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과 지식창조의 경영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이 경영현장의 새로운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영은 한마디로 기업 내부에 비조직인 형태로 산재하는 지식을 공유하여 조직 전체의 문제해결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경영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몇 번을 되풀이 해도 어려운 일이나 작업이 한가지 정도는 있다. 사람에 따라서 기획서를 쓸 때의 사전 준비가 어렵거나 또는 고객으로부터 클레임이 제기된 경우의 대처방식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사람에 따라 그러한 일은 여러 가지이다. 혼자서 아무리 고민을 해도 잘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동료와의 대화 가운데 무심코 큰 힌트를 얻는 경우가 있다.
기업내 구성원 개인들에게는 실로 많은 지식이 축적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공유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다. 더구나 기업도 사무 작업의 순서, 생산공정 연구 같은 비교적 단순한 것 이외에 발상법, 판단기준과 같은 고도의 지식은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그러한 지식을 발굴하여 공유하려는 시도조차 해오지 않았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시대로 돌입하면서, 몇몇 우수한 사원의 능력에만 기대하는 대신에 그들의 지식 및 노하우를 최대한 발굴하여 보편적인 것을 공유함으로써 조직전체의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필요해졌다.
이것을 지식 창조의 경영(Knowledge Management)이라고 부른다.
지식경영의 발전 배경은 소수 엘리트에만 의존하는 경영 방법에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할 때 정보 인프라의 발전으로 지식의 공유가 용이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PC의 보급, 그룹웨어, 전자메일의 발달 등 정보기술 인프라의 발달도 지식의 공유를 촉진한다. 모든 사원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사내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면, 지식의 공유가 그 이전보다 빨리 진행될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정보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이외에도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체계의 설정 및 이러한 체계화 작업의 핵심적 담당 부서 설치 등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증권회사인 A사는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지식 및 노하우를 체계화하여 세일즈맨들이 공유하도록 하는 시도를 한창 진행 중이다. A사는 원래 영업실적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공평한 평가제도와 철저한 논공행상으로 세일즈맨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냈기 때문이다. 그러한 방식은 주식, 투자신탁 등 비교적 단순한 상품의 판매를 최대화하는 영업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거품경제가 붕괴되자 밀어내기식 세일즈 기법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졌으며, 나아가 금융상품의 다양화, 고도화에 따라 보다 세련된 영업 노하우를 확립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영업기획부 내에 전문부서가 설치되고, '상품개발'이 시작되었다.
여기서 상품개발이란 개별 상품을 설계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①고객을 찾아내고 ②고객의 요구를 명확히 파악하며 ③최적의 금융상품을 선택, 경우에 따라서는 조합하여 만들어내서 ④고객에게 제 시'하는 프로세스 전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파악하고, 그 기법을 개발하려고 한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제안을 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상품이며, 이 상품의 질을 높임으로써 비로소 개별 금융상품을 팔 수 있고 그 결과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식의 발상이다.
이러한 '상품개발'을 위해, 영업실적뿐 아니라 체계적인 지식을 갖춘 세일즈맨을 모집하여 새로운 제안 프로세스를 생각해 내도록 했다. 먼저 어떤 특성을 가진 고객을 목표 고객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예비 고객으로 판단해야 될 것인지 등에 관한 노하우가 추출되었다.
그 다음에, 다양한 유형의 고객에 맞춰 다양한 아이템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여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검토되었다. 현재는 채권, 투자신탁 등의 상품도 매우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주식 투자도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기법이 도입되었다. 이 가운데 고객의 니즈에 맞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방법으로 장점을 잘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시켜 나갔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고객과 만나 검증하며 시행착오를 반복하였다. 이러한 '상품개발'은 1995년 9월에 완료되었으며, 현재는 PC 등 정보 도구를 사용하여 성과를 지점으로 확산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식경영은 효과 조직 내에서 동일한 판단의 기본틀을 세울 수 있으며 공유한 지식이 글로벌 경영의 축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지식의 공유는 판매 등 특정 기능에만 적합한 것이 아니다. 경영층이나 간부에게도 상황판단의 기본틀을 공유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네스카페'로 유명한,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네슬레는 세계 각지의 현지법인이 각국의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경영을 하는 '현지화경영'을 중시하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해석·판단의 기본틀을 공유하기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현지화는 필요하지만 사고방식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네슬레는 1년에 한번 경영간부가 계층별로 모여 '시장환경을 어떻게 보는지, 네슬레의 경영과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의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한다.
국경을 초월하여 지혜를 모음으로써,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시대에 맞게 사물을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본틀을 개발하고, 동시에 이것을 글로벌적인 수준에서 공유하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식품의 기호에 관해 과거와 다른 경향이 나타났을 경우, 그것을 주제로 다양한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참석한 간부는 혹시 자기 담당 지역의 마케팅에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은 없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이밖에 경쟁회사의 동향과 인사·조직의 관리에 관한 생각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