진으로 유명하죠. 그 흔적의 일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지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고, 한편 지진 이후에 도시를 재정비해서 그런지 도시 전체가 매우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산노미야 역에서 시내 상가지역을 지나 Memorial Park, 고오베타워, 모자익, 다시 지하철로 시내, 관광버스로 시내 관광코스를일주한 후, 인공섬을 다녔습니다. 고오베는 옛부터 무역항으로 유명한데, 그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였으므로 지금도 외국인 거주 주택 등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이것이 중요한 관광코스가 되고 있습니다. 유람선 등이 향상 입출항하는 항구지역의 모자익이라는 곳은 유럽풍의 건축물과 유럽풍의 식당으로 이루어진 먹거리 상가구역인데 향상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시내관광버스를 이용했으면 좋았을 터인데, 너무 많이 걸어 다리가 아팠습니다. 인공섬이 두 곳이 있는데 한곳에는 승무원이 없는 전차(모노레일)가 다니고 있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식당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TV에서 월드컵 경기 중 한국-스페인 승부차기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6월24일 월요일
나라(奈良)로 갔습니다. 나라도 오사카에서 열차(일본의 열차는 모두 전차)로 50분 거리에 있어요. 나라는 1200년전 70여년간 일본의 첫 수도였는데,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사람들에 여하여 만들어 졌다는 설도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나라(국가)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했다고도 합니다. 나라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어요. 비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많이 불편했어요. 유적이 많은 공원에 사슴이 방목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사슴에게 먹이를 주니까 사슴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먹이를 달라고 사람의 옷자락을 물고 당기면서 보채는 사슴도 더러 있어요. 일본의 절은 도시의 가운데 또는 도시 가까운 곳에 많이 있었고, 불상이 있는 집은 대단히 웅장하고 큰 편인데 수도하는 스님들은 별로 볼 수가 없었어요. 나라에는 절과 신사가 많은 편인데 그 중에도 규모가 큰 신사와 절로 유명합니다. 도다이지(東大寺)란 절은 크기도 클뿐더러 그 내부의 부처도 대단히 큽니다. 절과 신사 사이에 종각이 있는데 이 종도 대단히 컸습니다. 작은 슈퍼에서 처음으로 도시락을 구입해서 공원에서 먹었습니다.
6월25일 화요일
오사카의 관광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숙소를 오사카에서 교또(京都)로 옮겼습니다. 교또 역시 오사카에서 열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므로 오사카에서 다녀도 되지만 교또에는 볼거리가 많다고 해서 2-3일 일정으로 교또로 갔습니다. 교또는 나라 수도 이후 19세기 말에 수도가 동경으로 옮겨지기까지 약 1000년간 일본의 수도였습니다. 그래서 궁전 등 일본의 유적이 많은 곳입니다. 비는 여전히 조금씩 내리고 있었어요. 시내 관광안내도와 버스 카드를 구한 후, 숙소에 배낭을 풀고 東本願寺를 방문했습니다. 東本願寺는 교또에서 옛날부터 영향력이 있는 절인데 절의 건물 규모가 대단히 컸습니다. 그렇게 큰 기둥 등 목재를 운반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절에는 이 절을 건축할 때 사용한 가장 튼튼한 밧줄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 밧줄은 사람의 머리털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나무를 운반하는 데는 특별히 튼튼한 밧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비가 조금씩 계속 내리고 있어 실내 관광을 하기로 하고 東本願寺를 둘려본 후 신간선이 통과하는 일본철도(JR) 교또역으로 갔는데, (일본에는 열차를 운행하는 회사가 여럿이 있어 한 도시 내에 열차역이 여러 개 있습니다. 열차도 전차고 지하철도 전차이므로 이의 구별이 좀 어렵지만 여기서 열차라 함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전차를 지칭), 역의 규모가 대단했습니다. 일본은 열차교통망이 매우 잘 발달되어있어 우리나라처럼 열차역을 중심으로 도시의 상권이 발달되어 있는데, 그 규모가 우리의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열차역은 단순한 역이 아니고 교통과 시장 및 놀이공간의 종합센터였습니다. 역이 있는 빌딩 주위에는 백화점을 비롯해 대부분의 편이시설이 함께 있었습니다. 6월25일(교또에 도착하는 날) 독일과 우리의 월드컵 경기가 있었죠. 숙소 휴게실 TV 앞에서 Be the reds라고 쓴 붉은 옷과 모자를 쓰고 열심히 응원하는 우리나라 한 젊은이를 보았습니다. 그 청년은 다음 날 동경으로 떠났습니다. 우리가 독일과의 경기에서 이겼다면 동경에서 우리나라 팀의 결선 경기를 응원하고 싶어하든군요.
