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
풍잎 떨어져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
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
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
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강
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
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의 얼굴
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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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교양 수업 시간에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 "별 헤는 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질리게 봐
왔었던 시들인데 대학와서 오랫만에 두 시를 보게 되니
가슴이 막 뛰더군요.
그래서 어제 저녁 친구와 헤어지고 서점에 들러 윤동주 시집을
찾아 만지작 거리다가 서점 아저씨의 눈치만 보구 다시 나와
집으로 걸어왔드랬죠.
넉넉치 않는 용돈에 살까 말까 망설였고, 지갑을 보니 2천8백원이
부족했었거든요.^^;
오늘 아침 일어나 파란 가을 하늘을 보고는 사야겠다는 생각에
서점으로 달려가 어제 만지작 거리기만 했던 윤동주 시집을 들고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닭장같은 도서관 칸막이에서 시집을 읽고 있노라니 딴 세상처럼
느껴지더군요.
이 시집으로 올 가을은 나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가을을 잘 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이번 기말고사 독서 시험범위에 있었던 시예요. 글쎄.. 그렇게 멋없게 읽고 싶지 않았는데.. 밑줄치고,의미해석하면서. 참멋없게 읽어버린 시였는데.. 부러워요. 넉넉한 마음으로 읽으실수 있으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