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된 수도관 내부는 숨기고 싶은 비밀
유속이 느린곳에는 녹버섯과 물떼가 집단서식
신도시 개발지역에서도 녹물이 나오기 시작
(주)수도이앤씨 이순형대표(상수도관망관리사)
우리나라 수도권의 거점 도시인 인천시에서 탁수가 발생 환경부는 3년간 홍역을 치뤘다.
그 결과 상수도관의 세척사업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포함시키고 환경부는 상수도관망시설 유지관리업무세부기준(환경부 고시 제2021-43호)을 제정하고 2021년부터 관세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였다.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주)수도이앤씨도 국민들에게 좀 더 깨끗한 수돗물을 음용케 하자는 사명감과 신설사업이라는 기대에 젖어 관망세척사업에 참여하였다. 다양한 세척 방법이 있지만 무엇보다 10년에 한 번 한다는 관세척주기를 고려할 때, 세척 효과가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기술들을 검토하면서 세척로봇을 통하여 고압수를 수도관 내벽에 직접 분사하여 물때를 제거하면 효과적이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초기에는 D300mm 관에 적용하는 모델을 개발하였고, 점차 다양한 관경에 적용할 모델개발에 주력했다.
세척공법과 동시에 중요한 것은 세척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었다.
그래서 또다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스마트로봇세척기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관 내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세척하므로서 세척을 실행하는 현장인력이나 발주처가 제대로 확인하게 하자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결론을 내렸다,
스마트세척공법을 통한 세척사업을 실행하면서 현재까지(2023년6월)기계식 공법으로 서울시등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삼송하이드로㈜와 협력하여 80km 이상을 세척하였다.
당사가 자체 개발한 세척로봇을 현장에 적용해 보니 세척 효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촬영한 영상을 통해 본 수도관 내부는 생각보다 복잡하여 단순히 ‘물때’만을 세척한다는 ‘당초의 전제’가 크게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첫째, 평소에 유속이 느린 곳에는 물때는 물론이고 ‘녹버섯’이 심하게 자라 있어서 스마트세척로봇의 진행을 방해하였고, 자주 닥치는 곡관, 하월관은 호스의 마찰을 일으켜 구간 통과에 애로를 주었다. 이러한 기술적 문제는 세척로봇의 개량과 다양한 실험을 통한 기술적인 개량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둘째, 수도관을 부설하면서 들어간 모래와 자갈 등은 세월이 지나도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이 하월관에서는 흔히 보였다. 심지어는 신개발지역에서 토목공사가 끝난 직후의 상수도관에서조차 자갈과 모래가 깔려 있고, 더러운 목장갑마저 로봇세척기에 걸려 나오는 일도 있다. 이는 공사 인부들의 성급한 시공과 시공사의 관리감독이 미흡한 경우이다.
신개발지역은 부지조성 공사를 하면서 상하수도, 가스관, 통신선 등 지하인프라를 먼저 건설하고 여러 해가 지난 후 지상 건물이 완공 된다. 그동안 방치된 수도관의 이음부에는 이미 녹이 슬고, 매설과정에서 들어간 흙과 모래 등은 청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할 지자체로 인계된다. 그나마 서울시는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반드시 신설 수도관을 세척한 다음 인수인계하도록 정해서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전국적으로 신도시 개발지역도 주민입주 전에 반드시 세척을 실행하고 통수하는 원칙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신설관 인도 전의 세척방법으로 단순히 Flushing이 주로 사용되지만, 경기도의 모 개발지역에서는 보름동안이나 퇴수를 하여 물낭비등 에너지낭비를 하고 있다. 당사가 그동안 시행하거나 참여한 세척시공에서는 기존 수도관의 대략 30% 이상에서 모래가 잔류해 있었다. 소량의 침전물은 세척로봇이 후진하면서 추진노즐의 고압수로 밀고 나와 이를 양수기로 퍼내서 깨끗하게 수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떤 현장에서는 모래와 자갈 등이 50mm정도 두께로 길게 깔려 있어서 반복시공 하였으나 굵은 모래와 자갈은 20mm이상 그대로 남아 있었다. 기업정신으로 완벽한 세척을 위하여 적합한 준설 노즐을 급히 설계, 제작하여 자갈까지 깨끗하게 준설하는 2차 작업도 소요되었다.
