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대전 노은동 농수산물지원센터에서 열린 '행복 가득, 사랑의 김장담그기 대축제'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김치를 담그고 있다.
| 대전 가톨릭 농수산물지원센터(소장 윤여창)가 8일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전국 15개 국가 관리 농수산물 도매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3월 8일 대전시 노은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에 문을 열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한 지 꼭 1돌이다.
농수산물지원센터는 이날 센터에서 강길원(교구 사회사목국장)ㆍ나봉균(교구 장애인사목부 담당) 신부 공동집전으로 개소 1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행사에는 지난 1년간 자발적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기꺼이 농수산물을 후원해 준 여러 업체와 사회복지기관 관계자, 센터 후원회 '아낌없이 주는 나무'(회장 장석만 아우구스티노) 회원 등 100여 명이 함께해 자축했다.
센터는 원래 김명종(바오로) 대전교구 빈첸시오회장이 9년전 도매사업자 30여 명에게서 후원을 받아 나눔을 실천하던 시설이 모태가 됐다. 이에 대전시가 저온창고 신축을 지원하고, 운송에 필요한 냉동차량은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한 것을 계기로 본격 나눔시설로서 위상을 다졌다. 기존 푸드 뱅크(Food Bank)가 이미 조리된 음식을 나누는 것이라면, 농수산물지원센터는 식재료를 나누는 것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비록 시설은 66.12㎡(20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사랑의 가교가 돼 왔다. 도매시장 내 과일부, 채소부 등 4개 조합을 중심으로 상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추가 참가자 모집에 크게 이바지한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환경관리위원회 정금진 회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센터는 그간 새 농수산물 또는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식재료로 쓰기엔 문제가 없는 잉여농산물을 도매사업자로부터 기부 받아 저온창고에 분류 보관했다가 사회복지시설 46여 곳이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최우선적으로 무의탁 어르신과 행려자들을 위한 대전 시내 무료급식소 3곳에 지원했고, 아울러 넉넉지 못한 재정 형편으로 어려움을 겪는 보육시설과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 시설, 소년소녀가정, 홀몸노인 등에게도 지원이 이뤄졌다. 1년 사이에 지원된 식재료는 현금으로 환산하면 2억8000여 만원에 이를 만큼 성과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11월 19일에는 유흥식(대전교구장) 주교와 양홍규 대전광역시 정무부시장 등이 함께한 가운데 개최한 '행복 가득, 사랑의 김장담그기 대축제'를 통해 김장김치 1004 포기를 담가 소년소녀가정과 조손 가정, 홀몸노인 가정, 장애 신자 가정 등 110가정에 전달했으며, 축제 중 지원 받은 6000여 포기 배추는 교구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대전광역시와 유성구 등 관할 관공서와 유기적 관계 구축을 통한 재정 확충,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농수산물 후원물품 비수기 극복 문제 등 과제도 만만찮다.
윤여창(프란치스코) 소장은 "전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농수산물지원센터가 성과를 거두게 되면 이를 다른 시ㆍ도 농수산물도매시장에 확산시켜볼 계획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형태 사회복지 개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들의 활동상과 후원 및 자원봉사 문의처는 가톨릭 농수산물지원센터 카페(http://cafe.daum.net/ctnong)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정완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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