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광화문·뷰] 정치인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법
조선일보
김신영 국제부장
입력 2024.05.07. 00:22업데이트 2024.05.07. 07:16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5/07/BDSDISPGCVFOBHM3YYN5KAKK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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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미래에 절실한 연금개혁
다수결에 맡기면 잘못된 해법뿐
“정치인 목적, 인기 관리 아니다”
‘오바마케어’ 결단을 생각한다
2014년 1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와 관련한 전화 회의를 하는 모습. 건보 가입에 따라 발생하는 보험료 부담 등이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키면서 인기가 곤두박질쳤지만 그는 "여론조사 잘 나오려고 대통령 하지 않았다"며 정책을 관철시켰다. /백악관 제공
미국에서 안전벨트 착용 규제는 1960년대 말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젠 상식이 된 정책이지만 초기엔 격한 반발이 일었다. ‘과태료 거둘 명분’이라는 비난과 안전벨트 의무 장착이 초래하는 비용 증가와 관련한 불만이 많았다. ‘안전벨트 잘라버리기 캠페인’ 같은 거친 역풍을 거쳐 1990년대 들어서야 규제는 자리를 잡았다. 안전벨트 역사를 처음 들은 건 10여 년 전쯤 버락 오바마의 기자회견에서였다. 젊고 열정적이던 대통령의 인기를 추락시킨 ‘오바마케어(전 국민 건강보험)’가 의회를 간신히 통과한 직후의 일이다. “이처럼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사회가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렇게 의원들을 설득했습니다.”
인기는 없어도 국가의 생존에 절실한 정책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 정치의 영역이 열린다. 지금 한국에 가장 시급한 국민연금 개혁이 대표적이다. 연금 보험료를 낼 젊은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받아야 할 고령자가 증가하는 문제는 급격히 악화해 왔다. 그럼에도 선거를 앞뒀거나 반대가 심하다는 등등 온갖 이유로 국민연금은 ‘소득대체율 60→40%’로 2007년 조정되고 나서 개편된 적이 없다. 이후 못 본 척 17년이 흘렀고 저출생·고령화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내버려두면 연금 잔고는 약 30년 후 바닥난다.
국민연금 담당 국회의원들은 지금 해법을 찾겠다며 유럽에 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여러 해 동안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답은 나와 있다. 보험료를 더 내거나, 연금을 덜 받거나, 혹은 둘 다 해야 한다. 이 문장을 쓰고 나니 어쩔 수 없이 기분이 나빠진다. 간단한 ‘산수’이자 불편한 진실이다. 얼마 전 발표된 개혁안 초안은 그런데 이해하기가 어렵다. 보험료를 약간 더 내면 연금을 꽤 많이 탄다고 되어 있다. 어떻게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알고 보니 시민 대표 492명이 다수결로 정했다 한다.
국민연금 문제는 가입자가 고통을 나누는 방식 아니면 해결할 수가 없다. 개혁안을 내놓았는데 다수가 좋아한다면 오히려 뭔가 잘못됐다고 봐야 옳다. 개인과 사회, 현재와 미래가 상충될 때 대부분 유권자는 ‘나’와 ‘지금’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말을 빌리면 “세금을 여론조사로 정하면 세율은 계속 내려가고 국가는 망하게 된다.” 세금을 연금으로 바꿔 읽어도 뜻은 그대로 통한다.
지난해 3월 프랑스 서부 르망에서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헌법 49조 3항’을 의미하는 숫자 49와 3을 형상화해 불을 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인터뷰 형식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행 연금 제도를 그냥 놔두면 붕괴하고 말 것”이라며 “나는 (정파가 아닌) 국가 전체의 이익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이 모두 인기를 얻지는 못한다. 어떤 정책은 대다수가, 때론 모두가 반대한다. 먼 훗날 병 걸릴 가능성에 대비해 지금 건보료를 내라는 ‘오바마케어’는 도입 초기 정권을 위태롭게 만들 정도로 지지도가 낮았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가 시위로 마비되고 시위대가 단골 식당을 두 번이나 불 지르는 격렬한 반발 끝에 연금 개혁안을 지난해 간신히 통과시켰다. 그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눈치 보려 정치하는 건 아니다”라며 “정치는 투쟁이자 신념이자 배짱”이라고 했다. 오바마가 한 말과도 통한다. “인기 관리가 목적이면 정치인이란 직업을 택하지 않았겠죠. 욕먹더라도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을 하려고 대통령이 됐습니다.”
