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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47분 + 잘츠부르크 실황 42분 / 한글자막>
=== 프로덕션 노트 ===
<유자 왕의 눈동자 너머> 영상 다큐멘터리
보너스트랙 : 2016 잘츠부르크 실황 /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 라벨 피아노협주곡 G장조
유자 왕(피아노), 애너스 & 올리비에 스피로(영상연출), 리오넬 브랑기에(지휘),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건반 위의 공작새, 유자 왕은 고독할까?
1년 중 세계 각국을 넘나들며 12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고 있는 유자 왕(1987~)의 삶은 유목 생활 그 자체로 다큐멘터리(47분)는 그녀와 함께 하는 여정을 담는다. 흥미진진한 장소, 분장과 드레스, 연습실에서의 손가락 풀기, 임동혁과 가볍게 와인을 나누는 모습 등 그녀의 일상이 담겨 있으며, 그녀는 피로, 긴장, 외로움 등 인간적인 고백도 카메라 앞에 털어놓는다.
보너스 트랙은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42분). 리오넬 브랑기에 지휘 /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함께 거슈윈과 라벨의 협주곡을 선보인다.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만나는 그녀의 연주는 뭔지 모를 고독의 여운과 진한 감동을 준다. 좀 남다른 유자 왕을 만날 수 있는 영상물이다.
1982년생인 윤디 리, 랑랑과 함께 중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유자 왕(1987~)은 핫한 의상과 스타일리시한 해석으로 집중을 한 몸에 받는 피아니스트다.
이 영상다큐멘터리는 유자 왕과 함께 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1년 중 세계 각국을 넘나들며 12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의 삶은 유목 생활 그 자체다. 카메라는 유자 왕의 뒤를 따라 흥미진진한 장소와 화려한 도시로 안내한다. 공연 전 분장과 드레스 고르기, 호텔방과 낯선 연습실에서의 치열한 연습, 아이패드에 담긴 악보를 보며 끊임없이 손가락 풀기 등 그의 아주 사소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유자 왕과 가볍게 와인을 나누는 임동혁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시차로 인한 피로, 긴장, 외로움 등 그는 인간적인 고백도 카메라 앞에 털어놓는다. 유자 왕의 고백은 카메라와 정면으로 마주한 인터뷰가 아니라, 그의 일상과 무대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자연스럽게 흐른다.
"피아니스트는 항상 혼자 있어야하며 힘들고 외롭습니다. 음악가가 되는 것은 거의 고립된 삶과 같아서, 실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음악이 있을 때 뿐이죠."
47분의 영상 다큐멘터리와 함께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이 커플링되어 있다.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췄던 리오넬 브랑기에 /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함께 거슈윈과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다큐멘터리를 접하고 만나는 그녀의 연주는 뭔지 모를 고독의 여운과 진한 감동을 준다. 좀 남다른 유자 왕을 만날 수 있는 영상물이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유경아 글>
랩소디 인 블루
조지 거슈윈(1898~1937)
거슈윈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랩소디 인 블루〉는 1924년 2월 12일 뉴욕의 에올리언 홀에서 초연되었다. 그 날의 콘서트에서 거슈윈은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고, 예술음악과 재즈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미국 재즈시대: 예술음악과의 만남
1차 세계대전 이후 ‘재즈시대’(The Jazz Age)를 맞이한 미국에서는 뉴욕 할렘가를 중심으로 모여든 수많은 재즈 음악가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그들 중 재즈 밴드의 리더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하던 폴 화이트먼(Paul Whiteman)은 당시 ‘재즈왕’이라 불리며 재즈를 콘서트 스타일로 연주하곤 했다. 화이트먼과 거슈윈의 인연은 거슈윈의 1막 단막극 〈블루 먼데이〉에서 시작된다. 재즈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던 화이트먼은 그 작품을 인상 깊게 보고 거슈윈에게 ‘협주곡 형식의 재즈’를 무대에 올리자고 제안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랩소디 인 블루〉이다.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는 폴 화이트먼이 기획한 ‘모던 음악에서의 실험(An Experiment in Modern Music)’이라는 콘서트에서 초연되었고, 재즈와 예술음악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랩소디 인 블루〉의 영향으로 라벨과 코플랜드 등 당대의 많은 클래식 작곡가들이 재즈 스타일의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기도 했다.
