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계숲 에는 은진 임씨 문중 및 선비들과 관련된 가선정(駕仙亭), 병암정(屛巖亭), 도계정(道溪亭) 등 세 개의 정자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도 가선정 은 우거진 고목숲과 맑은 물길, 그리고 내부의 화려하면서도 고즈넉한 단청·천정화가 조화를 이루어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전통 민화나 단청 그림에서 소나무와 새의 조합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소식(희보, 喜報)이나 장수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다. 가선정 천장의 여러 빗살판에 나뉘어 세트로 그려진 수박, 다구, 신선, 사슴, 학 그림들과 함께 정자의 풍류와 이상향을 한층 더 다채롭게 채워주고 있다.
첫댓글 가선정은 갈계숲 내에 위치한 문화재이자 역사적 정자이다.
유교적 선비 정신과 자연 속 풍류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건립 배경부터 내부 구조까지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조선 인조 14년(1636년)에 처음 세워졌다.
은진 임씨 4형제(임훈, 임운, 임영, 임오)가 우애를 다지고 학문을 논하며 유유자적하기 위해 함께 건립한 정자이다.
'가선(駕仙)'은 '신선이 수레를 타고 노니는 정자'라는 뜻으로, 세상의 번잡함을 떠나 자연 속에 묻혀 선경(仙境)을 즐기고자 했던 선비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갈계숲을 흐르는 덕유산 계곡물(위천)과 어우러져 수림 속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양식을 갖추고 있다.
정자 내부 천장과 대들보에는 일반적인 정자에서 보기 드문 민화풍의 그림들이 다수 그려져 있다.
바둑을 두며 풍류를 즐기는 신선대국도(神仙對局圖)
찻잔과 다구를 묘사한 그림
학과 용, 운문(구름 문양) 등 도교적·풍류적 기운이 물씬 풍기는 도상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갈계숲 에는 은진 임씨 문중 및 선비들과 관련된 가선정(駕仙亭), 병암정(屛巖亭), 도계정(道溪亭) 등 세 개의 정자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중에서도 가선정 은 우거진 고목숲과 맑은 물길, 그리고 내부의 화려하면서도 고즈넉한 단청·천정화가 조화를 이루어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선대국도(神仙對局圖)는 '가선정(駕仙亭)'이라는 이름 자체인 '신선이 수레를 타고 노니는 정자'라는 뜻에 걸맞게 신선들의 풍류를 묘사하고 있다.
그림 상단과 오른쪽에 길게 뻗은 소나무와 바위 지형은 속세를 벗어난 선경(仙境, 신선의 세계)임을 나타낸다.
세 명의 인물이 소나무 아래 모여 바둑을 두거나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과 중국 전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설화나 신선들의 유유자적한 삶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조선 후기/근대 정자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정감 있고 자유로운 민화풍의 필치가 특징이다. 세월의 흐름으로 목재 위 채색이 많이 빛바랬지만, 인물의 형태와 대국 장면의 구도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갈계숲 가선정(駕仙亭) 천장에 그려진 신선화 중 하나로, 신선의 상징물인 '학(鶴)'과 '도교적 상징'이 어우러진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채색이 많이 빛바랬지만, 그림 속에 담긴 요소를 통해 그 내용을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림 오른편 상단에 날개를 펼치고 나는 듯한 형상의 하얀 학이 있다. 학은 예로부터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장수와 고결함, 신선 세계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동물이다.
왼편 하단에는 도포를 입은 신선으로 보이는 인물이 있다. 학과 함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학을 타거나 다스리는 신선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학 아래나 인물 옆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형상들은 도교에서 신선들이 지니고 다니는 지팡이, 술호루라기, 서책 등과 같은 기물로 보인다.
직사각형 다리 장식이 달린 나트막한 상이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상 위에 쪼개어 놓은 수박과 참외 등 과일이 놓여있다.
중앙에 녹색 껍질과 붉은 과육, 그리고 검은 수박씨가 박혀 있는 조각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래쪽에는 접시나 받침이 고여 있다.
조선시대 정자나 민화에서는 여름철 계곡이나 정자에서 시원한 수박을 쪼개어 먹으며 피서를 즐기는 풍류 장면이 자주 그려졌다.
‘가선정’이라는 정자의 성격상 신선놀음이나 선비들의 피서·풍류 장면을 표현하면서, 상 위에 시원한 수박과 제철 과일을 올려둔 모습을 묘사하였다.
소반 위에 차와 술, 주전자가 정갈하게 올려진 모습의 다구도(茶具圖)이자 주상차반도(酒床茶盤圖)이다.