6월26일 수요일
먼저 우리나라 시인 윤동주의 시비가 있는 同志社(도시샤)대학을 방문했습니다. 대학은 비교적 작았습니다. 대학 내에 승용차를 가지고 오는 학생은 별로 없는 것 같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시인 윤동주는 이 대학에서 수학했는데, 한글로 시를 썼다고 해서 독립운동가로 몰리어 후쿠오카 감옥에서 1942년에 옥사했습니다. 시비는 도시샤대학을 다닌 우리나라 출신 동문들이 1994년에 만들었다합니다. 시비에는 윤동주 시인이 한글로 쓴 시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교도대학을 갔는데 길을 잘못 들어 주 캠퍼스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보조 캠퍼스만 뱅글뱅글 돌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낮 시간에 많이 걸으니 피곤하여 밤 관광을 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야간 버스가 우리보다 빨리 9시경에 끝나기 때문에 여유가 별로 없어요. 그래도 버스를 타고 야간 관광을 조금 했습니다. 그런데 별로 볼거리가 없었어요. 술집은 많이 있지만 혼자이고 일본어에 자신이 없으니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지요. 노래방이라 할 수 있는 가라오케는 별로 없어요. 그리고 나이트크럽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6월27일 목요일
교또 변두리를 둘려보기 위하여 숙소에서 버스종점으로 가서 시내 반대편으로 걸었습니다. 시골의 냄새가 나는 곳이었습니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자전거로 등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고등학교 교문에는 교사가 등교하는 학생들의 태도와 복장을 검사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복장은 단정하지 못했습니다. 농부들이 벼나 채소를 가꾸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시골보다는 역시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을을 지나다보니 절이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大閣寺이었습니다. 시내 버스종점이 여기에도 있는 것을 보면 사실 이곳은 시골이 아닙니다.
시내로 들어와서 옛궁전을 관광했습니다. 왕이 1200년 이상 한 가계에서 나온 나라는 세계역사에서 일본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왕은 좀 다르게 해석해야 되요. 나의 느낌으로는 정치적 권력을 가진 왕이라기보다는 종교적 권한을 가진 왕이 일본의 왕이 아닌가 해요. 캐토릭에서 교황처럼요. 지금은 교황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영향력이 클 때에는 유럽의 왕들을 좌지우지할 때도 있었어요. 일본의 왕도 정치적 실권자와 관계에서 이러한 관계였다고 생각됩니다. 왕이 정치적 실권을 가질 때도 있었고 때로는 상징적이 권한만 가질 때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일본의 신교는 신이 일본의 왕이고, 신사는 왕과 일본인들이 존경하는 인물을 모시고 받드는 곳이죠. 우리나라로 보면 사당이나 종묘 같은 곳이죠. 그렇다면 일본의 신교는 사실 종교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절과 신사가 같은 장소에서 공존을 하고 있죠. 옛 왕궁에는 아무 때나 입장이 가능한 것이 아니고 또 반드시 안내를 받아야만 들어 갈 수가 있었어요. 우리의 왕궁과 별로 다를 것이 없지만 역시 규모면에서는 우리의 것보다 상당히 크다고 생각해요.
