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반포한 날을 기념하고 한글을 보급. 연구하는 일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날로서 한글이 태어난 지 벌써 562번째 생일을 맞는 것이다.
한글이 처음 태어났을 때는 일부 유학자들이 진서인 한문이 있는데 왜 한글이 필요하냐며 반대를 했었고, 양반층에선 부녀자나 서민들이 배우는 언문 또는 안글이라 해서 천대를 받고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뿐이 아니라 주권을 상실했던 일제시대에는 학교에서조차 쫓겨나 억압을 받아야 했었다.
그리고 글로벌시대를 맞아 영어교육의 열풍으로 영어가 판을 치며 외래어가 쏟아져 들어와 우리말이 오염이 많이 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아름다운 우리 고유의 말이 자꾸 사라지고 새로이 생겨난 낯선 신조어를 보노라면 과학적이고 우수한 한글이 이상한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듯 하다. 한글이 우리의 한복 저고리에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다. 말과 글은 어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한글 이야기 책 한 권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 배유안이 쓰고 창비에서 발행한 "초정리 편지"가 바로 그 책이다.
양반계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인과 중인 양반층 여성까지 한글을 쉽게 사용할 수 있음을 재미있게 엮어나간 이 책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고 반포하기 전 시집간 딸한테 직접 사용해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일화를 역사적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종대왕이 안질을 고치기 위해 충청도 초정리에 가서 약수를 마시며 산에 올라 요양을 하던 중 만난 장운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주인공 장운이 어린 나이에 장남역할을 해 나가다 산에서 우연히 세종대왕을 만나 한글을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쌀을 얻기 위해 글을 배웠고 나중에는 글을 익히는 즐거움에 한글을 배워 주위 사람에게까지 가르쳐 준다. 남의 집 종살이를 하는 누나 덕이는 동생 장운이에게 배운 한글로 연락하며 서로의 소식을 알게 하는 과정을 통해 한글 실용의 시험을 자연스럽게 나타냈다.
신분제도가 확실했던 조선시대에 어려운 환경의 서민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대를 이은 노비의 신분은 벗어도 보이지 않는 족쇄가 가두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서 비록 신분이 낮고 가난하지만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는 남매의 모습과 양반 윤초시의 배려를 통해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의 어른들과 덩치는 커지면서 마음이 나약한 요즘 아이들이 생각해 볼점이 많을 것이리라.
첫댓글 논어 학이편에서의 '學而時習之, 不亦樂乎?'란 문구가 생각이 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일은 역시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배움의 즐거움은 곧 앎의 기쁨이기도 하죠. 선생님을 뵈며 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고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