두 명의 작곡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랩소디 인 블루〉는 엄밀히 말해 거슈윈만의 작품이 아니다. 거슈윈은 원래 이 작품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작곡했었다. 이를 화이트먼 밴드의 편곡자였던 퍼디 그로페(Ferde Grofé, 1892~1972)가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을 하여 무대에 올린 것이다. 이는 아마 당시 거슈윈이 관현악 작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 거슈윈은 어린 시절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적은 있으나 정규 음악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는 첫 직장인 음악 출판사에서 작곡가들이 작곡한 대중음악을 가수나 흥행사들에게 즉흥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며 음악적 경험을 넓혀갔다. 덕분에 거슈윈은 피아노 실력과 작곡 실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고, 유럽의 전통 예술 음악에 재즈를 세련되게 접목시킨 그만의 개성적 음악을 구사해 낼 수 있었다.
연주자의 재치가 만들어 낸 인기
〈랩소디 인 블루〉는 도입부에 등장하는 클라리넷 연주가 특히 유명한데, 이 부분의 탄생에 대한 흥미로운 비화가 있다. 도입부는 클라리넷이 순차적으로 상승하는 17개의 음을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글리산도(glissando) 기법으로 하도록 작곡되었다. 화이트먼 밴드의 클라리넷 주자인 로스 고먼(Ross Gorman)이 리허설 때 거슈윈에게 하는 장난의 의미에서 유머러스한 터치로 연주하였는데, 그 독특한 음향에 거슈윈이 반하여 실제 콘서트에서도 그렇게 연주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마치 사이렌 소리와 흡사하기도 한 〈랩소디 인 블루〉의 매력적인 도입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초연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주되었고 음반 판매량 또한 엄청났다. 오늘날에도 각종 드라마나 광고의 배경음악, 대중가요에 삽입되는 등 그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일본 인기 드라마인 〈노다메 칸타빌레〉의 엔딩곡으로도 사용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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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은진 글>
피아노 협주곡 G장조
모리스 라벨(1875~1937)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또 다른 피아노 협주곡인 〈왼손을 위한 협주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동시에 진행된 두 작품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또 다른 피아노 협주곡인 〈왼손을 위한 협주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갔던 라벨은 미국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에 고무되어, 미국에서 초연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는 미국에서 다양하게 접하게 된 재즈의 어법을 사용한 피아노 협주곡을 쓰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파울 비트겐슈타인이 전장에서 한 팔을 잃은 자신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의뢰했고, 라벨은 두 작품을 같은 시기에 작업하게 되었다.
열망과 아쉬움
라벨은 이 작품을 미국에서 직접 초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을 환영해준 미국의 청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두 개의 협주곡을 작곡해야 했을 뿐 아니라, 건강 역시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었고, 마침내 1931년이 되어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미 라벨의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된 상태였고, 야심차게 계획했던 연주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라벨은 미국이 아닌 가까운 암스테르담에서 초연하기로 계획을 바꾸었지만, 이 계획 역시 포기해야만 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연주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깨달은 라벨은, 대신 마르게리트 롱(Marguerite, Long, 1874~1966)에게 이 작품의 초연을 부탁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1932년, 라벨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마르게리트 롱의 연주로 드디어 초연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초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으며 곧이어 유럽 각지를 순회하며 수많은 청중에게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선보였다. 라벨이 그토록 열망했던 미국 초연 역시 같은 해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서 이루어졌다.
