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산당, 원내 교섭단체로 부상
저조한 투표율 속 자민·공명 압승...민주·생활·사민당 등 중도파 패배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공산당이 약진, 원내 교섭단체로 부상해 주목된다.
21일 242석 중 절반인 121석을 선출하는 일본 참의원 선거로 자민당은 의석수를 34석에서 65석으로 늘려, 종전 의석을 포함하면 모두 115석을 확보, 참의원 제1당으로 복귀했다. 여당인 공명당은 11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44석에서 17석으로 격감, 창당 이래 최저인 모두 59석으로 크게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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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 |
반면, 일본 공산당은 도쿄, 오사카, 교토에서 지역의석 3석과 비례대표 5석을 획득, 종전 의석 2석을 합하면 모두 11석을 확보해, 원내 교섭 단체(참의원 10석 이상)로 부상했다. 공산당이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낸 것은 12년 만의 일로 공산당은 역사적인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공산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4대 정책 전환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 소득 증가를 통한 경기 회복 △원전 제로 △평화헌법 사수 △친미정치 전환을 공약했다. 공산당은 이를 통해 자민당 독주 우경화와 양극화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대거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은 21일 선거 직후 성명을 통해 “지금 적지 않은 국민이 자민당 정치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이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알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산당은 “소비세 증세, 헌법 9조 개정, 원자력 발전 재가동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일본 공산당이 자민당과 정면으로 대결, 폭주에 제동을 거는 든든한 정당으로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참의원 선거를 통해 공산당은 지난 20년 간의 하향세를 접고 자민-민주당 우세의 양 보수정당 구도의 일본사회에서 좌파 정치를 이룰 안정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산당은 최근 도쿄도 의회 지방선거에서도 8석이던 의석을 17석까지 늘려 선전했다.
한편, 도쿄에서는 탈원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은 무소속의 야마모토 타로도 당선돼 주목된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나를 지지한 이들은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를 우선하는 사람들”이라며 “앞으로 6년을 계속 달려 전국의 운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산당 약진, 중도좌파 패배
공산당 외 기성 정당에 대한 대안으로 자임했던 정당은 전반적으로 의석을 잃어 공산당의 약진과 대비된다. 민주당 탈당파로 구성된 생활당은 8석에서 2석으로 크게 줄었고, 사회민주당도 기존 4석에서 3석으로 1석을 잃었다.
한편, 자민, 공명 양당은 의원정수의 과반수에 이르러 여당이 참의원 상임위 위원장을 독점하고 각 위원회의 반수 이상을 차지해,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한 상황이다.
일본 총무성에 의하면,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선거구와 비례 대표에서 모두 52.61%에 머물며 역사상 3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