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는 보고자 하는 것을 직접 찾아다니는 거라면 여행은 주어진 것을 보는
것이라고나 할까? 사흘간의 답사를 끝내고 하루 여행할 목적으로 투어버스에
몸을 실었다. 편안함은 오히려 나태를 낳는 것인지 버스를 타고 여행지에 가는데
피곤이 밀려온다.
석양의 한라산.. 한라산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은 축복 받은 날이라한다.
도깨비도로는 몇 번 봤지만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고 직접 시험을 해봤다. 그랬더니 눈으로 본다고 다 믿을 게 못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명 오르막 길인데 내려가고 내리막 길인데 올라간다. 다른 때와는
달리 직접 실험을 해보니 뭔가 와 닿는게 있다.
도깨비 도로...윗쪽이 사진에서는 내려가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올라간다
제주도 여행은 원래 돈 쓰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이번의 제주여행은 유난히
돈냄새가 너무 많이 났다. 이러다간 사람들 다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답사팀이 시간이 없어 지나쳤던 차밭을 여행에서는 다녀왔다. 입장료가
없는 곳은 여행코스에서는 반드시 가기 마련이다. 차밭 주위에 팔랑개비가 많이
세워져 있는데 그 이유는 윗쪽의 따뜻한 공기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거 하나 건진 것으로 차밭 여행은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ㅎㅎ
태평양 설록차 차밭...
팔랑개비는 위의 따뜻한 공기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해피타운이란 곳은 중국 기예단공연장인데 어마어마한 관광버스가 밀집되어 있다.
매 3개월마다 공연내용을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하는데 많이 보던 것이었는데도
눈맛이 아주 즐겁다. 부정적 표현을 삼가하고 싶지만... 입장료가 너무 비싸게
보이는데도 관광버스가 밀집한 것으로 보아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ㅎㅎ
해피타운 간판...
중국 기예단 공연...
소인국테마파크는 세계적인 건축물들을 축소해서 야외에 전시해 놓았는데
한곳에서 세계 유수의 건물과 문화재를 동시에 볼 수 있어 아주 유익했다.
시간을 두고 찬찬히 둘러본다면 실제 외국의 현장에서보다도 오히려 더 넓은
시야로 유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본 유명한 유적지는 모두 있는 것
같았다.
에레크테이온 신전 여인상 기둥....그리스 아테네
러시모어 상(큰바위 얼굴)...미국
앙코르의 미소....캄보디아
그리스도 상...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
제주도는 영화 촬영지라 할 정도로 많은 영화를 이곳에서 찍었다. 곳곳에
이름있는 곳은 모두 영화촬영지 간판이 붙어있다. 서귀포신라호텔 앞 바닷가
에는 영화 쉬리의 언덕이라 명명된 곳이 있는데 큰 소나무 한그루와 벤치
하나가 놓여있다.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하며 한 사람씩 사진을 찍는데
이곳에서 만큼은 얼굴을 찍는게 아니라 뒤통수를 찍는다고 한다. 세상 살다가
뒤통수 사진을 찍는 경험도 하게 되니 참 희한한 일이다...ㅎㅎ
쉬리의 언덕...제주 신라호텔 앞 바닷가 언덕...
쉬리의 언덕에서 바라다보이는 서귀포 해수욕장과 해안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다.
물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가보고 싶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시간이 항상 문제다. 아쉬움을 남기면서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남국의 정원을 걷는 기분이 든다. 야자수 나무와 한창 피어있는 동백꽃,
빨간 사랑의 열매나무, 소철 등등...
서귀포 중문해수욕장...겨울철 철인 경기를 이곳에서 한다고 한다.
제주도의 유일한 아이스링크가 롯데호텔 정원에 세워져서 마침 러시아 피겨
발레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비싼 입장료를 안내고 문틈으로 공연을 훔쳐보는 맛도
가히 즐거움의 반열에 올릴만하다.
러시아 피겨발레단 공연... 천막 사이로 훔쳐보며 찍은 사진...ㅎㅎ
여행사의 단체 투어를 가면 반드시 거치는 곳이 물건 사는 곳이다. 이곳을
안거치면 큰일이 나는지 꼭 들르는 곳이다. 갔던 곳을 매번 다시가다보니
그 멘트에 식상해서 오히려 제주도에 대한 인상이 안좋아지게 된다. 결코 이곳만이
아니지만 곳곳에 돈냄새가 넘쳐나서 여행사투어는 권할만한게 못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편안함을 찾다보면 이걸 감내할 수밖에 없는데....
나는 이곳의 석부작에 오히려 관심을 두고 감상을 잘 하고 왔다.
소나무 석부작...
정원에 세워져 있는 선돌... 누굴 그리워하는 망부석 같아 보인다..
바나나 나무..한번 열리면 자르는데 이정도로 크는데 6개월 밖에 안걸린다
서귀포유람선을 타고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다섯개의 섬을 도는데 이를 서귀포
70리라 한다. 우도에서 처럼 가이드의 입담에 모두 박장대소를 하면서 약 1시간여
정신없이 유람을 즐긴다. 멀리 한라산을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조망할 수 있어
운치가 그만이고 제주해안 절경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승선료가 좀
비싼게 흠이지만...
바다에서 본 서귀포..오른쪽에 정방폭포...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서귀포 앞 섬...아마도 문섬...
섬 바위들이 특이한 형상들이다..
범섬의 굴... 큰소리로 외치면 메아리가 상당하다..
근처에 있는 천지연폭포는 제주를 찾는 사람이면 반드시 들르는 곳인데 갈 때마다
사람들에 치여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하는 곳이다. 이번에도 사진은 애시당초
생각지도 않았지만 물이 많이 줄어들어 폭포의 멋도 감소된 것 같고 제주도
전역이 갈수록 용수난이 심하다고 하던데 이곳에서 그것을 확인한 것 같다.
천지연 폭포... 아랫쪽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위만 찍었다..ㅎㅎ
제주답사를 마치고 돌아와 생각해보니 열심히 찾아다니면 남는 것이 분명있고
조금 편하게 다니면 그만큼 느낌도 줄어든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그렇지만 여행은 언제 어디를 가도 항상 설레임이 있어 좋고 좋은 만남이 있어
즐겁고 느낌이 오래 남아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어 더없이 좋다....<끝>
Pavlo - Fantasia (Live)
첫댓글 답사기를 꼼꼼하게 올려주시어 보는 저희들은 편했읍니다만 올리시는 분은 얼마나 시간을 많이 뺏기실까?...제주 곳곳에 그렇게 가볼곳이 많은줄 몰랐읍니다.공~짜로 제주일주 잘 했읍니다.
마라도 자장면은 지금도 있군요. 저는 그 맛을 기대 했는데 사실 별로 였거든요. 답사기 올리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구경 한번 잘 했습니다.며칠 후엔 어머니와 형제들이 같이 제주도 2박3일 여행이 계획 돼 있기에 더욱더 열심히 봤답니다. 84세인 어머니와 하기는 조금 힘 들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덕분에 제주도를 되집어 보게 되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