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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괜찮아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 딱 한 가지 능력 을 얻을 수 있다면?' 글에는 탐나는 능력이 가득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비가 그치고 하늘 이 개는 능력부터 맛집을 판별하는 능력, 종일 걸어도 컨디션이 유지되는 능력, 세계 각국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까지. 여행을 좋아하 고 즐겨 다니는 사람이라면 뭐 하나 빠짐없이 갖고 싶은 능력들이었다. 그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지도를 딱 한 번 보고 목적지까지 단 번에 도착하는 능력'이었다. 그렇다. 나는 엄청난 길치다. 여행을 자주 떠나고 그에 관한 글도 쓰다 보니 주변에서는 내가 길을 잘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길눈이 어두울 뿐 아니라 놀라울 만치 방향 감각이 없다. 지도를 열심히 들여다본 뒤 확신에 차 길을 걷다 보면 엉뚱한 곳에 닿아 있곤 했다. 그래도 혼자 여행할 때는 길을 잃는 것 역시 여행의 일부라 여겼고, 동행 이 있을 때는 지도를 잘 보는 이와 함께해 어려움이 없었다. 문제는 아들 얼이와 둘이서 여행을 할 때 나타났다. 얼이와 태국 방콕에 갔을 때였다.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방으로 돌아가는데, 정반대 방향으로 힘차게 걸어가는 나를 얼이가 붙들었다. "엄마, 이쪽 아니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버스 정류장과 박물관 입구를 찾느라 횡단보 도를 이리저리 건너고 거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대만 타이베이에서는 여 러 갈래의 교차로에서 방향을 완전히 잃어버려 한참을 헤맸다. 다른 방향으로 걷다가 지도 애플리케이션에 생뚱맞은 위치가 찍혀 있어 되돌아온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러느라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에너 지를 다 써 버리곤 했다. 덩달아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는 얼이에 게 자꾸만 미안해졌다. 여행에서 돌아온 어느 날이었다. 급기야 나는 동네에서 길을 잃었다. 집 근처 지하철역은 교차로에 위치해 출구가 사방으로 나 있는데, 헷갈린 탓 에 전혀 다른 출구로 나온 것이다. 가려던 카페가 길 건너편에 있는 걸 발견하고 당혹스럽기도 하고 스스로 에게 슬며시 화도 나려던 순간, 옆에 있던 얼이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길을 못 찾아? 비법 좀 알려 줘. 너무 재밌어!" 얼이는 그렇게 한참 동안 배를 잡고 웃었다. 세상에, 길을 못 찾는 비법이라니. 그런 비법이 있을 리 없지만, 내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구르며 헤매는 와중에도 이렇게 신나는 일이 다 있나 생각 했을 얼이를 떠올리니 웃음이 났다. 여행에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한 번에 길을 찾는 게 아니라 모든 여 행길을 즐길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때로는 길을 잃고 조금 돌아가도 되 는 게 여행이니까. 그게 인생이니까. 이지나 | 디자이너, 작가 모든 여행의 목적은 과정 그 자체에 있다. 하루하루 쌓여 가는 체험의 순간들에 있다._ 임재영 |
Ladynsax - Ameno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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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길을 잃어도 괜찮아
망실봉님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고운 방문길 흔적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마와 무더위속에
잘 지내시길 소망하며
좋은 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