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목포에서 아침에 일어나니 봄비답지 않게 제법 비가 내린다.
아논호 선장친구가 가져온 양주를 지난 밤에 마신탓인지 머리가 띵하고 속이 약간 매스겁고 해서
일요일 오전에 요트에서 건기장판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
점심을 대충 때우고 비가 계속 주룩주룩 내려 완도가는 것을 포기하고 한숨자고 일어나서 기차시간이 많이 남아서 술도 깰겸 비옷을 입고 유달산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올라가는데 높은 언덕배기에 층층계당이 있고 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 건물이 보이고 실내 불빛도 켜져있어 올라가 보았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한일 합병이 되기 전에 일본이 자국민의 보호와 외교업무를 위하여 1900년에
지은 르네상스식 일본(구)영사관이라고 적혀 있다.
현관 입구가 사각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고 거의 114년이 되었는데도 외벽벽돌은 깔끔하고 깨끗해
보인다.
1905년 이미 대한제국의 운명은 풍전등하처럼 위태롭게 처한 상태서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하여
무안감리서에 속한 목포는 감리서가 폐지되고 일본 행정명처럼 무안부로 바뀐다.
1906년에는 영사관도 폐지되고 목포이사청으로 바뀌면서 외국인과 외국인 거류 관련업무를 하게
됐다고 한다.
1910년 한일합병후 무안부는 목포부로 개칭되면서 다시 이사청에서 목포부청으로 바뀐다.
광복후에는 목포시청으로 사용되다가 다시 시립도서관으로 쓰이다가 목포문화원으로 변신하고
현재는 목포 근대 역사관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건물을 방문하기 전에 궁금한것이 하나 있었는데 현재 마리나가 위치한 곳이 삼학도라하는데
섬도 아닌데 왜 삼학도라 했을까 의문이 갔었다.
목포 근대역사관을 관람하면서 목포는 여러차례 해안을 매립하면서 그곳에 선착장이 만들어지고
선착장을 따라 도로가 만들어지고 주변의 건물이 들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삼학도 주변도 1970년부터 1990년까지 매립되어 삼학도는 섬이 아니라 육지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1910년 초반 조선 통감부는 대전서 목포까지 호남선 노선을 확정하여 5년간의 계획을 잡고 완공할 예정이였으나 이듬해인 1911년 조선총독부는 공사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여 1914년 1월에 완공하였다고 한다.
요즈음처럼 덤프트럭이나 포크레인도 없고 도로망이 잘 되어있지 않은 시절에 3년만에 대전 목포 호남선 구간을 완공했다는 것은 그 당시 일본의 국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호남선(대전-목포구간과 익산-군산구간)은 김제평야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되었으며 호남선을 이용해 군산과 목포에서 배로 쌀을 실어 일본으로 운행했다고 한다.
1900년 이전은 목포는 유달산 주변의 작은 해안으로 둘러쌓인 무안반도 끝자락의 어촌으로 무안 감리서에 속해 있었으며 목포진이였다고 한다.
삼학도는 무인도로 원래 국유지였는데 1895년 목포진의 진리였던 김득추가 토지문서를 위조하여
일본인 시부야 다쓰로에게 팔아버렸다고 한다.
호남선 종착역인 목포역이 생기고 매립을 통해 항구가 만들어져 지면서 일본인들이 유달산 남쪽에 자리를 잡아 정착하면서 남촌이 형성되었다.
목포가 개항하면서 목포로 들어온 조선인들은 부산의 상인들과 부두 노동자들이였다고 한다.
항구 도시로 변모해가자 목포인근 지역의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목포로 들어와 도시 노동자가
되었는데 이들은 목포부 부내면에 속한 유달산 북쪽 산기슭의 묘지들을 다른곳으로 이전하고 이곳에 정착하면서 조선인 마을인 북촌을 이루었다고 한다.
유달산 남쪽 일본인 마을은 신도시처럼 깔끔하고 반듯한게 도로뿐만 아니라 전기, 상하수도, 상가, 공공기관이 자리잡는데 비해 북촌은 매우 낙후되어 남촌과 매우 대조를 이루었다.
(구)일본영사관
영사관 모형물
입구 현관
현관을 바라봄
계단 창문
아래 전시물들
김씨,안녕. 여러분,- -선생님,안녕히 가세요!
전쟁물자에 사용키 위해 놋그릇을 강제로 공출하면서 "결전"이라고 새긴 사기그릇
일본 관광지에서 요즈음도 볼 수있는 인력거
남촌마을 모형(오거리을 중심으로)
매립 과정
입구에서 반듯한 거리
건물 뒤편에 있는 노적봉
노적봉쪽에서 바라본 유달산
마리나옆 삼학도
오른쪽 유달산 자락과 여객선 터미날(좌측 끝)
역전 앞의 번화가
제일 높은 쌀둥이 건물
역내 안내문
첫댓글 구경잘햇읍니다.
역시 부지런함이 느껴지는군요 ㅎ ㅎ . 목포가본토인 나도몰랏던 옛애기를알게돼어 새롭습니다.
가도 일등바위에 올라가 한바퀴들러보고 와~많이변햇구나정도 하고 내려와버리니까요 .
이루는건 업는대도 뭘하는지 하루하루 막막 잘두가내요. 세일링 기초이론읽으면서 머리속으로 범주해봅니다.
터를 잘닥아야 주춧돌을 놓겟죠 ㅎㅎ
그런 곳이 있었군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