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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새벽 사이
출처 : 정택운(1990.11.10)
해를 품은 달 7화(3)
이 드라마는 조선의 가상 왕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픽션으로 실제 사건, 인물과는 무관합니다.
온양으로 잠시 요양을 떠났다가 궐로 돌아온 훤.
훤 - 과인이 궐을 비운동안 경들의 노고가 많았소.
특히 우리 호판의 활약이 눈부시군.
윤수찬 - 미흡하나마 주상전하의 만기를 덜어드리고자 밤잠을 아껴가며
정무에 매진하였사옵니다.
훤 - 그러게 미흡해. 많이 미흡해. 차라리 밤잠을 아끼지 말지 그러셨소?
무엇보다 여기 이 보영루 보수공사건 말이오.
이미 추가로 배정된 탄이 삼천 석이나 되는데 그로도 모자라 내년 공무를 미리 받겠다?
백성들은 알아서 죽으라는 의미로 올린 것이오?
윤수찬 - 당장은 무리가 될 지 모르오나 공사가 시급한지라.
훤 - 무엇이 그리 시급하오?
윤수찬 - 대왕대비께오서 아끼시는 정자가 아니시옵니까?
이왕이면 내년 탄신진연에 맞춰 공사기일을 단축시키느라..
훤 - 아~ 탄신 선물이 구휼보다 시급~하다~?
윤대형 - 이는 이미 전하께오서 윤허하신 사안이옵니다.
훤 - 윤허했지. 허나 굳이 이 엄동설한에 백성들을 부역시키라곤 아니했지.
굶주린 자식을 돌봐야하는 아비까지 가리지말고 죄다 징발하라 과인이 언제 그리 하명하였소?
윤수찬 - 하오나 전하 공사규모가 워낙 큰 지라 인력이..
훤 - 무엇보다 과인이 궁금한 것은 말이오.
대체 그 많은 탄은 다 어디에 쓰였을까~? 공사에 징발된 인원 또한 이백에 달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하는 것이오.
뜨끔해하는 윤대형무리들.
훤 - 퇴청하기 전까지 공사에 동원된 인력명부와 공사진행상황,
경비사용내역을 상세히 문서로 작성해 올리시오.
내 직접 꼼꼼히 따져본 후에 내일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니!
한 편 늦은 밤, 도무녀 권씨를 은밀히 불러낸 윤대형.
권씨도무녀 - 찾아계시옵니까?
윤대형 - 네가 성수청에 돌아온지 몇 년 되었느냐?
권씨도무녀 - 예?
윤대형 - 네가 장씨대신 임시도무녀를 맡은 지가 몇년됐느냔 말이다.
권씨도무녀 - 명년에 꼭 여덟 해가 되옵니다.
윤대형 - 내 적당한 때를 보아 너를 성수청의 국무자리에 앉혀볼까 하는데.
권씨도무녀 - 소인, 대감의 은혜에 감흡할 따름이옵니다.
그 어떤 하명이든 내려만 주옵소서.
윤대형 - 허면 너는 주상전하의 옥체가 영 근심되지 않는 모양이구나?
권씨도무녀 - 강건해지셨다 들었사온데.. 틀리옵니까?
윤대형 - 그러니 걱정이 아니겠느냐?
강건하셔야할 때는 미령하시고 미령하셔야할 때는 강건하시니 말이다.
권씨도무녀 - 주상꼐서 궐을 비우신 동안 강녕전에 부적을 묻어두었사옵니다.
언제든 하명만 하시면 바로 효험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윤대형 - 내일 미령하신 옥체를 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로구나.
씨익 웃으며 말하는 윤대형. 바로 당장 부적을 사용할 것을 암시한다.
형선 - 전하, 상선이옵니다.
훤 - 들라.
형선 - 전하, 중전마마께서 납시셨사옵니다.
훤 - 아무도 들이지말라는 어명을 그새 잊은 것이냐!?