오후에는 어제 방문한 교또대학의 다른 부분을 보기로 했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대학의 정문을 찾을 수 있었고 여기서 대학안내지도를 얻어 대학 내 여러 건물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이름이 있는 대학답게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있었어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역시 자전거 주차장이었습니다. 교내 어디에서든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모든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것 같습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나 직원들도 자전거를 즐겨 타는 모양입니다. 다음은 교또 국립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교또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곳은 이곳 박물관뿐입니다. 박물관 내의 내용물은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다음으로 西本願寺를 보고, 동지(東寺)로 가서 5층탑을 보았습니다.
저녁에 오사카로 돌아갈 수도 있는데 어디를 가도 잠은 자야하고 일정에 여유가 있어 하루 더 묵기로 하고 시내 야간 관광을 했습니다. 강(개천) 주변에는 주점(태극기를 달아둔 주점도 있음)들이 즐비하게 있었고 길 밑의 강가에는 연인들이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6월28일 금요일
다시 오사카역(우메다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부터 오사카 관광이 시작됩니다. 오사카는 역시 크고 복잡한 도시입니다. 한번 다녀간 곳이지만 지하철역과 열차역이 함께 있는 우메다역은 너무 복잡하여 배낭을 Locker에 임시보관하고, 오사카시 관광안내소에서 관광안내도를 얻고, 지하철 매표소에서 일일교통카드를 구입하는데만 2-3시간이 걸렸습니다. 우선 시내에 대한 감각을 얻기 위하여 난바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난바에서 해안으로 가기위해 다른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버스종점에 있는 해안 마을을 돌아보고, 오사카돔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혹시 축구경기장인가 했더니 야구장이었습니다. 야구팬들이 오늘 있는 게임에서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하여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돔을 돌아보고, 다시 버스로 우메다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 교포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쯔루하시(鶴橋)로 갔습니다만 서울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한 서점을 제외하면 교포들이 산다는 흔적을 거의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한인들의 가계가 많다는 유흥가 지역(신사이바시 지역)으로 왔습니다. 한복을 입고 (술집 또는 맛사지 집으로) 호객을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언짢아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지나다가 한일관이란 한국식 식당이 있어 반가워 저녁을 먹으려고 들어갔는데 저녁에는 비빕밥만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냥 주문하고서 시계를 보내 귀소시간이 임박했습니다. 오늘 묵을 YH에는 하오 9시전까지 가야 묵을 수가 있습니다. 할 수 없이 비빕밥을 취소하고 황급히 숙소로 돌아야 했습니다. 낮에 배낭을 맡겨둔 Locker를 찾는데 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녁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입하여 숙소에서 먹었습니다. 숙소에서 한국학생을 1명 만났습니다. 이 학생은 JR 패스로 후쿠오카-오사카-동경-오사카-후쿠오카를 여행한다고 합니다.
