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화지공원 내 식당(화지한우)에서 올 한해 가야지를 끌고갈 신임 회장을 뽑았다. 만장일치로 아자아자 곽태환 샘을 새로운 가야지 수장으로 추대하였다. 20여 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여 지난 2년간 가야지를 위해 무거운 회장의 소임을 충실하게 맡아주신 풀코스 허무성 전임 회장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새롭게 가야지 지휘봉을 넘겨받은 신임 곽태환 회장님에게는 무한한 신뢰로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가야지 22주년 창립기념을 축하하기 위해 <효원마라톤클럽>에서 회장님과 총무님 등 세 분이 오셔서 격려사와 함께 자리를 빛내주셨다. 그동안은 창립기념식을 대부분 연산교차로에 있는 <해암뷔페>에서 늘찍한 방을 빌려 내빈과 장학생들도 초청하고 성대하게 거행하였는데 올해는 장소를 바꾸어 이곳 정묘사 내 식당(화지한우)에서 회장 이취임과 발대식을 가졌다. 이전에도 이곳에서 단체 회식을 가진 적이 있는데 길쭉한 방에 식탁이 일렬로 놓여 서로 얼굴을 찾아보기가 좋아 식사와 회의를 하기에 미흡함이 없었다.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회장 이취임과 내빈 격려사 등 공식 행사를 끝냈다.
다음은 모임을 더욱 훈훈하게 만들어 주는 식사다. 식탁마다 하나씩 올라와 있는 불판 위에는 이미 샤브샤브용 육수가 담겨 점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화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육수가 보글보글 끓자 쟁반에 수북하게 쌓인 야채를 넣고 뒤이어 익기 좋게 살코기만으로 얇게 쓴 붉은 빛의 한우 편을 넣었다. 밥 반찬과 술 안주로 제격이다. 밥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술을 마셨다. 소주와 맥주, 그리고 고무신 샘이 챙겨오신 러시아산 보드카가 회원님들의 구미를 당겨 물 흐르듯이 쉴 새 없이 입속으로 들어갔다. 신사숙녀들의 모임이라 서로간에 듣기 거북한 언사도 없었고 만취로 주사를 부리는 사람도 없었다. 거사를 치르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아니온 듯 방을 나왔다.
2차를 위해 간단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선술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효마클 내빈들을 보내드리고 총회에 참석한 가야지 회원이 전원 다시 자리를 함께했다. 구운 명태포와 감자튀김을 안주로 생맥주를 주량껏 마셨다. 다른 곳에 모임이 있어 1차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 북소리님이 합석하여 회원들의 한결같은 요구에 부응하여 전매특허인 '고진감래주'를 만들어 전체 회원들에게 차례로 돌려 주흥을 끌어올렸다. 가야지의 중단없는 활동과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모두 술잔을 높이 들어올렸다.
오늘은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고 첫 훈련을 하였다. 일요일이라 성지곡수원지에서 모여 백양산의 산기운을 받으면서 훈련을 해야 하는데 장소를 해운대로 옮겨 바다 기운을 듬뿍 받았다. 이른 아침인데도 8명의 회원이 요트경기장 주차장에 모였다. 회장님(곽태환)과 총무님(이성심), 훈련팀장(이진구), 일요지기(서정호), 수요지기(노재준), 이규남 샘, 하기상, 그리고 가야지 총회를 위해 멀리 수원에서 발걸음을 하여 오늘 강화훈련까지 참여한 달하니 샘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섯 분은 송정까지 다녀오시고 꾸니 샘과 나는 미포까지 다녀왔다. 부산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가 밑으로 세 겹, 위로 다섯 겹의 옷으로 무장하고 달렸더니 외부의 추위는 완벽하게 막아냈으나 내부로 땀이 배어나 이마에도 목에도 허리에도 물기가 느껴졌다. 달리기 복장으로는 절반은 성공했고 절반은 실패했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부침없이 마지막까지 한결같은 속도를 유지했으니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레이스였다. 멀리 송정까지 목표를 정하고 달린 여섯 회원님들도 지친 기색 없이 늠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통영훈련에 이어 혹한기 강화훈련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개인 일정이 있는 노재준 샘과 이규남 샘이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머지 여섯 회원은 안락동 해수탕에서 목욕을 하고, 동래고등학교에서 가까운 식당(본고갈비)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목욕과 식사 경비를 달하니 샘이 내주셨다. 나는 고갈비 대신 더 비싼 한우미역국을 먹어 한턱 쓰고 싶었는데 달하니 샘이 벌써 회장님께 구두 결재를 받았다며 양보를 하지 않으셨다. 오늘 해운대 강화훈련에 참여하여 서로를 격려하며 동료애를 나누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함께 가야지의 시계도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가야지 회원 모두가 집행부라는 생각으로 훈련과 대회, 행사 등에 자주 출석하여 가야지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고 강한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십시일반 힘을 보태 주셨으면 좋겠다.
해운대 훈련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한숨 자고 일어나 지난주에 끝난 정기총회와 오늘의 강화훈련을 되돌아보았다. 두 곳에 모두 출석을 하며 현장을 지키다 보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상히 알 수 있어 좋다. 가야지 활성화의 정답은 출석과 현장 출현이다. 가야지 회원님들의 반가운 얼굴들을 자주 뵐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零下訓鍊
乙巳二月初九日
水銀柱落零下圈
早朝起床出大門
懷刀冷風衝全身
今日鍊所海雲臺
伽倻八員出師表
一場走遊天地明
走族胸曲紅日位
영하훈련
을사년 이월
초구일
수은주가 떨어져
영하의 날씨다.
아침 일찍 일어나
대문을 나서니
칼을 품은 찬바람이
온몸을 찌른다.
오늘 훈련 장소는
해운대
가야지 여덟 회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바탕 달리기 놀음을 하고 나니
하늘과 땅이 밝아오고
달리기 가족들 가슴 속에
붉은 태양이 자리한다.
첫댓글 해운대 바닷가에 떠 오른 태양을 보면서 탁 트인 해변가를 뛰고 있으니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꼈습니다. 오랜만에 달맞이 언덕길을 왕복으로 뛰니 그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올해 가야지 훈련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원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밀양대회때 뵙겠습니다.
늘 잘 해왔던 것 처럼 올해도 가야지의 활동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고, 또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가야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한바탕 달리기 졸음을 하고 나니/ 하늘과 땅이 밝아오고/ 달리기 가족들 가슴 속에/ 붉은 태양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