무릎꿇는 형선.
형선 - 전하, 제발...!!
궁녀들 - (무릎을 꿇으며) 전하!
훤 - 하.. 안으로 뫼시거라.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보경.
훤 - 어서오세요 중전.
보경 - 옥체는 평안하시옵니까?
훤 - 보다시피 강녕합니다.
야심한 시각에 중전이 예까지 어인 일입니까?
훤 - 방금 뭐라하셨소?
보경 - 후궁을 들이시라 하였사옵니다.
누구보다 강한 군주가 되길 소망하시는 전하가 아니시옵니까?
후사가 없는 왕권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옵니다.
부디 뒤를 남기시어 종사를 굳건히 하소서.
[*사상누각 : 모래 위에 지어진 집처럼 위태로운 모양새를 이르는 말.]
훤 - 중전.
보경 - 신첩, 더 이상 웃전마마들을 뵐 면목이 없사옵니다.
신첩이 아니어도 상관없사옵니다. 후궁을 들이시어 원자를 보시옵소서
훤 - 진심이시오?
보경 - 일국의 국모로써 어찌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겠사옵니까?
훤 - 과연 중전이 만인의 흠망을 받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소.
이토록 어진 중전의 마음도 모르고 무심한 나로 인해 얼마나 많이 힘들었소?
내일 편전에서 신료들과 후궁문제를 논의해보겠소.
보경 - (당황하며) 전하...?
훤 - 중전.
보경 - 예, 전하..
훤 - 나는 말이오. 중전의 그 위선이 싫소.
심중에 없는 말로 연민을 끌어내려는 그 가식도 싫소.
(정색하며) 준비해온 말이 끝났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 쉬시오 밤이 깊었소.
자신의 뜻대로 되지않자 씩씩거리며 나가는 보경.
하지만 나가려다 문 앞에 선 채로 훤에게 말한다.
보경 - 언제까지 망령을 붙들고 계실 것이옵니까?
산자가 들어서야할 자리에 어찌 죽은 자가 자리하고 있단 말입니까?
전하의 눈에는 신첩의 마음이 보이질 않는 것입니까? 언제까지입니까?
신첩은 대체 언제까지 죽은 자의 연적으로 살아야하는 것입니까?
보경이 뒤돌아 이야기하는 동안 살이 날아와 호흡곤란이 온 훤.
뒤돌아보니 이미 쓰러져있는 훤.
보경 - 전하!! 전하!!!!!
게 아무도 없느냐?!!!
형선과 궁녀들이 훤을 살피고 어의가 들어와 훤의 상태를 살핀다.
대비한씨 - 다행히 안정을 되찾았다하옵니다.
어찌 중전하고만 있으면 이 사달이 나는 것인지..
대왕대비가 대비를 째려본다.
대비한씨 - ㅅ..송....송구하옵니다.
어의조차 병명을 모르겠다하니 답답한 마음에 그만..
대왕대비 - 사람의 힘으로 안된다면 하늘의 힘을 빌어야지요.
대비한씨 - 하늘의 힘이라 하오시면..?
대왕대비 - 장씨 도무녀를 불러들여야겠습니다.
대비한씨 - 성수청에는 이미 도무녀인 권씨가 있지않습니까?
대왕대비 - 그이는 임시 도무녀가 아닙니까?
주상의 옥체가 저리 되신 것도 다 그이의 능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조선 천지에 장씨만큼 뛰어난 무녀는 없습니다.
그이라면 분명 주사의 액도 거두어내고 중전과의 *원진살도 풀어낼 수 있을겝니다.
[*원진살 : 부부간에 서로 이유없이 미워하는 것.]
한 편 알아누운 훤.
훤 - 그 아이를 찾아보거라. 아무래도 그 아이의 눈빛이 마음에 걸린다.
운 - 전하.
훤 - 분명 나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이 보였다.
다시 만나 물어보고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겠다.
