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목청 큰 인사가 식당 안을 쩌렁쩌렁 울린다. 가만 보니 두 눈도 바쁘게 가게 안을 이리저리 훑어보고 있다. 한자리에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보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브라운관에서 보는 것보다 더 날렵해 보인다. 분당 정자동의 한우식당 사장으로 변신한 선우재덕은 그렇게 인상 깊은 ‘역할’로 기자 일행을 맞았다. 땀으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는 정겹게 묻는다. “점심은 하셨나요, 시장하시죠? 저도 못 먹었는데 물냉면 어때요?” 점심때가 훨씬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식사 전이라며 물냉면 세 그릇을 시키는 그. 하지만 정작 테이블에 놓인 것은 콩국수다. 손님이 몰려 물냉면이 모두 팔린 탓이란다. 미안함 반 뿌듯함 반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그는 젓가락이 버거울 정도로 제법 많은 국수를 집어 먹는다. “집이 분당이라 이곳은 잘 알죠. 상권이 좋아요. 분당경찰서가 옆에 있고 전철역 환승기점이라서 유동인구가 많죠. 율동공원을 중심으로 파라곤, 파크뷰, 아이파크 등의 대단위 아파트뿐만 아니라 SK, NHN 등의 회사가 있어 가족단위, 직장단위의 고정 단골을 확보하기가 쉬운 지역이에요.” 이미 오래전부터 음식 장사를 해온 그답게 상권이며 메뉴 선택 등에 관한 전문적인 분석이 줄줄 이어진다. 당연히, 오래전부터 이곳을 고깃집 차릴 장소로 꼽고 있었다는 말도 들려준다. 그의 이름을 딴 한우전문점 ‘선우랑 한우랑’은 그렇게 지난해 12월 이곳에 문을 열었다. 스파게티 전문점을 체인사업으로 운영하며 ‘대박 CEO’로 불린 그가 새로운 메뉴인 고깃집을 차린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딱 한마디로 대답을 정리한다. ‘수입 쇠고기 탓에 위기에 몰린 우리 한우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것. “솔직히 한우 꽃등심, 육사시미, 생등심 등의 쇠고기를 주로 팔고 있어 요즘처럼 쇠고기 걱정이 많은 시기에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기껏 찾아온 손님들도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며 고기 주문을 주저하더라고요. 이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한우만 취급한다는 소문이 난 덕에 안심하고 드십니다(웃음). 그래도 돼지고기도 같이 판매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콩국수를 먹는 와중에도 그는 손님들에게 모자란 밑반찬을 가져다주기 바빴다. 가게뿐 아니라 집도 분당에 있다 보니 찾아오는 손님들이 다 이웃사촌 같단다. “자연이 사람을 좋게 만든다는 말이 있죠? 정자동은 불곡산 바로 아래에 위치해 분당에서도 특히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에요. 정자동 사이를 흐르는 탄천이 있어 그곳 공원에서는 운동이나 여가를 즐기기에 아주 좋죠.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여유가 있어요. 저만 해도 참 너그러운 인상 아닌가요?(웃음)” 정자동 자랑 끝에 농담을 던지는 그가 편안한 이웃집 ‘젊은 오빠’ 같다. 당분간 정자동 한 상가 근처에 가면 정자동을 사랑하고 한우를 사랑하는 한 남자를 만날 것이다. 정자동이 그를 불러냈는지, 그가 정자동을 찾아왔는지는 알 수 없다.
최고급 육질만으로 만든 소마을 한우 전문집 선우랑 한우랑 선우재덕이 운영하는 선우랑 한우랑은 최고급 육질만으로 승부를 걸었다. 메뉴는 다양하다. 한우 모둠, 한우 살치살, 한우 꽃등심뿐만 아니라 한우 도가니탕, 국밥까지 판매한다. 또한 최근 쇠고아울러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저렴한 가격에 와인까지 판매한다. 단순히 고깃집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서다. 내부 인테리어도 블랙톤으로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문의 031-711-6292
전통음식에 서양식을 접목했다 퓨전 레스토랑 담음
개그맨 김한석이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담음’은 양식, 한식, 이태리식, 멕시칸 스타일에서 프렌치식까지 두루 섭렵한 ‘퓨전 레스토랑’이다. 지난해 12월에 오픈했지만 이미 맛과 멋으로 정평이 난 곳. 김한석이 직접 운영하고 판매하는 도자기 제품들을 100% 사용하는데다 매장 내부에 각종 도자기 제품들을 멋스럽게 전시해 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언뜻 서양식처럼 보이지만 그릇과 어울리는 한국의 느낌을 절묘하게 살려낸 것이 이곳 음식의 특징이다.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것이 나올 때면 메뉴가 리뉴얼된다는 점도 새롭다. 늘 신선한 것을 제공하고 새로움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대표적인 런치 메뉴는 해산물장아찌비빔밥, 스테이크비빔밥이 있으며 디너 메뉴로는 각종 스테이크 및 파스타가 잘 나간다. 문의 031-8022-5345
고기 마니아 강호동이 전수하는 맛 한우 전문집 육칠팔 강호동의 고깃집으로 유명한 ‘육칠팔’. 고깃집 이름치고는 특이하다. 숫자 6, 7, 8을 다 더했을 때 나오는 21이라는 수가 진취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 자타가 공인하는 고기의 귀재가 운영하는 곳이니 믿을 만하다. 최상급의 육류를 취급하기 때문에 맛으로 손님을 부르고 강호동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이유로 또 한번 손님을 부르는 곳. 이곳 외에도 압구정점, 강서점이 있는데, 정자동에 있는 ‘육칠팔’은 강호동의 전 매니저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렇다 해도 분당을 찾는 많은 유명인들이 자주 다녀갔다. 운동선수 출신 연예인답게 축구, 야구 할 것 없이 다양한 분야의 운동선수와 가수, 연기자, 방송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연예인들의 사인이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연히 들른 이곳에서 유명인들과 나란히 고기를 구워 먹는 기회를 잡게 될지도. 문의 031-718-1678
미국식 정통 홈메이드 브런치 브런치 카페 데일리 킹스 브라운 슈거 미국에서 사진과 건축을 전공한 남매가 의기투합해 만든 미국식 정통 브런치 카페이다. 분위기는 미국의 어느 주택을 연상하게끔 꾸몄다. 격자무늬 철제 창살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체적인 톤은 블랙&화이트. 주 메뉴는 데일리 킹스 브런치, 제이스 모닝 프레터 등 직접 구운 빵과 구운 감자 등으로 성의 가득한 홈메이드 미국 식단을 선보인다. 다른 곳보다 음식서빙이 늦은 편. 슬로푸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 가지 음식을 정성껏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가게다. 평이한 음식이 싫고 유달리 아침 입맛이 없을 때 데일리 킹스 브라운 슈거를 찾아가 따뜻하고 신선한 갓 구운 빵과 감자로 색다른 한끼의 식사를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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