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아이들을 가장 편한 길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이끌어 주십시오
-야누슈 코르착-
신이여, 나는 당신에게 복종을 바치지만
오늘 당신께 드리는 탄원은 내 불타는 욕망을
담은 것입니다.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이지만
나의 청원은 열렬한 의지에 이끌려 나옵니다.
나는 당당히 서서 구름 너머로
열망의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부탁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기 대문에
나는 당당히 요구합니다.
아이들과 그들의 노력을 축복해 주십시오.
삶의 길목에서 그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가장 편한 길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이끌어 주십시오.
내가 드릴 수 있는것은, 내가 가진 것 중
유일하게 값진 것인 나의 슬픔뿐입니다.
나의 슬픔과 노력을 당신께 바칩니다.
************
입동이 지나서인지 집을 나서는데
찬 바람이 훅 끼쳐
도루 들어와 옷을 겹겹이 껴입었더니
엎어져도 옆으로 도르르~~ 구를것같은
오뚜기 몸매가 되었습니다^^
눔이랑 나란히 걸으며 입김을 후후 내뿜으니
녀석은 기분이 좋은지 큰소리로 껄껄거려서
아직 잠을 안깬 새들이며 아기들이며 땅밑 벌레들까지
깨워버릴것 같았습니다
엊저녁 집에 돌아온 딸내미가 '눈'을 보았다고 해서
어두워진 창밖을 눈에 불을켜고 내다보았더니
"아유~ 한개, 한개 봤다구~ 눈 한개~!" 합니다^^
어제는 냄표니 가짜 생일입니다
냄표니를 낳은 어무니는 모르시는^^
우리끼리 축하하고 먹고 떠드는 생일입니다
핑계만 있으면 놀고 먹는걸 즐기는 가족이니
음력생일 양력생일 안가리고
숫자만 맞으면 그저 땡입니다 ㅎㅎ
한달뒤면 또 생일이 올거니 기분 수수입니다 하하~^^
이젠 저랑 냄표니가 꽤 어르신이 되고보니
양초만 해도 숫자가 너무 많아서
그걸 죄다 케잌위에 꽂으려니 멀쩡한곳이 없을것같아
길다란 눔들 한다발, 짧은눔들 한다발씩 모아
불을 붙여놓았더니
장작더미마냥 활활 타올라
노래가 끝날때쯤엔 옆에있던 꽃다발로
불이 옮겨 붙을뻔 했지요 하하^^
딸내미가 밤늦도록 3학년 언니들 응원해준다고
무슨 알록달록한 편지를 만들고
이쁘냐고 눈앞에 들이밀기를 수차례 난리를 피우더니
아침엔 용돈을 타서 룰룰거리며 학교엘 갔습니다
수능날 간식사서 언니들 위문갈거라나요
시험은 왜 꼭 추울때 치는지
아니, 시험치려면 왜 꼭 추워지는지^^
십일도 안 남은 수능일이 더 추워질까봐 걱정입니다
시험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이 주변에도 꽤 있을텐데
제 경험으로는 시험칠땐 평상시와 다름없이
평온하게 일상을 유지하는게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르는척, 성모님께 기도만 올립니다
자기 기도 드리기는 쑥스러운데
남의 기도 드릴때는 막무가내로 매달리고 떼써도
안 부끄러우니까요^^

보기만해도 배가 부른
대봉시를 한박스 얻어다
집안 곳곳에 몇개씩 늘어놓았습니다
아침마다 '어느눔이가 익었나...?'하면서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그 예쁜 빨간색이며 말랑한 촉감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먹어버리기가 미안할 정도이지요^^
전에는 제가 홍시 좋아한다고 할망구라고 놀리던 냄표니가
몸에 좋다니 군말없이 받아 먹습니다
세월엔 장사 없다더니 그 말이 맞지요?^^
아침기도를 짧게 드리는데 성모님과 예수님 맨발이
눈에 들어와서 가만히 손으로 감싸드렸습니다
'목도리로 둘러놓으면 이상할것 같고
어떡하지...?'
프라하의 아기예수님은 옷도 갈아입으시니
목도리를 둘러놓아도 괜찮을것도 같고
성상을 함부로 하면 안될것도 같고..고민입니다^^
상록수에서 한달에 한번 류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를 드리고
매주 재원이 미사에 참석하는데
어린이 미사는 손동작을 같이 하기때문에
저 혼자 아주 바빠 죽습니다^^
옆사람 눈치 안채게 미사포를 푹 눌러쓰고
쓱 둘러보아 제일 정확하게 한다 싶은 사람을 찍어서는
열심히 따라 하지요^^
그래도 뒤에서 보자니 손이 가려서 안보일때가 많아
허둥지둥 대충 얼버무리려면 진땀이 납니다 ㅎㅎ
노래를 부르면서 손동작을 하는건 재밌는데
그 부작용으로 기도를 드리려고 눈을 감으면
주님의 기도며 미사 전례가 자꾸만 노래로 나오는거예요 ㅠ.ㅠ
게다가 기도에 몰두해 조금만 정신을 놓았다간
남들 다 일어서있을때 앉아있다가
후닥닥 놀래서 일어나기 일쑤인데
그럴때는 참말 챙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순간이동하고 싶지요 ㅎㅎ
묵주기도도 순 엉터리로 드리다가
언니들한테 챙피함을 무릅쓰고 물어봤지요,
묵주기도 하는법이라는 조그만 책자에
신비 1단,2단 써있는게 5단까지 있는데
신비는 4가지 밖에 없고해서
혼자 고민고민하다가
1단에서는 4가지 신비 1단 모두를 외고
2단에서는 4가지 신비 2단 모두를 외웠죠
그러니까 맞아들어가길래 나름 깨우쳤다고 호레이~ 했는데
글쎄 그게 아니라지 뭐예요 ㅠ.ㅠ
에이구~ 어려워라...하두 욀게 많고 기도문도 다양해서
천주교 신자하려면 마이 똑똑해야 되게쪄요^^