운 - 미혹된 것이옵니다. 떨치시옵소서.
훤 - 너는 그 아이를 본 적이 없다했지..? 닮았다..
살아있다면 바로 그 모습일 것이다.
날이 밝자 바로 온양으로 향하는 운.
연우의 집에 도착하지만 이미 모두가 이사간 상태.
한 편 방에서 거울을 보고 있던 민화공주가 소리를 지른다.
민화공주 - 악!!!!!!! 이 눈!!!! 밤송이처럼 퉁퉁부은 이 눈!!!
이 눈을 어쩔 것이야!!? 이 눈을 어쩔 것이야ㅠㅠㅠㅠㅠ!
민상궁 - 침수드시기 전까지 옥루를 멈추지 않으셨으니,
그리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옵니까?
민화공주 - 내 눈이 이리될 동안 민상궁은 뭘했구!!!
민상궁 - 소인이 옥루를 거두시라 그리 말씀드렸는데도
듣지 않으신건 공주자가가 아니시옵니까?
민화공주 - 말렸어야지! 더! 더!! 말렸어야지!!
끝까지 말렸어야지 흐어ㅓ엉..
민상궁 - 에휴.. 알겠사옵니다.
소인이 죽을 죄를 지었사오니 이제 그만..
민화공주 - 으하.. 이제 다 끝났다..
민상궁 - 예?
민화공주 - 서방님이 이 얼굴을 보신다면 미워하시겠지?
싫어하시겠지? 나는 버림받겠지? 쫓겨나겠지?
저자거리를 떠돌다 병들어죽겠지...??
민상궁 - 공주자가! *침소봉대에도 정도가...!
[*침소봉대 : 작은 일을 크게 부풀리다. 과장.]
민화공주 - 사랑다운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서방님닮은 아이 한 번 안아보지못하고!
독수공방만 하다 떠나는 이 가엾은 소첩을 용사하여 주시옵소서 서방님..!!!
정경부인 - 공주자가! 어찌 그러시옵니까?
민화공주 - 끅!.. 흐어어어... 끅! 흐아앙...
정경부인 - 어찌 자꾸 약조한 날짜를 잊은게야?
생각해보거라, 여인으로서 합방일을 먼저 입에 담기 쉬웠겠느냐?
너 하나만을 바라보는 공주자자가 가엾지도 않은게야?
허염 - 송구합니다. 간밤에 서책을 읽다가 그만..
정경부인 - 돌아가신 네 아버지와 어찌 이리도 똑같은지..
혹 일부러 피하는 것이냐?
허염 - 아닙니다..
정경부인 - 헌데 어찌 자꾸 공주자가를 외롭게 만드는 것이야?
허염 - 공주자가의 춘추도 아직 미령하시고 아버지의 삼년상을
치룬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정경부인 - 공주자가의 외양이 앳되어 보여 그런 것이지
이미 자식을 두고도 남았을 춘추가 되셨다.
허염 - 허나 *성정은 아직 어리시고..
[*성정 : 심정, 성질, 마음.]
정경부인 - 여인이다. 막내누이 대하듯 대하지 말거라.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지 의남매의 연을 맺은 것이 아니질 않느냐?
우리 집안에 더할 수 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이다.
아버지께서도 눈감는 그 날까지 그 은혜를 잊지말라 당부하시질 않았느냐?
허염 - 깊이 유념하고 명심하겠사오니 심려놓으십시오.
민화공주와 약조한 합방일을 잊어 정경부인에게 혼난 허염.
기도를 드리고 있는 녹영에게 연우가 다가온다.
연우 - 신모님 아침부터 설이가 보이질않습니다.
제가 잠시 나가 찾아보고오겠습니다.
녹영 - 설이년 갈 곳이야 뻔하지.
때되면 돌아올 년이니 괜히 나갈 생각말고 들어가있거라.
잔실아 언니를 데리고 얼른 방으로..!