아래쪽에 곡선 다리가 달린 소반이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중앙에 둥근 몸통과 위로 솟은 손잡이(오버헤드 핸들), 물부리(수구)가 뚜렷한 주전자(다호/주호)가 큼직하게 놓여 있다.
주전자 앞쪽으로 차나 술을 따르는 작은 잔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좌측에는 목이 긴 병(술병 또는 물병)과 음식을 담은 대접/접시가 배치되어 있다.
상 곳곳에 젓가락 여러 쌍이 걸쳐져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음복하거나 차를 나누는 장면임을 연상시킨다.
가선정의 주인이자 선비들이 정자에서 손님을 맞아 차와 술을 나누던 풍류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직관적이고 훌륭한 자료이다.
가선정 천장에 세트로 그려진 쌍학매화도(雙鶴梅花圖)이다.
자연과 지조를 사랑했던 조선 선비들의 멋과 풍류가 아주 잘 담겨 있는 그림이다.
긴 목과 푸르스름한 깃털, 머리 뒤로 길게 뻗은 벼슬 장식을 한 학 두 마리(쌍학, 雙鶴)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학은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이자 장수, 고결함, 청렴함을 상징한다.
학의 머리 위쪽으로 뻗어 있는 나뭇가지에는 하얀 매화꽃들이 몽오리와 함께 피어 있다. 매화는 추위를 견디고 가장 먼저 꽃을 피워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하단에는 기암괴석이 묵직하게 받쳐주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민화 특유의 자유롭고 정감 있는 색감과 필선이 돋보인다.
매화와 학을 함께 그린 그림은 '매처학자(梅妻鶴子)', 즉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아 자연 속에서 욕심 없이 살았던 옛 선비의 풍류를 상징한다.
이전 그림이 화려한 관모(벼슬)와 푸른빛 깃털을 가진 다소 도교적·민화적 표현의 학이었다면, 이 그림은 실제 백학(두루미)에 훨씬 가까운 사실적인 형태로 묘사되어 있다.
긴 목과 뾰족하고 기다란 주둥이, 얇고 긴 다리 등 학 특유의 신체적 특징이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다.
몸통 전체를 흰색 단청 물감으로 채우고, 날개 끝 부분에 푸른빛과 검은빛을 넣어 생동감을 더했다.
두 마리가 서로를 향해 목을 빼고 교감하는 듯한 구도로, 짝을 이루어 평화롭게 거니는 모습을 묘사했다.
이 그림 역시 백학의 청초함과 고결함을 강조하여 선비의 지조와 장수(長壽), 그리고 신선 세계의 평화로움을 나타낸다.
소나무 아래에 서 있는 사슴(鹿)을 묘사한 송록도(松鹿圖)이다.
오랜 세월로 안료가 많이 마모되었지만, 형태적 특징을 통해 주요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긴 목을 위로 높게 들고 뒤를 돌아보는 사슴의 모습이 흰색과 노란색 안료로 칠해져 있다. 머리 위쪽으로는 작게 도드라진 사슴뿔 형태가 보이며, 얇고 날렵한 다리 형태가 바닥 쪽으로 이어진다.
좌측에는 검은 먹선으로 거친 나무 껍질을 표현한 소나무 기둥이 솟아 있고, 상단에는 푸른빛을 띤 소나무 잎(송엽)이 아치형으로 사슴을 감싸고 있다.
한국 전통 미술에서 소나무와 사슴은 모두 십장생(十長生)에 속하는 대표적인 요소이다. 사슴은 벼슬과 부귀(사슴 록'鹿' 자와 봉록 '祿' 자의 발음이 같은 데서 유래)를, 소나무는 변치 않는 지조와 장수를 뜻하여 장수와 태평성대, 풍류를 상징한다.
소나무 가지와 새를 조합하여 그린 송학도(松鶴圖) 또는 송작도(松雀圖) 계열의 조류화이다.
소나무 아래 서 있는 새와 가지 위의 표현이 매우 해학적이고 자유롭게 묘사되어 있다.
좌측 상단에는 푸른빛 동그라미 모양의 솔잎 뭉치와 구불구불한 나뭇가지가 표현되어 있다.
화면 중앙 하단에는 긴 붉은 다리로 딛고 서서 위를 바라보는 새가 있다. 몸통은 흰색 안료로 칠해져 있으며, 눈동자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거나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새의 모습이 독특한 먹선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한국 전통 민화나 단청 그림에서 소나무와 새의 조합은 기쁨을 가져다주는 소식(희보, 喜報)이나 장수와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다.
가선정 천장의 여러 빗살판에 나뉘어 세트로 그려진 수박, 다구, 신선, 사슴, 학 그림들과 함께 정자의 풍류와 이상향을 한층 더 다채롭게 채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