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남매의 막내로 자랐고 돌아가신 부친께서 어떻게든 대학가는건 보고 죽어야겠다며 억지로(?)학교로 보낸덕에 학번은 87학번입니다 간염이라는 사실을 알게된건 대광고를 다니던 고2때였습니다 85년도 이겠네요 헌혈하고 빵,우유를 먹자는 친구말에 생각없이 따라 나섰다가 간염사실을 알게 되엇습니다 그때는 피가 아니면 옮기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나중에 간염에 걸렸다 나으면 강력한 항체가 생긴다는 헌혈차 간호사의 설명만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활을 하엿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간호사나 저나 거의 무지랭이 였지요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술도 담배도 과하지는 않게 계속 했구요 (술은 1주일에 소주 한병정도, 담배는 일주일에 한갑정도 될듯 합니다) 창업준비를 하다가 경상도지역에는 아직 제 아이템이 없어서 선봉장이 되겠다는 생각에 연고도 없는 대구에 창업을 위해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새마음 새뜻으로 성공하리라 각오를 하며 아내와 종합검진을 받고 산뜻하게 출발하자고 했지요 결과는 "간경화입니다" ....... ㅜㅜㅜ 동산의료원 소화기내과에서 담당의가 들려준 말이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지만 관리를 잘하며 지켜보자는 담당의의 말에 조금은 안심을 했습니다 그때가 2009년 이었습니다 그때까지도 계속 저는 무지랭이였습니다 관리를 잘하면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걸로 알았으니까요 (후에 알았지만 애엄마한테만 따로 나중에 이식할수도 있다는 언질을 주었다네요) 동산의료원의 담당의가 미국연수를 떠나면서 인계한 의사가 마음에 들지도 않고 바라쿠르드를 비급여로 먹는것 외에 아무것도 해주는것이 없어서 저는 동네내과로 전원을 합니다 (그때가 2013년입니다) 1년을 주기로 6개월에 한번씩 CT와 초음파를 번갈아가며 하다가 동네 내과의로부터 제안을 받습니다 특별한 진행이 없고 하니 초음파를 계속 하다가 2년에 한번정도 CT를 촬영하자고 하더군요 CT는 방사선 피폭량도 많다면서... 절 위한 제안으로 생각했습니다(생각해보니 내과에 초음파만 있고 CT는 없어서 그랬나 하는 의심이 ???) 그렇게 초음파만 하다가 2016년10월3일 매형과 골프를 치고 옆구리가 살짝 결려서 병원에 가보려다 원래는 2016년 12월이 CT촬영하는 달인데 이참에 좀 일찍 CT를 촬영해야겠다 싶어서 다음날인10월4일 대구 서주미르영상의학과에서 CT를 촬영합니다 결과는 "암인듯 합니다 큰병원 가세요" 필자 왈 "mri한번 더찍어봅시다" "암인듯 합니다 큰병원 가보세요" 이때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편인데 이때는 다르더군요) 그래도 한5분 띠잉~ 하다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삼성의료원과 아산병원을 선택해서 예약을 합니다 삼성은 10월12일 아산은 10월24일에 예약이 되더군요 삼성은 소화기내과쪽으로 백승운교수가 유명하다길래 그분으로 아산은 외과쪽으로 이승규교수가 유명해서 그분으로 각각 예약하고 초조히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드디어 입원을 하고 며칠씩 검사를 받고 백승운교수께서 간절제로 방향을 잡습니다 ICG검사로 절제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요 (ICG검사는 절제후 남은간으로의 생존가능여부검사입니다) 그러면서 수술날짜를 잡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씀 드렸습니다 아직 결정을 못했고 아산병원 외과쪽 의견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퇴원하고 다시 24일날 아산병원에 입원합니다 삼성의료원 기록은 참조정도로 하며 모두 다시 검사 들어갑니다 하악하악~~~ 저는 대형병원에서 그렇게 차트를 오래 보는 의사를 만난적이 없는데요 이승규교수님은 제 차트와 여러대의 모니터를 10분이상 보시더군요 말씀이 " 간경화 진행이 많이 되어서 ICG검사의 범위안에 들더라도 차후에는 이식을 해야할겁니다 차후에 변수를 고려하면 지금 이식하시는것이 좋을듯 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갑자기 머리가 F1머신처럼 돌아갑니다 제 아이들은 고려도 하지 않았고 우선 중국에 사는 선후배들에게 연락을 해서 알아봐달라고 해야겠다 아니면 동남아는 없을까? 