녹영이 잔실에게 말하는 틈을 타 안으로 들어오는 세 남자.
남자 - 장씨 도무녀!
녹영 - (흠칫하더니) 잔실이 네년은 게서 언제까지 노닥거릴셈이냐!?
잔실이 연우를 데리고 들어가고 뒤에 있던 또다른 남자가
연우를 유심히 지켜본다.
녹영 - 옆방으로 가시지요.
주모, 옆 방 좀 빌리겠네.
옆 방으로 들어온 세 남자와 녹영.
남자 - 내가 방위를 읽고, 천문학 교수가 천기를 읽고,
명과학 교수가 명운을 점치고 나서야!
겨우 자네를 찾을 수 있었네.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나?
녹영을 찾아온 세 남자는 알고보니 관상감 교수들.
녹영 - 미천한 저를 그리 찾으시는 연유가 무엇이옵니까?
나대길(명과학교수) - 속히 성수청으로 복귀하라는 대왕대비전의 명을 받잡아왔네.
녹영 - 성수청은 현재 임시도무녀가 잘해내고 있질않습니까?
문지방(지리학교수) - 잘해내긴 개뿔! 전하의 어환이 날로 깊어지는데
국무로써 이리 방관만 할 참인가?!
녹영 - 제 신력은 이미 바닥이 났습니다.
나대길 - 자네가 신의 부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겠지.
오혜성(천문학교수) - 근자에 천기의 흐름이 급변했네.
달에는 핏빛이 어리더니 며칠 전에는 토우마저 내렸네.
자네의 도움이 절실하네.
문지방 - 대왕대비마마께오서 반드시 자네를 데려오라 하셨네.
오죽하면은 도성 밖 출입이 금지된 관상감 교수들이 직접 움직였겠나?
녹영 - 몇번을 말해도 제 대답은 같습니다.
틈만나면 성수청 철폐를 외치는 유생들도 신물나고, 이제 그만 쉬고 싶습니다.
나대길 - 옆 방에 있는 저 아이가 몇 년 전 성수청 무적에 이름을 올린 자네의 신딸인가?
연우를 거론하는 나대길. 녹영은 당황해하다 문 쪽으로 걸어간다.
녹영 - (문을 열며) 조만간 제가 대왕대비전을 찾아뵙고 직접 청을 올릴 터이니,
오늘은 이만 돌아들 가시지요.
문지방 - 거 참 쇄심줄을 삶아먹었나 고집은 암튼!
오혜성 - 장차 대왕대비전의 진노를 어찌 감당할 지 걱정이군.
나대길 - 예까지 와서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지.
문지방 - 뭐?
나대길 - 여봐라!
몸종들을 부르는 나대길.
연우는 대장간에서 나오며 혼잣말을 한다.
연우 - 여기에도 없으면 대체 얘가 어디로 간거야?
관자놀이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대고는 눈을 감아본다.
연우 - 그새 신기가 사라졌나? 허면 그 날 내가 봤던 건 대체 뭐였을까?
다시 돌아가는 연우의 앞을 막는 교수들의 몸종.
연우 - 누구십니까?
연우를 끌고가는 몸종들.
결국 연우는 교수들에 의해 잡혀 궁으로 끌려간다.
비좁고 잠겨진 가마 안에서 숨막혀하다 관 속에서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연우.
7화끝!
미안해ㅠㅠㅠ 너무 늦었다..
그리고 인물이름을 하나 실수했는데
윤대형일파 중에 한 명을 내가 그동안 '나대길'이라고 썼었는데,
나대길은 요번편에 나온 명과학교수고
그동안 나대길이라고 써왔던 윤대형 일파는 한재길!
다음 번에 등장할 때 다시 고쳐쓸게ㅠ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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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오아애앙♥
우리연우살살다뤄나쁜놈들아
잘봤오!!
♥
하라ㅏ러아럴
ㅜㅠㅠㅠㅠ잘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