오바마케어는 도입 초기 지지율이 30%였다. 당시 뉴욕 지하철에서 옆자리 흑인이 모르는 날 붙잡고 “빌어먹을 오바마케어, 오바마는 공산주의자야!”라고 열을 올려 놀란 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바마케어에 대해선 취약 계층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정책 지지율은 최근 60%까지 올라갔다. ‘환자 보호 및 부담 적정 보험법’이 공식 이름인 이 법은 모두가 ‘오바마케어’라 부른다. 정치인이 역사에 이름을 잘 남기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김신영 기자
구월산77
2024.05.07 03:06:54
지금의 한국 정치판에 있는 늠들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안한다. 패거리 모임에 국민 세금 떼먹는 것들이다. 이래도 나라가 굴러가는거 보면 참 신기하다. 국회를 아예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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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2024.05.07 02:50:34
이래서 눈앞의 인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국가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정책을 내놔야한다....역사는 반드시 기억한다.....포플리즘으로 망한 남미의 몰락을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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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5.07 05:19:14
대한민국 정치인에게 진정한 국리민복이 있긴 있는가? 온통 사리사욕만 있을 뿐이다. 정치인에게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먹지 말라는 말과 같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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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5.07 08:06:25
모두들 개혁하잔다.. 그러나 개혁하면 난리법석된다.. 연금개혁은 내주머니를 터는것인데 누가좋아할까? 문재인도 손도못댔다. 지금하라고들 하지만 개혁시도에 탄핵으로 갈지도 모른다.. 전쟁보다 어려운게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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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am
2024.05.07 07:24:30
오바마는 지역사회활동을 통하여 얻은 경험과 그의 자란 배경이 그가 정치가로서 대통령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화요일 아침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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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5.07 06:58:39
국연을 받고있는 사람으로 연금개혁에는 아픔이 있어야 바르게할수있다 생각한다.많이 받을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을수야 없겠지만 인구감소와 노령화시대로의 진입이 확정된 이나라에선 꿈의소리 일것이다.개혁이란 고통이 따른다.조금더내고 조금덜받는 것이어야 유지될수있을것이다란 생각이든다.연금은 작든,많든 우리많은 국민의 노후대책이다.작은것이라도 그것이 나의내일 기본삶의유지에 큰몫을 한다 생각하면 아픔을 가지더라도 많은국민의 연금내는분들의 위안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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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4.05.07 09:15:59
윤석열은 거꾸로 노인연금을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올린답니다. 선거도 져놓고 뭐 하러 국가 재정을 파탄낼 일을 하려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윤석열이 문재인과 뭐가 다른지 요즘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젠 윤석열에 대해선 기대도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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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바른말만하는王꼰대
2024.05.07 07:44:16
[옆자리 黑人이..] 조선일보 國際部長이라는 인간이 자기의 骨髓에 박힌 人種主義 ethnicity 에 대한 偏見을 무심코 나타내고 앉아있는 이 꼬라지를 잘들 봐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表出된 표현이라 자기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고 앉아있는 이 淺薄하고 質이 낮은 꼬라지를. 이러면서도 지는 광화문.탸평로에 앉아서 국제부장이라고 명함을 뿌리고 다니며 이렇게 자랑스럽게 이런 沒常識한 표현을 신문에 박아대는 이 꼬라지. 그래놓고서는 政治的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 를 云云하는 조선일보의 幹部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역겨움이 가슴밑에서부터 올라오게 된다. [옆자리 白人이..]라는 표현은 생각지도 못하면서.. 김신영은 이제는 反省을 해라. 그 혀바닥의 움직임과 그 손가락의 字板놀림이 일치를 해야한다. 오늘 이 기사에서 옆자리 인간이 黑人.백인.黃人.WASPs.Latino 임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김신영의 머리속에 있는 人種 ethnicity 에 관한 부정적인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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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4.05.07 06:55:06
현명한 국민이 정치가를 만들고, 멍청한 국민은 정치난봉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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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오
2024.05.07 06:33:29
국민의 절반 이상이 미쳐돌아가는 마당에 무슨 미래를 걱정하나? 남미로 가든 사회주의로 가든지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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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k
2024.05.07 06:00:50
차가운 머리와 따듯한 가슴을 가진 대통령은 전두환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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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05.07 06:02:31
정치인의 권력은 국민에게 위임된 것으로 정당들이 집권을 위하여 정책을 제시 하는데 그 모든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며 정책집행에서 책임까지 지는 정치인이 역사에 아룸울 넘갈슈 있다 그예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권력남용도 측근 비리 부정도 없는 분들이 길이 역사에 귀감이 될수 있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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