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란희 감독, 드라마, 한국, 81분, 2020년
작년에 지역의 영화 한잔 모임에서 보고, 올해 마량미항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다시 봤다.
사실 작년 본 영화라 망설이다가 자동차를 타고 갔다.
하지만 보지 않았다면 정말 큰 것을 놓칠 뻔 했다.
마침 이란희 감독은 서울에서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내려오지 못하고, 대신 주인공 제복 역을 맡은 이봉하 배우님이 오셨고,
마침 이 작품의 모델이 되었던 콜트콜택 재춘언니와 연대하며 잘 아셨던 <연대와 환대>를 쓴 박지호 선생이 오셔서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이 작품이 콜트콜택의 재춘언니를 모델로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알았다.
영화의 처음이나 끝에 그런 사실 몇 줄만 있었어도 영화를 다른 관점에서 보았을 것이다.
아마 재춘언니가 영화의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차단할까봐 이란희 감독이 의도적으로 콜트콜택과 재춘언니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리라.
어쨌든 영화의 배경과 후면을 만나면서 나는 다시한번 이란희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고
재춘언니가 우리 시대의 전형으로 거듭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은 더듬더듬하고, 고지식해보이지만 살림꾼으로 등장하는 노동자 재복씨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실한 사람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콜트콜택 재춘언니에 대해 글을 써보고 싶다.
= 시놉시스 =
해고 5년차, 천막농성 1882일째
재복은 노조가 정리해고무효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자 열흘 간 집으로 휴가를 떠나온다.
오랜만에 가족들도 챙기고 아르바이트로 돈도 벌며
잊고 있던 워킹&쿠킹 홀리데이로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한다.
휴가의 끝이 보일 즈음 재복의 두 딸은,
아빠가 농성장으로 돌아가지 않길 바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