비용은 아파트를 하나 팔아야 하나? 등등 ..... 그러나 아내는 타국사람 장기는 안된다며 아들에게 말한다고 합니다 저는 입도 뻥끗 말라고 싸우고....... 거칠고 힘든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우선 색전술로 암 크기를 줄여놓자는 이교수님 말씀에 동의하고 색전술을 합니다 이놈이 고통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옆에서 밥먹는 가족들이 얼마나 밉던지 ㅜㅜㅜ 입맛없고 토나오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약발이 잘받아서 이러는거 아닐까 위로도 해보고 이 색전술로 암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나님께 빌어도 보고 (참고로 저는 기독교 모태신앙인데 요즘 법륜스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ㅎㅎ) 그사이 아들에게 아내가 말을 하였고 제 자식이 명언을 남깁니다 "대안이 없잖아 엄마~" "자식이 나를 안닮고 말도 없는놈인데 이럴때 멋진한방을 날리네"라고 생각하고 나서부터 눈물이 흐르는데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녀석이 힘들어하는 저를보고 또 명언을 남깁니다 "수술안하고 아빠 먼저 보내면 내가 더힘들어 아빠~" 인간성이 나보다 10배는 좋은놈으로 사료됩니다 ㅋㅋㅋㅋ 그리하여 아들은 공여자 검사 들어갑니다 이 공여자 검사라는것이 정신과도 검사를 하는데 아들이 자발적으로 하는것인지를 심도있게 질문을 합니다 가령 부모님 평상시 사이가 어떠냐? 집안에 불화는 없느냐? 학교에 결석을 많이 했냐?(가정불화의 간접확인?) 수술하면 흉터남는거 아느냐? 혹시라도 후유증이 있을수 있는데 괜찮느냐? 등등 아들이 공여자 검사를 하는 사이에 연락이 옵니다 저는 B형 아들은A형이라 ABO부적합 케이스여서 혈장교환술이라는걸 해야 한답니다 2017년1월1일 새해첫날 입원하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2017년 대망의 한해가 될것 갘습니다 .....쩝 입원해서 이식에 필요한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 합니다 (하도 많아서 기억이 ㅜㅜㅜㅜ) 혈장교환술은 1월14일부터 하고 수치가 적합하게 되면 바로 이식수술 날짜를 잡으려 하는데 아마도 1월17일이 될것 같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드디어 1월14일~~ 혈장교환술을 하는데 투석기와 비슷하더군요 피를빼서 혈장을 분리하고 뭐 이런거니까요 힘들면 중간에 손을 들라고 하는데 중간중간 힘이들어 몇번 손을 들었습니다 느낌이 누군가 큰 무언가가 나를 압박해서 죽을것같은 느낌이 옵니다 그럼 손을들고 편안해질때까지 기계를 멈추었다가 다시 가동합니다 견딜만 합니다 제가 워낙 쫄보여서요 ㅜㅜ 수술전날 수술전에 관장하고 본인이 제모도 해야합니다(1차제모는 본인이 하고 2차제모는 수술방에서 한답니다 ) 잠이 안와 밤을 꼬박 새우며 핸드폰 메모에 아내와 아들 딸에게 유서를 씁니다 머릿속에는 아내와 아들 딸 걱정밖에 없더군요 수술은 이미 내손을 떠난것이니....... 드디어 대망의 17일 수술당일
첫댓글 유서 ! ^-^~ 시간
여유 있는게 좋은건가요 ?
저 처럼 간성혼수로 인지가 급락하여 뭐가 뭔지 바보처럼
예예 대답하며 수술실 들어간 제가 더 낳은건지 ㅠㅜ
여담 입니다요 ~~ㅎ
그러셨군요
정답이 어디 있겠어요
이런일을 당하지 않아야 좋은건데
샘물퐁퐁님이나 저나 이미 지난일이네요
앞으로 남은삶을 아프지않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의 마음으로요 ㅎㅎㅎ
@대구서식중 ㅎㅎㅎ 시익 ㅋ
감사합니다
아프지 말고 건강히 죽==>
이식후기 읽는중 오늘아침부터 눈물바람이~~~
저희신랑은 지금 이식할려고 입원중이고 검사중이예요 ~~아이가 어려서 이식잘안될까봐 걱정되는데 이식후기읽고 나니 맘이 좀 편안해지네요 정말로 고생하셨네요
두분모두 수술 잘될것이니 걱정마세요 ^^
@대구서식중 네 감사해요~~