6월29일 토요일
오늘도 여전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먼저 오사카대학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오사카대학 입구에 오사카 엑스포공원이 있어 들렸습니다. 수년전에 엑스포가 열린 곳인데 지금은 공원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공원에는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있는데 일본정원만 둘려보았습니다. 특별히 잘 다듬은 일본정원이었습니다. 연꽃이 만발한 곳에는 많은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나도 한 장 찍었고요. 아름답게 핀 무궁화가 있어 반가워 무궁화도 한 장 사진에 담았습니다. 또 연못에 있는 잉어 등 물고기 들은 어찌나 크고 많은지 탐이 났습니다. 많이 걸어서 인지 발바닥이 제법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걸었죠. 엑스포공원을 나와 오사카대학으로 갔습니다. 제법 잘 가꾸어진 대학이었습니다. 비도 오고 토요일이라 좀 한적했습니다. 교도대학과는 달리 자전거로 등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므로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은 볼 수 없었습니다. 학생 식당에서 티켓을 벤더머신에서 구입하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학교구내 매점에서 평소 가지고 싶었던 미니볼펜을 2자루 구입했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오사카성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어느 지하철 역으로 가야하는 지을 정확히 몰라 비즈니스 파크 역에 내렸습니다. 이 비즈니스 파크와 오사카성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이 비즈니스 파크에서는 파나소닉을 비롯해 일본의 최첨단 제품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토요일 오후라 비즈니스 파크 내 빌딩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으므로 오사카성으로 갔습니다. 큐수 구루메에서 본 성처럼 해자를 두른 후쿠오카성도 성다운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성을 쌓은 돌들이 얼마나 큰지 이 성을 쌓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비가 오고 저녁이 임박해서 인지 노숙자들이 성 내의 한 문간에서 잠자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벤더머신에서 식권을 구입해서 식사할 수 있는 편의점식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야간에는 신사이바시 지역에서 야경을 둘려보았습니다. 야간에 이 지역을 다니는 사람의 7할은 여자들이고 그 중에서 20대 전후의 젊은 여자들이 많았습니다. 남자들은 대부분 파찡코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양입니다. 어디를 가나 파찡코는 즐비하며 파찡코에 있는 사람의 8-9할은 남자들입니다. 오사카 한국영사관 앞을 지나니 3-4위전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붉은 옷을 입고 영사관 특별실에 모여 있었습니다.
6월30일 일요일
어제 예약한 숙소로 거처를 옮기기 위하여 배낭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오늘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오사카항 쪽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지하철 교차역에서 배낭을 Locker에 보관한 후, 잊어버리지 않도록 몇 번인가 확인을 하고, 오사카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사카항역에서 내릴까하다가 종점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바다 밑(OTS line)으로 전차가 한참 달리는 듯하더니 다른 전차(Cosmo-square행 모노레일전차)로 바꾸어 타야만 했고 요금도 더 내어야만 했습니다. 잠시 후에 지상으로 올라온 전차는 페리항 지역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섬(인공섬)인 것 같고 국내선 페리항과 국제선 페리항 및 화물무역항과 이의 부대시설이 있습니다. 규수 등으로 가는 국내선 페리항을 둘려본 후, 시버스(Citybus)를 타고 바다 위 육교를 통하여 조금 전에 바다 밑으로 온 길을 다시 돌아갔습니다. 시버스를 바꾸어 타고 Universal Studio of Japan으로 갔습니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성인 5,500엔) 입구와 주위만 둘려보고 기념 색연필을 두 자루 구입했습니다. JR역이 있는 주위에도 조그만 관광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제법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구입하여 점심을 해결하고, 시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배낭을 보관한 곳으로 돌아와 배낭을 찾는데 또 한참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별로 복잡하지 않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출입구가 많아 좀 헷갈렸습니다. 2일을 머무를 숙소YH가 있는 張居(나가이)공원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다시 시내로 왔습니다.