바람이가 밖에서 윙윙거리면서
을러대고 있네요
밖에 나갈때는 목도리 벗겨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여미고 나가세요^^
올 겨울 혹한일거라는 예보가 나오고 있는데
여름은 더 덥고 겨울은 더 춥고...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할 모양입니다^^
그치만 추운덕에 남의 추운 사정도 알게되니
한편으론 고마운 일입니다^^
가슴 시린 이웃에게
따뜻한 곁을 내어주는 하루 되기를 빌며
저는 이만 사라집니다
휘리리리릭~~~ 
첫댓글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라피나님 오늘 따뜻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방금 눔이 데리고 집에 들어왔는데 등엔 땀이 나고 얼굴은 추워서 얼얼하고 그러네요 
인사 건네 주셔서 저도 감사해요 
남은 오후도 행복한 시간 되세요

저도 대봉시 들여다 보다 그냥 왔네요. 이곳도 장난 아니게 바람불고 춥고...!그래서 내일 서울로 도망갈려 보따리 싸고 있네요.
소금님 서울이 더 추운거 아니예요
^^ 하여간 서울에 오시는건 대환영이예요 

거운 도망길 되시길

로즈마리님 저녁기도를 마치고 들어오니 마이 춥네요..그래도 로즈마리님께서 나눠주시는 글에서 마치 난로가에 둘러앉아 훈훈함을 나누는 묘한 선물을 주셔서 감사드려요..묵주기도의 각 신비의 단을 그날 요일에 따라 바치게 되면 쉽게 단의 신비를 익히게 되고요..이는 시간과 노력이 조금 들어가야 될것 같아요.레지오 마리애 가입을 권해드리고 싶은데요..예비단원으로 입단하시기가 어려우시면 협조단원으로 시작하시는 것도 좋구요..저의 협조 단원이 되어주시면
중국에서 가져온 핑크 진주 묵주 팔찌와 홍콩에서 준비한 "자비의 예수님" 상본(예수님 모습이 아주 아름답고 멋진 상본)을 협조단원되신 선물로 드리겠습니다.함 생각해 주시겠어요? 기다릴께요~~^^~~
협조단원은 레지오 마리애 주회에 참여하시지 않아도 집에서 편안하게 좋은 시간대에 묵주기도와 뗏세라 기도문을 바치시면 되고요 협조단원이 되어주시면 제가 기도문 떼세라를 드리겠습니다요~ 이렇게 협조단원 모집 권유를 할 수 있어서 참 기쁨이 샘솟습니다~~
'주님 저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세실님의 유혹이 너무도 
콤한데 한편으론 섵불리 <협조단원>이 되었다간 다시는 나쁜짓도 나쁜생각도 안하고 착한사람되어야 하는거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몰려옵니다^^ 아직은 영세받은 사람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있거든요 
좀 기다려주시겠어요 세실님


언니들이 14일에 묵주기도 제대로 할수있게 같이 묵주기도 해주시면서 가르쳐준다고 약속했어요^^ 그날 우리 아이들이 성당에서 임실치즈만들기체험을 가거든요
록은님 말씀처럼 묵주기도 참 어려워요, 그리고 성모송을 왜 10번씩이나 할까..
하고 궁금하기도 해요 
영화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성모송 바치는건 자주 보아서 그건 금새 외웠어요 
성모송이 참 좋아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뚱땡이님 글을 읽고 나면 어른을 위한 동화 한편을 읽은 것 처럼 마음이 훈훈하고 착해져요..미운 마음 먹었다가도 그냥 순해진답니다....좋아하시는 겨울이라 우리에게 들려주실 이야기들이 더 많아질 것 같기도 하고 덕분에 화롯가에 둘러 앉아 기다리는 마음으로 설레임 가득합니다. 감사해요...
가브리엘라님 제 주절거림을 따뜻하게 받아주시니 참 고마워요^^ 겨울이 되니 춥다춥다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요
저의 모양새도 북극곰 비스무리 하답니다 
눈매 순한 따뜻한 사람들과 화롯가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떠올라요^^ 댓글
면서도 혼자 웃고 있답니다 
로즈님 기다릴께요...언제까지라도...글치만 성모님을 너무 마이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요...선물은 잘 보관하고 기다릴께요...주님의 은총 가득한 시간되시고요~~
세실님...고맙고 미안해요...
뚱땡님 온기에 마음좀 녹이고 갑니다^^
곡스어매
오늘 집에 오는길에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져서 좀 무서웠어요(지은죄가 많아서리^^) 이 비 그치면 좀 추워질것 같지요....
따뜻한게 그리워져요
곡스 이제 다 나았지요
성모님께 기도드릴때마다 곡스엄마 기도드려요...우리 모두 힘내자구요


뚱님, 묵주기도에 대한 상식을 좀 더 알고 싶으시면 '쉼터오솔길 게시판 47번' 을 참조해 보세요.
록은님께서 묵주기도에 대해 올려놓으신게 있었네요^^ 보았을텐데 기억을 못해서

묵주기도가 그렇게 강력한 힘을 지닌 기도였군요...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날씨는 추워지고 있지만 땡인님 글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 지네요.
사랑스러운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는 듯하구요.



항상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땡이님이 우리의 햇님 같아요.
'나의 슬픔과 노력을 당신께 바칩니다.' 그위에 주님의 축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