셋째, 씰코드의 문제이다. 규정상으로는 씰코트가 벗겨지지 않는 상태에서 물때만을 제거하게 되어 있는데, 씰코트의 상태가 천차만별이라서 유속이 빠른 구간에서는 잘 부착되어 있는 반면, 유속이 느린 구간은 물에 불은 씰코트가 방한용 뽁뽁이처럼 손상된 곳도 많았고, 아예 벗겨져 너덜거리는 곳도 많았다.
그런 씰코트 부스러기는 결국 수용가로 유입되거나 관로의 유속을 느리게 한다. 이런 곳은 조금만 물이 회오리쳐도 실코트가 다 벗겨져 시멘트라이닝이 노출된다. DCIP관은 주철관의 내부에 시멘트몰탈을 입힌 다음 실코트를 입힌 형상인데, 아크릴계 에멀전의 실코트가 석유화학 제품이므로 과연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지 의심이 든다. 무해하다는 연구논문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일단 실코트가 벗겨지면 시멘트 속의 칼슘이 녹아 나와 시멘트 자체를 약화시키는데, 그 과정의 변화, 유출량, 기간이 얼마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물때가 새로운 막을 형성하는지 등도 상수도관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관 속에는 물때보다 더 심각한 녹버섯과 모래 등의 고형물이 존재한다.
녹버섯은 매우 단단해서 망치로도 깨지지 않을 정도이며, 모래와 자갈은 단순히 Flushing이나 맥동류와 같은 세척 방법으로는 완벽하게 제거되는지 의문이다. 전동식 내시경으로는 구간 전체를 촬영할 수 없어 매우 짧은 거리만 촬영하므로 세척 전, 후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사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수도관 전체가 동일한 재질이 아니고 관 교체 등의 이유로 여러가지가 연결되어 있어서 깨끗한 곳이 있는가 하면 녹버섯이 심한 곳, 바닥에 침전물이 많은 곳 등 각양각색이다
CIP관이나 강관은 부식이 심한 경우가 많아서 녹버섯으로 인하여 관이 반쯤 막힌 곳도 있다. 건드리기만 해도 황토색 녹물이 발생하므로 세척기의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춰 닦아내야 했다. 드물게 갱생 작업한 수도관에 덧입힌 재질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부서져 바닥에 깔려 있었는데, 다행히 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아 추진 노즐이 후퇴할 때 분사력으로 작업구까지 끌고 나와 수거했다
당사에서 개발, 제작한 세척로봇은 고압수를 분사하는데, 고압펌프차에서 150~180bar 수준으로 토출되지만 호스 내 압력 손실과 노즐에서 압력 강하로 세척 노즐의 분사력은 3~5bar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당사의 세척공법은 실코트손상이 경미하고, 세척 구간을 왕복하며 상수도관 내벽을 일정하게 닦으므로 세척 품질이 균일하다. 또한, 투입구가 개방되어 있어서 수도관이 압력에 의하여 누수 발생이나 관이 손상될 염려가 없다.
상수도관의 세척은 공식적인 기준이 없어 지방자치단체마다 적정한 세척 상태의 기준과 적합한 세척 방법도 정립하지 못하고 있어서 우수한 세척 방법이 설정되려면 좀 더 시일이 필요하다. 그동안 관망업계와 관리감독청이 관세척 경험이 축적되고 있으므로 이제는 현실에 맞는 기준을 정해야 하며 그동안 실적을 정보 공유하여 미래지향적인 평가와 검증이 시급하다.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상수도관 세척이 새로운 분야임에도 고무줄처럼 늘고 주는 불안전한 예산으로 지자체에서는 별 관심이 없다. 악착같이 열정을 다해 향후 미래를 염려하는 대비해야 하지만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들에게 기대하는것도 무리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세척사업을 위한 일관된 정책방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편집 서정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