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의 모습이 가시화되면서 조치원이 행정도시 배후 주거지로 주목 받고 있다.
행정도시 내에 주거지역을 조성하더라도 수도권 등에서 이쪽으로 이동하는 인구(50만명 이상으로 추산)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조치원의 경우 행정도시에서 가깝고, 교통·교육 환경이 좋아 행정도시 최대 배후 주거지가 될 것으로 이 일대 부동산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행정도시는 내년 중반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2012년부터 정부부처가 이주를 시작한다. 정부의 계획 대로라면 행정도시는 2020년에 인구 30만명, 2030년에 인구 50만명의 자족도시가 된다.
행정도시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조치원은 행정도시가 건설되는 충남 연기·공주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다.
행정도시의 관문역(關門驛)이 될 경부고속철도 오송역(경부·호남선 분기역, 2010년 개통 예정)은 차로 5분 거리다. 조치원은 오송역과 행정도시 중간에 위치해 있어 행정도시에서 오송역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조치원을 지나야 한다.
이 같은 입지 여건 덕으로 조치원 일대의 집값은 2004년 정부가 신행정수도 이전 대상지로 충남 연기·공주를 확정하자 크게 올랐다. 이후 신행정수도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이 일대의 집값은 등락을 거듭했으나,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실제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조치원읍 신흥리 대우푸르지오(802가구) 아파트 분양권에는 웃돈이 많이 붙어 있다. 인근 명지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헌재 결정 이전만 해도 웃돈이 1000만원 내외였으나, 헌재 결정 이후 가파르게 올라 33평형의 경우 현재 3000만~3500만원(기준층)의 웃돈이 붙었다”고 전했다.
조치원읍 서평리 욱일2차 아파트(1999년 입주)도 지난해 말에 비해 1000만~1500만원 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 30평형은 현재 1억3500만~1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미분양 아파트도 헌재 결정 이후 잘 팔리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4월 조치원읍 죽림리에 분양한 죽림푸르지오 아파트(286가구)는 헌재 결정 이전까지만 해도 30여가구가 남아 있었으나 헌재 결정 이후 모두 계약을 마쳤다. 죽림푸르지오 분양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들의 발길이 잦아 한 달 만에 남은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고 밝혔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노후주택의 몸값도 많이 올랐다. 최근 재건축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조치원읍 신흥리 신흥주공연립(224가구) 18평형의 매매가는 1억2000만원선으로 2004년 말보다 5000만원 가량 뛰었다. 신흥리 번암공인 관계자는 “행정수도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도 오름세다. 농지의 경우 평당 15만원까지 뛰었고, 도로변 농지는 30만~40만원까지 간다. 그러나 매매는 없고 호가만 높아지고 있다. 침산리 L공인 관계자는 “헌재 결정 이후 매물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이 일대의 땅값은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각종 개발 사업과 아파트 신축 등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연기군에 따르면 최근 공동주택을 신축·재개발하기 위해 사업승인을 얻었거나 준비 중인 업체는 10여곳으로, 공급물량만 5000여가구에 이른다. 특히 연기군이 민간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조치원읍 신흥·봉산리, 서면 월하리 일대 28만여평 규모의 택지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행정도시건설 등 급속한 여건 변화로 공공주택 신축 등 사업승인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모든 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5만여명의 인구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대 부동산전문가들도 “새 아파트 건립과 재건축 등으로 조치원이 거듭나고 있다”며 “2~3년 뒤 행정도시 배후 주거지로서의 모습이 갖춰지면 조치원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원:중앙일보 200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