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댓잎 바람 사이로
거제맹종죽테마공원
그곳의 댓잎 소리는 파도 소리를 닮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 사이를 다니던 바람이 대나무를 흔들면 쏴아쏴아 파도 소리가 들린다. 푸른 바다를 보고 자란 대나무들은 햇살 좋은 날이면 짙은 바다 내음을 뿌린다. 바다와 대숲의 이중주는 머리를 맑게 하고, 신나는 에코 어드벤처는 몸을 맑게 한다. 어른과 아이의 웃음소리가 우후죽순처럼 자란다.
바닷바람이 숨어 있는 맹종죽테마공원 죽림욕장
‘竹竹’ 자라는 곧고 청량한 감성
맹종죽테마공원은 거제시 하청면 와항마을 야산에 있다. 약 9만 9천㎡ 면적에 맹종죽 3만 그루가 자라는 사철 푸른 대나무 숲이다. 1926년 신용우 씨가 일본에서 3주의 맹종죽을 가져와 심은 것이 그 시작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맹종죽의 80%가 이곳 거제에서 자랄 만큼 번성했다.
캐릭터 다숨이가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정문을 지나 매표소로 가는 길에 20여 종이 넘는 대나무들이 종류별로 심어진 정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매표소를 지나면 곧장 대나무 숲이 시작된다. 서너 명이 오순도순 지날 수 있는 넉넉한 길에는 댓잎이 푹신하게 쌓여 있고, 길 양쪽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대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솟아 있다. 사락사락 댓잎 소리와 시원한 내음에 사로잡혀 발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왼쪽/오른쪽]캐릭터 다숨이가 반기는 맹종죽테마공원 정문/곧은 정신과 욕심 없는 마음을 배우다.
죽림욕장은 어울림길, 사색竹길, 회상竹길로 이어진다. 이 길은 그냥 걷기만 하는 여느 길과는 다르다. 길 중간 중간 재미를 선사해주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비스듬히 누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의자에 몸을 기대어 편안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성한 댓잎들 사이로 햇살이 반짝인다. 조선시대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五友歌)>에서 “나모도 아닌 거시 풀도 아닌 거시 /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난다. / 뎌러코 사시에 프르니 그를 됴하하노라”고 대나무를 노래했다. 곧은 정신과 욕심 없는 마음, 그리고 사철 푸른 대나무를 보고 또 본다.
대나무로 만든 그네는 아이들보다 어른들 줄이 더 길다. 대나무에 매달린 그네는 대나무 사이를 헤엄치는 듯한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그중에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竹지압체험길이다. 동글동글 이어붙인 대나무가 발에 닿으면 피로가 시원하게 날아가는 기분이다. 쉼터 전망대에 오르면 대숲 넘어 쪽빛 바다가 펼쳐진다.
맹종죽이란 이름은 중국 삼국시대에 병든 노모를 돌보던 맹종이라는 사람에서 유래했다. 맹종은 한겨울에 죽순을 먹고 싶다는 노모의 말에 대밭으로 갔지만 죽순을 구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죽순이 돋아났고, 그것을 먹은 어머니 병이 나았다고 한다.
[왼쪽/오른쪽]대숲을 헤엄치는 듯한 대나무 그네/인기 만점 竹지압체험길
대숲에서 즐기는 타잔놀이
맹종죽테마공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에코 어드벤처. 바로 ‘모험의 숲’이다. 숲속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가는 레포츠다. 아슬아슬 매달린 나무발판을 건너고, 흔들리는 외줄을 타야 한다. 그리고 타잔처럼 줄 하나에 의지해 날아가기도 한다. 앞서가던 아빠는 아들의 대견함에 파이팅을 외쳐주고 아래에서 엄마는 박수로 화답한다. 어느새 대숲에 가족의 웃음소리가 드높다.
에코 어드벤처 체험은 정시마다 안전교육과 함께 시작된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안전교육이 끝나면 각자에게 맞는 코스를 체험한다. 안전장비로 2개의 카라비너가 달린 로프를 허리에 채우는데, 카라비너 2개 중 하나는 언제나 시설물 안전줄에 걸려 있어야 한다. 그것만 지키면 누구라도 안전하게 ‘모험의 숲’을 즐길 수 있다. 코스는 어린이 전용 오리 코스, 청소년과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갈매기 코스, 상급자용 기러기 코스로 나뉜다. 각각의 코스를 체험하는 데 대략 30분이 소요된다. 에코 어드벤처에 도전할 수 없는 어린이들도 배려했다. 정문 앞에 마련된 대나무썰매장에선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맹종죽테마공원은 쉬는 날 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 입장료는 어른 2천 원, 어린이 1천 원. ‘모험의 숲’은 오리 코스 5천 원, 갈매기 코스 7천 원, 기러기 코스 8천 원으로 입장료와 별도의 이용요금을 내야 한다.
[왼쪽,가운데/오른쪽]모험의 숲에서 아빠와 딸, 하나 되기/대나무썰매장에서 우후죽순처럼 자라는 아이들 웃음소리
건강을 즐기는 대나무 먹거리
마음으로 대나무를 느꼈다면 이번에는 몸으로 느껴볼 차례. 대나무 중에서 가장 굵은 것이 맹종죽이다. 지름 20cm까지 크고, 죽순은 하루에 1m까지 자란다. 맹종죽순은 크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이곳 죽순은 식이섬유가 많고 미네랄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테마공원 앞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각종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향긋한 대통밥은 기본이고, 대나무를 넣어 끓인 백숙과 죽순을 이용한 반찬들이 건강은 물론 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대나무통에 삶아낸 수육이 인기 만점이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사라지고 부드럽고 담백함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테마공원 앞에 자리 잡은 홍보전시관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을 전시, 판매한다.
대통밥과 대나무통에 삶아낸 수육
여행정보
거제맹종죽테마공원
주소 : 경남 거제시 하청면 거제북로 700
문의 : 055-637-0067, www.maengjongjuk.co.kr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신거제대교에서 거제대로를 따라 시청 방면으로 진행 후 연초삼거리에서 하청 방면으로 좌회전.
거제북로를 따라 약 7km 이동하면 맹종죽테마공원에 도착한다.
* 대중교통
고현버스터미널에서 31번 버스를 탄 후 와항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문의 삼화여객 055-632-2192
2.주변 음식점
대밭집 : 대통밥, 거제시 하청면 와항2길 3, 055-637-9211
이솔산오리 : 오리불고기, 거제시 하청면 거제북로 582, 055-634-5292
3.숙소
큐브아일랜드 :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269, 010-3437-9440
플라워펜션 :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148-8, 055-633-4989
4.기타 여행정보
거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geoj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