지난번에 둘려 본 적이 있는 鶴橋(쯔루하시)역 부근으로 다시 가보았습니다. JR역 쪽으로 가서 골목을 들어가니 한국식 식당이 몇 곳 있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코리언타운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시 신사이바시 지역으로 와서 지난 금요일에 주문만 하고 그냥 돌아온 비빔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지난번에 내일 오겠다고 했는데 어제는 못 왔고 오늘 가보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약속은 지키는 것이 좋을 테니까. 남자 지배인이 나중에야 알아보았습니다. 비빕밤의 품질은 별로였습니다. 울산이라면 3000-3500원짜리인데 여기서는 1050엔을 받으니 3배는 비쌉니다. 물가를 고려하면 이해가 가지만 다른 식사비에 비하여 비쌉니다. 하여튼 이번 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단 한번 한국식 식사를 했습니다. 신사이바시 밤거리를 구경했는데 어떤 지역은 호객행위가 염려되어 둘려보기가 두려웠습니다. 사실 가 보지 않아서 호객행위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7월1일 월요일
내일 귀국을 하기 때문에 관광은 그만하고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아침에는 백화점이나 시장에 갈 수가 없어 지하철을 타고 변두리 역에 한번 다녀왔습니다. 역 밖으로 나가지는 않고 플랫홈에서 역 주변 마을을 둘려보았습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천왕사역으로 왔습니다. 천왕사 공원으로 갔으나 월요일은 휴관이었습니다. 공원입구에서 신세계지역으로 가는 다리에는 천막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일단의 행자들이 있었습니다. 일본답지 않는 면이었습니다. 페스티벌게이트 스파월드를 포함하는 신세계지역을 둘려보았는데 이 지역은 중하류의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 판단됩니다. 주위가 비교적 누추하고 골목도 대단히 좁은 편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많이 분비지 않았지만 오후나 밤에는 많은 사람으로 붐빌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칭코 앞에는 개점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개점을 하자마자 우르르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갔습니다. 식당가에는 비교적 값싼 식사가 제공되고 있었으나 곁으로 보기에 위생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피로가 누적되어 벌써 발바닥이 불편했으나 계속해서 덴덴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덴덴지역은 우리의 용산전자상가처럼 전자제품 상가입니다. 여기서 미니스피커를 구입하고 싶었는데 이러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자상가는 너무 많았고 제품도 많았으나 지쳐있었기에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피곤하고 시장하여 맥도널드에서 빅맥세트로 식사를 하고 정오까지 한참 동안 쉬었습니다. 덴덴지역에서 한글로 된 민원 안내용 디지털 광고판을 보았는데 행정민원장소(구청), 경찰서, 소방서의 위치를 알리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주변에 한국교포가 많이 살거나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하면서 물건을 살피는 고객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덴덴지역을 지나 구로몬시장으로 갑니다. 구로몬시장은 일본의 재래식 시장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재래식 시장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시장은 거리 크지 않았습니다. 시장의 한 모퉁이에 한국식 김치를 전문으로 한다는 간판이 있고 한국식 인스턴트 식품(라면, 컵라면 등)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가웠지만 물건을 살 의향이 전혀 없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제 구로몬시장을 지나 다시 신사이바시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지난밤에 들리고 싶었던 곳이지요. 유흥가 지역입니다. 주점, 식당, 파칭코, 극장, 모텔, 맛사지, 비디오방, 여기의 비디오방에는 주로 XXX 필름을 보는 곳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별로 없으니 여행선물을 사야겠습니다. 다카이시마 백화점에서 일본도자기 인형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생선초밥 도시락을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도시락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처음 먹어보는 생선초밥입니다. 식사를 하고 1시간정도 쉰 다음 다시 우메다역으로 나와 한큐그랜드 30-32층 식당가에서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이 일본에서 마지막 밤입니다. 숙소의 귀소시간의 제한으로 심야의 야경은 보지 못 한 것이 조금 서운합니다.
7월2일 화요일
오늘은 날씨가 개였습니다. 6시20분에 숙소를 나왔습니다. 나가이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아침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난바역을 경유하여 간사이공항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공항을 둘려보면서 사진도 몇 장 찍었지만 10시도 체되지 않았습니다. 공항쇼핑센터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식당입구에 있는 벤딩머신에서 식권을 구입해서 내밀면 되는 식당입니다. 일본말을 몰라도 되니 식사 주문하기가 편했습니다. 2시간 이상 여유가 있어 공항역에서 전차를 탄 후, 첫 번째 역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2번째 역에서 하차하여 한 작은 도시를 둘려보았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었고 활기가 없는 작은 도시였습니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1시30분에 부산행 항공기를 탑승함으로서 10박11일간의 오사카여행은 막을 내립니다. 김해공항에서 공항버스로 울산으로 오는 도중 한국어를 잘 하는 인도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인도인 선교사로서 언양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목회활동을 하면서 영남대학교에서 신학박사과정을 한다고 합니다. 인도에 언젠가는 가볼 생각이 있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처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