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23-42)> ‘58년 개띠’
‘58년 개띠’ 우리나라 12지간(十二支干) 중 가장 귀에 익숙한 말이다. 한국 현대사(현대史)에서 58년생 개띠는 여러 가지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53년 6.25전쟁(Korean War)이 정전된 후 생활이 안정되면서 출산율(出産率) 급증하게 되는 이른바 ‘베이비 붐(baby boom)’ 현상이 일게 된다.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절정에 달한 것이 1958년이므로, 가장 많은 동갑(同甲)내기가 있는 해이다.
65년 전, 1958년 2월에 필자는 대구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3학년은 10반까지 있었으며, 한 반에 학생이 60명이 넘었다. 이에 6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경북고 제39회동창회를 결성했으며, 대구·서울·부산 등에 지역 동창회가 있다. 재경(在京) 동창회는 매월 4번째 수요일 12시 논현동 취영루(聚英樓)에서 월례회를 개최한다. 필자는 2019-20년 동창회 회장으로 봉사했다.
재경경북중고39회동창회 산하에 지역별(분당모임, 일산모임 등), 종교별(기독교 신우회, 가톨릭 경덕회 등), 취미별(산악회, 바둑회 등) 소모임이 있다. 필자가 속한 ‘일산모임’은 매월 셋째 월요일 12시30분에 지하철 대화역 인근 궁중보양식전문점 ‘보양삼계탕’에서 오찬모임을 갖는다. 어제(6월19일)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했지만 80대 중반 동창생 12명이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했다.
일산모임 鄭鎭德 회장(전 육군사관학교 교수) 초대로 全中鎬(전 청주교도소 소장) 동창이 참석하여 인사를 나누었다. 전중호 동창은 일산모임 초창기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12년전에 분당으로 이사를 갔다. 점심식사 대금은 순번에 따라 한 사람이 지불하며, 어제는 林盛志 전 대구은행 상무이사가 지불했다. 식사 후 尹性天 전 광운대 총장 초대로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환담을 나누었다.
1958년 가을 11월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12명이 영어회화동아리(English-speaking Society) 파인트리클럽(Pine Tree Club)을 미국공보원(USIS)에서 창립했다. 그 후 1961년에 인재양성·사회봉사·국제친선을 목표로 한국파인트리클럽(설립자 겸 초대총재 朴明潤)이 창립되어 현재까지 약 1만2천 회원(PTCian)을 배출하여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클럽은 종신회원제(life membership)로 운영되고 있어, 金富謙 전 국무총리는 고교시절(대구경북고)에 클럽에 가입하여 현재는 서울에서 시니어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클럽 초창기에 활동했던 회원들로 구성된 ‘PTC 7080’(회장 김학문)은 매월 셋째 토요일 12시에 서울시내 ‘맛집’을 찾아 모임을 갖는다. 초창기 회원 중에는 장두성 중앙일보 주필, 서울의대(醫大) 출신의 주신일 박사, 서울대 심리학과 이장호 교수는 아쉽게도 일찍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원복 사장은 3년전 코로나19(COVID-19)로, 그리고 지난달에는 서울대 수학과 출신인 최관식 전 신풍제지 부사장이 별세했다.
지난 토요일(6월17일)에는 사당역 인근 죽순·추어요리 전문점 ‘담양 죽순 추어탕’에서 ‘PTC 7080’의 6월 오찬모임이 열렸다. 80대 연령의 회원 9명 중 4명이 해외여행 등으로 불참하여 5명이 모여 추어탕을 먹고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60여년전 클럽 활동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 식당은 서울에서 널리 알려진 맛집이며, 또한 사장이 서울대 보건대학원 특별과정 ‘식품외식산업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고 하여 보건대학원 총동창회(회원 7천명) 회장을 역임(2018-19)한 필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념사진도 한 장 찍었다.
<사진> (1) 경북고 ‘일산모임’, (2) 정진덕 회장과 전중호 소장(중앙)과 함께, (3) PTC 7080 모임 식사, 죽순 추어탕, (4) 보건대학원총동창회 준회원과 함께.
靑松 朴明潤 (서울대 保健學博士會 고문, AsiaN 논설위원), Facebook, 20 Jun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