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4.3.금 고난주간특별새벽기도회 설교
*본문; 막 15:21~22
*제목; 억지 십자가에서 만난 영광의 주
1. 예기치 못한 인생의 방해물: 구레네 시몬의 당혹감
오늘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짊어지시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신 성금요일입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그 길, '비아 돌로로사(고통의 길)' 위에는 수많은 군중이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주님을 조롱하는 자도, 눈물 흘리는 여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군중 속에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그는 멀리 아프리카 북부 구레네에서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온 순례자였습니다. 그는 단지 구경꾼 중 한 명으로 길가에 서 있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로마 군인이 그의 어깨를 거칠게 낚아챘습니다. 그리고는 피범벅이 되어 쓰러져 계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라고 명령했습니다. 21절은 이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라고 기록합니다. 시몬에게 이 십자가는 재수 없는 사고였고, 경건한 명절을 망쳐버린 오점이자, 피하고 싶은 수치스러운 횡액이었습니다.
2. 억지 십자가: 우리가 마주하는 인생의 고난
시몬이 졌던 '억지 십자가'는 오늘날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지는 십자가 중에는 기쁘게 자원해서 지는 것도 있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등 뒤에 덜컥 얹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질병, 믿었던 사람의 배신, 경제적인 몰락, 자녀의 방황... 이런 것들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닙니다. 시몬처럼 "왜 하필 나입니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 무거운 짐을 지어야 합니까?"라고 항변하고 싶은 '억지 십자가'들입니다.
하지만 성금요일의 신비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주님은 때때로 우리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우리를 당신의 고난 곁으로 부르십니다.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졌지만, 그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는 동안 그는 세상 그 누구도 보지 못한 것을 보았습니다. 바로 곁에서 들리는 주님의 거친 숨소리,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그리고 자신을 못 박는 자들을 향한 주님의 용서의 기도를 들었습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가 주님과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통로가 된 것입니다.
3. 고난의 전이: 주님의 짐을 나누어지는 영광
로마 군인들이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운 표면적인 이유는 예수님이 너무 기력이 쇠하여 더 이상 나무틀을 지고 갈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온전한 인간으로 오셨기에 육체적 한계에 부딪히셨습니다. 이때 시몬이 주님의 짐을 나누어 졌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역설입니다. 온 우주를 붙들고 계신 창조주 하나님이 한 연약한 인간의 도움을 받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나와 함께 이 고난의 길을 걷지 않겠느냐?" 우리가 지고 있는 그 무거운 짐이 사실은 주님의 십자가를 나누어지는 일일 수 있습니다. 내가 겪는 아픔이 누군가의 영혼을 살리는 대속의 고난에 참여하는 귀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시몬의 어깨는 아팠겠지만, 그 어깨는 인류 구원의 마지막 발걸음을 도운 가장 영광스러운 어깨가 되었습니다.
4. 억지 십자가가 가져온 축복: 가문의 구원
성경은 시몬을 소개할 때 흥미로운 수식어를 붙입니다.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입니다. 마가복음이 기록될 당시, 초대 교회 성도들에게 알렉산더와 루포는 아주 유명한 인물들이었습니다. 특히 로마서 16장 13절에서 사도 바울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고 기록합니다.
시몬이 억지로 졌던 그 십자가는 결국 그의 온 가족을 초대 교회의 기둥 같은 일꾼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억지로 졌으나, 골고다까지 주님과 동행하며 그는 예수가 누구인지 깨달았습니다. 그 짧은 만남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그 가문의 영원한 운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짓누르는 그 '억지 십자가'가 여러분의 자녀를 살리고, 여러분의 가문을 복음 위에 세우는 하나님의 '거룩한 덫'일 수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5. 결론: 십자가를 영광으로 바꾸는 믿음
말씀을 맺습니다. 성금요일의 십자가는 멀리서 바라볼 때는 저주와 죽음의 형틀일 뿐입니다. 그러나 구레네 시몬처럼 그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주님과 발을 맞추어 걷기 시작할 때, 십자가는 생명의 능력이 됩니다.
지금 여러분의 어깨를 짓누르는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벗어 던지고 싶고, 피하고 싶은 그 짐 앞에서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주님은 이미 여러분보다 앞서 그 무거운 길을 가셨으며, 이제 여러분의 곁에서 함께 걷고 계십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라도 끝까지 지고 가면, 반드시 부활의 아침에 그 십자가가 면류관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불평하지 말고 "주님, 이 짐을 통해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합시다. 시몬의 어깨에 머물렀던 그 은혜가 오늘 십자가 아래 머무는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첫댓글 지금 여러분의 어깨를 짓누르는 십자가가 무엇입니까? 벗어 던지고 싶고, 피하고 싶은 그 짐 앞에서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주님은 이미 여러분보다 앞서 그 무거운 길을 가셨으며, 이제 여러분의 곁에서 함께 걷고 계십니다. 억지로 진 십자가라도 끝까지 지고 가면, 반드시 부활의 아침에 그 십자가가 면류관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