신선한 쾌활함과 우아한 투명함의 조화
라벨은 협주곡이 심오하고 난해하기보다는 쾌활하고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신념을 반영하듯, 피아노협주곡 G장조는 재즈라는 새로운 어법을 활용한 재기발랄한 쾌활함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재즈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리듬에 매료된 라벨은 1악장과 3악장에서 재즈의 리듬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독특한 타악기들을 통해 재미있는 음향을 연출함으로써 라벨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을 새롭게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재기발랄한 유쾌함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2악장에서 보여주는 섬세함과 우아함은 신비로우면서도 투명한 라벨 특유의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감미로우면서도 애수 어린 2악장의 아름다움은 가을 햇살과 같은 투명한 슬픔을 담아내고 있다.
악장 구성
1악장 알레그라멘테
드럼과 첼로가 트레몰로를 연주하는 동안 비올라가 날카로운 피치카토로 음악을 시작한다. 채찍 소리를 내는 휘프의 일격과 함께 피아노의 연주가 곧바로 시작된다. 피아노가 1주제를 연주하는 동안 목관이 촘촘한 짜임새로 반주한다.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1주제를 반복한 뒤 몽환적인 피아노의 선율이 뒤따른다. 그러나 피아노의 선율은 금세 오케스트라의 블루스풍 음악에 방해를 받는다. 장조와 단조를 넘나드는 블루스에 이어 심벌즈와 캐스터네츠가 독특한 리듬의 경과구를 연주한 뒤 2주제로 진행된다. 기괴한 불협화음으로 시작된 2주제는 곧 풍부한 표정의 선율을 노래한다. 라벨은 이 악장을 고전적인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특히 제시부에 무게를 두어 무려 106마디에 달하는 긴 제시부 속에서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대부분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적인 음향과 재즈 어법의 만남이 더없이 매력적이다. 길고 현란한 카덴차는 2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역동적인 코다에 이어 금관이 대담한 스케일을 연주하면서 간결하게 마무리된다.
2악장 아다지오 아사이
2악장은 1악장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단조로운 리듬과 우아함을 보여준다. 피아노가 모차르트풍의 선율을 고요하게 연주하면서 음악이 시작된다. 라벨은 이 선율을 쓰기 위해 매우 고심했고, 긴 호흡의 프레이즈를 유려하고 우아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 여러 차례 수정을 했다고 한다. 오른손이 3/4박자의 선율을 연주하는 동안 왼손은 6/8박자의 반주를 연주함으로써 마치 불안한 왈츠 같은 느낌을 준다. 피아노가 긴 트릴을 연주하면서 주제선율을 마무리하면 목관악기들이 차례로 이 트릴을 변주하면서 악상을 더해간다. 독주 플루트가 C#음을 길게 연주하면서 쇼팽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이어서 목관이 2주제를 연주하는데, 1주제에 비해 불협화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보다 밀도 높게 구성되어 있다. 피아노가 2주제를 장식적으로 변형하여 반복하면서 음악은 절정을 향해간다. 잉글리시 호른이 다시 1주제를 반복하고 피아노가 이를 장식음으로 반주하면서 코다로 이어진다. 짧고 우아한 코다는 부드럽고 투명한 음향으로 종지된다.
3악장 프레스토
카프리치오 풍의 화려한 피날레 악장은 1악장의 강렬함을 되살리면서, 빠른 진행과 고난이도의 기교를 선보인다. 드럼의 트릴로 시작된 악장은 바순과 금관, 첼로의 날카로운 스타카토로 이어진다. 곧이어 피아노가 화음들의 빠른 연쇄로 이루어진 1주제를 연주한다. 피아노의 역동적인 연주에 목관악기들이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마침내 피아노의 날카로운 스타카토로 1주제가 마무리된다. 경쾌한 2주제에 이어 호른이 재미있는 종결주제를 연주한다. 주제선율들이 자유롭게 발전되면서 더욱 역동적으로 진행되다가 처음에 제시된 4개의 화음을 반복하면서 피날레 악장이 마무리된다. 이 마지막 악장은 짧게 축약된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초연 당시 피날레 악장의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금관의 음색과 피아노의 발랄함을 재즈 어법으로 탁월하게 녹여낸 눈부신 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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